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달러 규모 긴급구호 필요 추산, 지원 턱없이 부족
월드비전, 집∙학교 수리 및 아동 등 심리·사회적 지원

월드비전 시리아 레바논
▲레바논 아이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월드비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은 베이루트 폭발사고 1년이 지난 현재, 심각한 경제난으로 레바논 아동들이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4일 우려했다.

지난해 8월 4일, 레바논 베이루트시에서 발생한 폭발로 207명이 사망하고, 3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이에 월드비전은 지역사회와 협력해 600여 채의 집과 10개의 학교를 수리, 4,700명의 아동과 보호자에게 심리사회적 지원을 펼친 바 있다.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현재 레바논은 통제 한계를 벗어난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가계 부채 증가, 식량∙연료∙의료 시스템 및 전력 부족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현재 레바논 전체 인구 680만 명 중 절반은 빈곤 상태에 놓여있으며, 그 중 100만 명은 아동이다. 유엔은 약 150만 명의 레바논인과 40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약 3억 달러(한화 약 3천 6백억 원) 규모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으나, 레바논을 향한 국제사회의 긴급구호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레바논의 경제와 금융위기는 복합적 요인들에 의해 야기되었으나, 지난해 폭발로 수도 주요 시설이 파괴되면서 위기가 더욱 가속화됐다. 레바논은 현재 정치 불안정, 대규모 시위 확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레바논 월드비전 한스 베더스키 회장은 “레바논이 직면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극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정치적 위기는 아동과 가족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은 바로 아동들”이라며 “코로나로 학교도 봉쇄돼 교육조차 받을 수 없어 미래의 희망마저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월드비전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 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레바논에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꼭 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은 이와 함께 1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과 27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도 수용하고 있다. 국민 1인당 난민 수용 수 기준 세계 최대 난민 수용국으로 꼽힌다.

월드비전은 소득증대 사업을 중심으로 레바논에서 장기 지역개발사업을 펼쳐왔다. 현재까지 49만 명의 아동을 포함한 89만 명의 레바논 국민과 레바논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이 월드비전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월드비전은 지난 1년간 베이루트 폭발로 삶을 잃어버린 이들을 도와왔다”며 “베이루트 폭발은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미래마저 빼앗아버렸다. 앞으로도 분쟁과 폭발 이전 아름다웠던 레바논의 모습을 복구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