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 예배 허용에 고무돼 오 시장에 면담 제안
자료 준비해 일일이 설명… “최종 목표는 완전 해결”
오 시장, 약한 기반과 짧은 임기 등 나름의 고충 많아
교회들이 방역 최선 다해야 제재 풀어 줄 수 있을 것

(왼쪽부터 순서대로) 서울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예배 제재에 대해 항의했다. ⓒ김봉준 목사 제공
▲(왼쪽부터 순서대로) 서울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예배 제재에 대해 항의했다. ⓒ김봉준 목사 제공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담임 김봉준 목사, 은평제일교회 담임 심하보 목사 등 서울 지역 목회자들이 12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당국의 계속되는 예배 제재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본지는 이 면담을 주도한 김봉준 목사를 만나 그 배경과 주요 내용에 대해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13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에 소재한 아홉길사랑교회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

-이번 면담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오세훈 시장이 처음 취임할 때부터 축하 인사를 하려 했는데, 오 시장이 바쁠까봐 미뤄 왔다. 그러다가 최근 부산시가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취하면서도 예배에 대해서는 좌석 수 20%까지 허용하는 것을 보고, 제가 고무돼서 서울시도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오 시장 측에 연락했다. 그리고 방역을 위해 목회자 3명만 참석하게 됐다.”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
▲김봉준 목사는 이번 서울 지역 목회자들과 오 시장의 면담을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송경호 기자
“핵심은 한국교회의 예배를 풀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의 과도한 방역 지침은 교회에 대한 주홍글씨이고, 교회는 코로나의 발원지가 아니라고 했다. 각종 자료를 가지고 가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예배 참석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 워싱턴DC 시장이 예배 자유를 위해 소송한 교회에 배상해 주기로 하고 앞으로 형평성 있는 정책을 약속한 것 등을 다 이야기했다.

그 다음 교회에 대해 형평성을 맞춰 달라고 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걸 보면 종교기관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은 4%밖에 안 된다. 그것도 교회만 따지면 1.8%다. 극히 미약한 것을 가지고 교회에 주홍글씨를 새겼다. 이것은 지금 문재인 정권이 교회를 대하는 태도다.

어제 방역의 최고 전문가인 서울대 오명돈 교수의 인터뷰를 보니, 집단 면역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지금 변이 바이러스는 너무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신을 맞으면 치사율은 확 줄어드는데, 문제는 백신이 없다. 그런데 정권이 그 모든 비난을 교회에 돌리는 것이다. 또 독감 걸려 죽는 사람은 1%인데 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죽는 사람은 0.3%다. 독감보다 약하다. 지금 우리가 독감하고 같이 살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도 영원히 같이 살아야 될 것 아니냐. 그래서 치료제 개발이 급하고, 치료제 개발할 동안은 이미 나와 있는 백신을 빨리 맞는 게 좋다는 것인데, 정부가 국민들을 확진자 수 가지고 겁박한다. 지금 확진자를 밝힐 때가 아니고 사망자를 밝힐 때다. 국민들을 겁박해서 거리 두기 하는 것은 국민들이 감내할 수준만 가지고 해야지, 지금처럼 2년 이어지면 살아남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지금은 이미 교회나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터지기 직전이다. 제가 오 시장에게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의 어머니’라고 했다. 공감하더라. 서울시 교회 교인들은 전부 서울시민이고, 정부가 못하는 시민들의 상담이나 방역 등을 교회가 해줄 수도 있다. 이 정권이 이런 교회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악으로 돌리고 살인자라고 하니, 우리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를 할 때 모든 교회는 오 시장을 지원했다. (현 정권에) 핍박을 많이 당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분위기는 처음과 다르다. 오 시장 퇴진 시위나 소송을 할 수도 있다. 교회에 대한 핍박을 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완전 해결이다. 그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오 시장은 뭐라고 답했나.

“예정된 30분을 훌쩍 지나 55분 정도 대화했는데, 오 시장이 상당히 진지하게 듣더라. 또 그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장으로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민도 있었다. 서울시의 현실은 부산시와는 전혀 다르다. 부산시는 전통적으로 (오 시장이 소속된) 국민의힘이 세지만, 서울 같은 경우는 지금 시의회와 구청장 등을 민주당이 다 잡고 있다. 전임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도 많고. 그래서 오 시장이 불과 1년 정도의 임기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고, 더군다나 내년 6월에 있는 지방선거나 대선이 잘못되면 우리나라가 정말 앞으로는 공산화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고민도 이해가 된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오 시장 때문이라 할 것 아니냐.

그러니까 교회나 기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해 방역하는 것이 오 시장을 도와주는 길이고, 그래야 오 시장도 교회를 믿고 풀어 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어제 확인했다.”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
▲김봉준 목사는 오 시장에게 교회들의 입장을 확실하게 다 전달했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때에 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과격하다거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한다.

“우리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편드는 것이 아니다. 그저 예배만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출애굽기에서도 시골 노인인 모세가 세계 최대 제국의 파라오에게 가서 예배하게 해 달라고 했다. 그게 쉬운 일이었겠는가. 그것을 바로가 거절하니 심판이 임했다. 오 시장에게 그것을 유념해 달라고 했다. 굉장히 센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듣더라.”

-오 시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나.

“우리가 할 말은 확실히 다 전달했고, 이제 공이 저쪽으로 넘어갔으니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서울의 교회들이 살아 있음을 보여 줬다. 대형교회들이 잠잠하다고 모든 교회들이 잠잠한 것은 아니다. 활화산처럼 끓는 게 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와 226개 시·군·구 교회연합회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그 조직을 더 일으키려 한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뭔가 하는 건 아니지만, 더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교회에 대해 왜곡된 내용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부산에서 어떤 목사님이 신부님과 스님을 만났는데, 개신교 덕분에 20%라도 종교집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잘못할 때 종교계가 힘을 합쳐 대응하자고 했다더라.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가 큰 일을 했다.

법조인들 말을 들어 보니 (예배 제재에 대해) 위헌소송을 하면 (원래는) 100% 이길 텐데, 현 정권에선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더라. 정치편향적 사람들이 들어 있으니…….”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한말씀 하신다면.

“우선 성도 여러분과 교회에서는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 주시길 바란다. 우리 교회 같은 경우는 가림막을 작년 2월부터 했는데, 정부와 청와대는 8월경부터 그것을 했다. 오 시장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놀라더라. 그 정도로 우리가 방역을 철저히 했다. 식사 중에 전파된다 하니 교회에서의 식사도 줄였고, 조금이라도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나오지 말라고 했다. 정부 지침은 지켜야 할 말이 있다. 아무쪼록 대형교회든 중소형교회든 주눅 들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 이번 기회에 하나님 앞에 다시 바로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