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라 그의 왕 그의 백성
그의 나라, 그의 왕, 그의 백성

이수환 | 세움북스 | 332쪽 | 21,000원

하나님 말씀은 육화되어야 한다. 육화되지 않은 말씀은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전해지지도 않는다. 문제는 육화를 통해 왜곡과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전하기 위하여 허물투성인 사람을 사용하신다.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은 엄밀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도들을 통해 예수님을 만났고, 선지자들을 통해 구약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하나님은 불완전한 인간을 사용하셔서, 오류 없는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신다. 이처럼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 또 있을까? 설교자는 이러한 전제 속에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저자는 한 교회 목사로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 2020년을 보냈다.

책을 읽고 서평을 하기 위해 저자의 설교 동영상을 몇 번을 들었다. 날 것의 설교였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집요하고, 때로는 완고하고, 때로는 풍성했다.

설교는 시간적 제약과 공간적 한계를 갖는다. 아무리 길어도 40분 이상 설교하지 못한다. 요즘에도 설교 시간만 한 시간을 넘기는 목사들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제한된 공간 속에서 규격에 맞게 행해져야 하므로,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많은 제약이 따름에도 하나님은 기꺼이 설교자를 통해 이 시대 속에서 말씀하신다.

이수환 목사는 2020년에 행한 설교 중 사무엘상 본문으로 31편의 설교를 한 권에 담았다. 첫 설교는 창세기 1장 1-5절을 본문으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설교한다.

하나님에 의해 시작된 창조는 인류의 타락과 더불어 구속의 역사가 시작된다. 저자는 ‘하나님의 개입’을 통해 우리의 인생은 혼돈이 질서가 되고, 무의미한 삶이 의미를 찾고, 공허한 심령이 성령으로 충만하게 된다.

사무엘상은 혼돈과 공허의 사사 시대 속에서 시작된다. 한나의 외침은 죽음과 무의미에 빠진 이스라엘의 역사를 ‘하나님을 개입’ 시킴으로 생명과 소망으로 변화시킨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현실 가운데 들어오시기를, 그리고 하나님께서 소망 없는 자신의 삶, 자신의 가정,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과 현실과 세상 가운데 개입하여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하나님께서 혼돈을 질서로, 공허를 충만으로, 흑암을 빛으로 바꾸어 주시기를 갈망합니다(28쪽).”

한복협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 13
▲저자 강변교회 이수환 목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크투 DB
저자는 자신의 설교를 강해보다는 주제 설교에 가깝다고 했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집요한 강해자이다.

강해 설교는 본문을 불필요하게 붙들고 넘어지는 것이 아니다. 본문의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고, 이 시대의 언어로 이 시대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다.

저자는 본문을 분석하는 예리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한나가 일어나니’에서는 한나를 ‘평범에도 미치지 못하는 슬픔과 고통을 겪는 사람(37쪽)’으로 평가한다.

그가 누구인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신앙은 고통과 아픔을 초월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과 고통을 하나님께 가져가는 것(40쪽)’이다.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이를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라고 말한다. ‘수많은 사건 속에서도 또다시 선명하게 드러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12쪽)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성경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사무엘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설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 말씀 안에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그 생명의 교제를’(61쪽) 누리게 된다고 말한다.

구약을 해석하고 설교할 때, 설교자는 항상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는 그 아들을 통하여 말씀하시기 때문이다(히 1:2).

읽어가다 보면 두 가지 측면이 도드라진다. 하나는 본문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저자의 열망이 얼마나 치열한지 느껴진다. 하지만 본문에 함몰되지 않고, 곧장 삶의 현장으로 나아간다. 우리의 이야기를 나눈다.

두 번째는 성도에 대한 사랑이다. 말씀으로 성도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열정이 모든 설교에 스며들어 있다. 두 가지는 진솔한 설교자의 덕목이자 전제이다.

참 좋은 설교집이다. 전하는 자나 듣는 자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진리의 말씀이다. 말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정현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서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