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2021년 8월 셋째 주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
“그대, 사랑의 증폭자, 화해의 확장자”

저희 교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요, 저의 개척 시절은 정말 처절했습니다. 개척 멤버 한 명 없이 맨손, 맨몸으로, 맨땅에서 시작하여 오직 불타는 소명감 하나로 온 몸을 바쳐 영혼 구원을 위해 뛰었습니다.

가락동 23평 지하상가에서 교회를 시작하여, 교인 한 명 전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제가 교회 전도지를 돌리기 위해 새벽에 신문 배달까지 하며 뛰고 또 뛰었겠습니까? 그야말로 처절한 맨발의 소명자의 절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우리 교회 바로 앞 사거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버스가 와서 성도들을 다 데려가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공허하고 허전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한 명이라도 전도하기 위해 밤낮으로 몸부림치고 있는데, 대형교회 버스가 가락동까지 와서 사람들을 다 데려가 버리니 너무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저는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신학교를 다니던 시절 무등산기도원에서 조용기 목사님을 마음 속 ‘아이돌’로 삼고 기도하던 때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버스를 향하여 축복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꾸었습니다.

또 분당 정자동으로 왔을 때는 교회 바로 앞에 명성교회 버스가 와서 성도들을 가득 채워 데려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단 한 마디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명성교회가 더 부흥하여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해 크게 쓰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조용기 목사님에 대한 부정적 루머와 김삼환 목사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마음에 새겨놓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시는 모습만 보며 저도 귀하게 쓰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어느새 한 시대를 위해 쓰임 받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요즘 ‘인포데믹(infodemic)’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을 조합하여 만든 신조어인데,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정보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나쁜 사람은 거짓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의 잘못된 정보에 전염되어 퍼나르는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이고요. 이 분들은 의식구조가 선택적 지각이나 확증편향에 빠져 자신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합니다.

자기만 교회를 사랑하는 것처럼, 정의를 외치지만 사람들 사이에 미움과 증오, 분노와 파괴를 증폭시킵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사랑과 용서를 증폭시키고 화해와 평화를 확장시키는 종교입니다. 아니, 사랑과 정의가 입맞추게 하는 종교지요.

그런데 왜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달리,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고 분열과 파괴에 앞장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우군끼리도 조소와 비난의 총질을 끊임없이 합니다. 그것이 한국교회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히는 일인데 말입니다.

저도 누구 못지않게 정의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길을 가다가도 싸우는 걸 보면 끝까지 말리고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말했듯이, 몇 계단만 올라가도 온도가 다르고 공기가 다르고 풍경이 다릅니다. 하물며 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면, 바람의 온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사방 전체가 다 보이게 되지요.

예수님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비판을 하면 그 비판으로 다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려고 하지 말고 우리 눈 속에서 있는 들보부터 빼어야 한다”고 하셨지요(마 7:1-5).

예수님께서는 모든 미움과 증오, 파괴를 멈추고 사랑과 용서, 섬김으로 세움의 역사를 일으키신 분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고 진정한 기독교의 정신입니다.

지금 우리는 남을 비판하고 총질하는 ‘냉장고 언어’를 버려야 합니다. 자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남의 가슴도 따뜻하게 하는 ‘화덕 언어’를 취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파괴가 아니라 세움입니다. 교회를 섬기고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는데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방법이 다르다고 서로 증오하고 분노를 부추겨서는 안 됩니다. 파괴에 앞장서서도 안 됩니다.

사랑과 섬김의 자세, 화덕의 언어로 서로가 서로를 세워가야지요. 비록 우리의 삶의 터전이 사막 같을지라도, 우리가 꽃밭여행자만 된다면 사막을 푸른 숲으로,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이런 닉네임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그대는 ‘사랑의 증폭자’, ‘화해의 확장자’라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