한국목회임지연구소 대표 박현식 목사
▲한국목회임지연구소 대표 박현식 목사(한국교회목회자 인재풀 및 검증센터 대표)는 18일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서 “목회자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수 있다. 선지자가 끝까지 외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개혁은 해프닝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소장님, 지금 한국교회가 하나같이 집착하고 있는 것은 교인 숫자, 건물 크기, 교회 예산입니다”

어느 날 한 기자가 박현식 목사를 불쑥 찾아와 이 같은 지적을 했다. 손수 여러 교회를 개척한 목회 임지 컨설팅 전문가이자 목회자 검증 전문가인 그에게, 그 기자의 질문은 평소 고민하던 것 그대로였다.

교회 1년 결산이 얼마나 되는지, 출석하는 장년 교인이 숫자가 몇인지, 예배당은 또 얼마나 화려하고 큰지, 얼마나 저명인사들이 많이 출석하고 있는지에 대해 예수님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태복음 16:24)’. 예수님은 단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200개 교회 1만 명 목회자 면담 경험 응축
교회의 적나라한 실상 심도 있게 들여다 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고 힘겨워한다. ‘앞으로 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목회자들은 어떻게 목회해야 하나’ 하는 질문이 쇄도한다. 하지만 박 목사는 “본질에 충실한 교회, 본질을 붙잡는 목회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펴낸 <박현식 목사의 영적내시경>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적나라한 실상을 영적 내시경으로 심도 있게 들여다 보고, 날카로운 매스로 썩은 살을 도려내듯 과감하게 제언하고 있다.

박 목사는 13년간 목회 임지 컨설팅 사역 경험을 통해 1,200교회 이상을 탐방하고 면담했다. 초교파적으로 1만 명 이상의 목회자와 장로 및 교회 중직자를 만나면서 목회 임지 문제를 해결하는 등 한국교회 내면의 모습을 온몸으로 부딪혀 왔다.

믿음만 있고 지혜 없으면 낭패 당해
작은 교회 목사는 게으르다는 편견
‘기여도’ 등에 따른 교회 안 차별도
교인을 종으로 삼는 설교는 가짜 

그는 책에서 평소 목회자들이 쉽게 드러내지 못한 고민들을 과감히 끄집어낸다. “설교에도 가짜 설교와 진짜 설교가 있다”는 그는 “예수님 말씀 중심이 아니라, 자기 말에 순종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친다는 식으로 불안과 공포를 심어주며 교인들을 자기 자신의 종으로 삼는 설교가 있다”고 꼬집는다.

목회자로서의 철저한 영적 자기관리를 지적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데 달인이 되어라’, ‘반드시 시간을 지켜라’, ‘교인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목회자여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위해 교회에 금전적 요구를 하지 말라’고 말한다.

박현식 목사의 영적 내시경
▲박현식 목사의 영적 내시경(출판사 들소리)
‘믿음도 있고 지혜도 있는가’라며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목회 임지 현장에서 ‘믿습니다’를 강조한다. 그러나 목회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지혜다. 믿음만 좋고 지혜가 없으면 목회는 물론 인생 전반이 낭패를 당하게 된다”고 했다.

‘목회하면서 편견을 깨고 있는가’라며 “내가 속한 교단만이 옳고 다른 교단은 틀렸다는 생각. 개척해서 큰 교회를 이룬 검증된(?) 성공자로서 내 생각은 절대 틀릴 수 없다는 아집, 부교역자들은 담임 목사의 말이 잘못되었어도 복종하지 않으면 해고해도 된다는 생각,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게으르고 무능력하다는 생각 등이 한국교회에 굳어져 버린 편견들”이라고 했다.

‘교회 안에서의 차별 그대로 방치해도 되는가’라며 목사와 ‘목사와 특정 교인이 얼마나 가깝냐 하는 거리감에서 생기는 차별성’, ‘교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따라서 차별대우’, ‘교회 행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석하느냐의 차별’ 등을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로 ‘세습’과 ‘기복설교’ 꼽아
한국교회 개혁 해프닝으로 끝나선 안 돼

18일 출판기념 기자회견에서 박 목사는 “한국교회의 제일 큰 문제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부와 권력의 세습’, ‘기복주의(祈福主義) 설교’ 두 가지를 지목했다. 특히 기복주의 설교에 대해 “예수님을 믿으면 복을 받고 성공하며 헌금을 많이 내면 복 받는다는 식의, 성경과 위배되는 설교가 한국교회 영혼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책은 원론적이거나 이론에 머물지 않는다.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않은 행동들, 교회가 교회답지 않은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꼼꼼히 읽어 보면 수십 개의 스토리를 통해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자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수 있다. 선지자가 끝까지 외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개혁은 해프닝으로 끝난다”며 “물 한 방울이 바윗돌을 깨는 것처럼 끝까지 개혁을 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