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백성훈 목사가 지난 7월 교회 QT학교에서 강의하는 장면.
시편 83편

우리는 세상에 하나님의 이름을 새겨야 합니다

애굽, 앗수르, 바벨론은 모두 구약 시대의 강대국이었습니다. 전쟁에 승리한 나라는 그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이처럼 전쟁은 승리자의 이름을 남기고 패배자의 이름을 지웁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승리했음을 각인시키기 위해, 그 나라의 이름이나 국가 원수의 이름을 계속 외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히틀러는 ‘하이 히틀러’라는 구호를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외치게 했습니다. 군인들은 그 이름을 외치며 이 전쟁의 주인이 누구인지 되새겼고, 이미 승리한 전쟁임을 각인했시켰던 것입니다.

반면 유대인을 경멸하여 학살했습니다. 인류 역사에 유대인의 이름을 완전히 지우고자 했던 것입니다. 현재 이스라엘의 ‘야드 바셈(Yad Vashem)’ 박물관에는 당시의 희생자 320만명의 사진과 이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히틀러가 지우고자 했던 이름을 다시 기억하고자 전시한 것입니다. 그만큼 이름은 인류의 역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적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새겨진 사단의 이름을 지우고, 하나님의 이름을 새기려 합니다. 반면 사단은 하나님의 이름을 지우고 자신의 이름을 새기려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늘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고 예배드립니다. 심지어 세상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알립니다.

기도할 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짖고 외칩니다. 찬양 가사에 그 이름을 넣어 노래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그 이름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향한 모든 갈망을 담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마음에 큰 감동이 몰려오고 눈물이 나며 은혜가 솟아납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이름은 우리에게 능력이요 힘이요 소망입니다.

사단은 하나님의 이름을 지우기 위해, 날마다 우리를 공격합니다

사단은 우리와 반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지우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을 우리 기억에서 지워지게 하기 위하여, 수많은 다른 이름들로 유혹합니다. 돈과 술과 음란함, 그리고 스포츠와 여행과 건강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합니다.

지금은 SNS와 같은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또 따른 가상 이미지를 만들어 심취하게 만들고, 로봇과 같은 인공지능을 통해 편안함을 추구하게 만듭니다.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것들은 우리 일상에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필요를 넘어 중독되어 하나님의 이름을 망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시편 83편은 비록 구약 시대 수많은 열방들의 위협을 받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지만, 4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면에는 하나님의 이름과 우상의 이름을 새기기 위한 영적 전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하기를 가서 그들을 멸하여 다시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여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 하나이다(4절)”.

시인은 이스라엘 주변의 나라들이 연합하여 침략하고자 한다고 고발합니다. 그러면서 연합한 나라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약 시대에 본문에 나온 나라들이 한꺼번에 연합하여 침략한 적은 없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전쟁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 그런 일들이 많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장면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4절에서 거론된 ‘이스라엘의 이름’은 그 모든 전쟁의 공통적인 전쟁 구호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방 나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는 그들이 이스라엘의 여호와를 이겼다고 외쳤습니다. 이는 시편 13편에서도 언급됩니다. “두렵건대 나의 원수가 이르기를 내가 그를 이겼다 할까 하오며(4절)”.

본문의 시인은 이 점을 알고 전쟁의 승리와 여호와의 이름의 승리를 동일한 가치로 말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 전쟁의 끝에는 이스라엘 이름이 아닌 여호와의 이름이 알려지기를 간구한 것입니다.

“여호와라 이름하신 주만 온 세계의 지존자로 알게 하소서(18절)”.

코로나 팬데믹, 하나님의 이름을 새기는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함께 모일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아마 상상하지 못했던 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칫 영적인 날을 새우지 못하고 방심한다면, 돈과 술과 음란함, 그리고 스포츠와 여행과 건강, SNS 등에 중독되어 하나님의 이름을 망각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와 반대로 예배와 말씀 가운데 나아가서, 평소보다 더 집중해야 합니다. 이럴 때 개인이 골방을 만들어 기도하며,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외칩니다. 그래서 지금의 어려운 현실 속에도 희망을 갖자고 외칩니다.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외쳐야 할까요? 하나님의 이름을 외쳐야 합니다. 그 이름을 더욱 찬양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의지할 대상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음을 외쳐야 합니다. 교회에서 자주 모이지 못하고 집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 계속 외쳐야 합니다.

지금 시편의 기자가 시를 쓰며 여호와의 이름이 열방에 지존자로 알려질 것을 소망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방법으로 이 소망을 외쳐야 합니다.

2002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영표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매일 새벽 줄넘기를 천개씩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노력한 끝에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었고, 선발된 후에는 왼쪽 풀백 자리를 늘 든든히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매일 하나님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나님 생각을 일천 번 하면 어떨까요? 예배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이 어떤 것에 중독이 될 때는 그 과정에서 수많이 반복되는 생각이 마음에 정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도 그만큼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생각하고, 기도하며 생각해야 합니다. 힘든 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지났을 때 하나님 이름이 우리의 삶에 새겨져 있기를 소망합니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팀사역의 원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