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자기 멋대로 행정명령 남발
미자립교회 형편이나 상황 안중에 없어
백신 보릿고개와 정치방역 누구 책임?

예자연 김영길 사무총장이 보도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해당 시골 교회들의 소송을 돕고 있는 예자연 김영길 사무총장. ⓒ크투 DB
최근 충북 제천시(시장 이상천)가 시골 교회에서 8인이 예배드렸다는 이유로 벌금을 청구하고 법원에서 이를 확정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한 교회에서는 목사를 포함해 성도 5인이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예배 도중 평소 출석을 잘 하지 않던 3인이 더 참석했다고 한다.

이 교회 담임목사는 눈이 오는 추운 날씨와 예배 중임을 감안해 고령의 참석자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그대로 예배를 드렸으나, 공무원들이 이를 시청에 보고한 뒤 시장 이름으로 고발했다는 것.

다른 교회에서도 고령의 성도 15명 중 8명이 예배드리다 공무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두 교회는 모두 미자립교회이다.

고발 사실을 알게 된 제천시 측에서 중간에 고발을 취하했지만, 검찰은 기소를 유지하고 약식기소했다. 결국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지난 4월 감염병예방법 위반을 적용해 1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당시 제천시는 방역당국 지침과 다르게 지역 180여 교회 전체의 예배 참석을 전면 금지하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비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상태로, 좌석 수 20%까지 대면 예배가 가능했다. 이에 제천시기독교연합회에서 항의하자, 5명까지만 예배 참석이 가능하다며 제한한 상태였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는 이에 대해 “지자체장이 별난 규정으로 교회에 벌금을 물리겠다는 발상은 교회를 우습게 본 것이고, 이를 진행한 검찰이나 판결을 내린 법원 또한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는 권력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국가가 국민에게 피해 보상을 청구하나? 정부 실정에 대한 구상권은 어디에 하나?’라는 제목의 3일 논평에서 이들은 “지자체장은 조자룡 헌칼 쓰듯 자기 멋대로 행정명령을 남발하면서, 미자립교회의 형편이나 상황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실 제천시장이 내린 행정명령도 매우 부당하고, 고령자들이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날씨에 ‘긴급피난’과 같은 상황이었고, 예배 후 이 분들을 모셔다 드리지 않으면 그 분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에도 위협을 받는다는 것을 왜 고려하지 못할까”라고 개탄했다.

교회언론회는 “아무리 코로나로 비정상 상황이고, 정부를 따라 ‘정치방역’에 충실한다지만, 법이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 국민이 법의 노예가 될 수는 없다”며 “만약 제천시장이나 검사나 판사가 지독한 안티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주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하여 본안 소송이 남아 있는데, 법원은 법에 국민의 기본권을 핍박하는 무기를 장착하지 말고, 법이 국민을 위하며 보호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됨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오늘날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백신 보릿고개’를 맞고, 때 아닌 ‘정치방역’에 시달리는 것은 누구의 설계이며 책임인가”라며 “국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국가와 이 정권에 구상권(求償權)을 청구한다면, 그것은 천문학적 금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정치방역’은 사라져야 한다. 국민들을 우습게 여기고 얕보는 위압적인 지자체의 태도도 멈춰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피해를 청구하기 전에, 자신들은 구상권의 책임이 없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