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감상, 작품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변화 읽는 것
서양 미술사, 상당 부분 기독교 작품들 차지하고 있어
카타콤부터 동서 교회 분열 등 교회사 주요 사건들도

연표로 보는 서양 미술사
연표로 보는 서양 미술사

김영숙 | 현암사 | 280쪽 | 19,500원

“미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환경에 대한, 그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과 같다. 그 그림과 조각을 예민한 미술가들로 하여금 만들게 한 시대적 배경, 그 작품을 외면하게 만든 당대인들의 한계, 그들을 찬양하게 만든 그 사회 특유의 취향을 읽는다는 뜻이다.”

복잡한 미술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김영숙 작가의 <연표로 보는 서양 미술사>가 발간됐다.

책 왼쪽 면에는 작품을 큼직하게 배치해 감상 가능하게 했고, 오른쪽 면에서 이를 설명하고 있다. 중간 중간 동서 교회 분열, 흑사병 창궐 등 그 시대 중요 사건들을 연표와 주요 작품들로 보충해 배경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선한 목자 카타콤 벽화
▲3세기 중반 로마 성 칼리스토 카타콤에서 그려진 ‘선한 목자’. 초기 기독교 미술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서양 미술사는 상당 부분 ‘기독교 미술’이 차지하고 있기에, 거장들이 남긴 성화(聖畵)를 시대 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

기독교 미술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3세기 중반. 로마 성 칼리스토 카타콤 속 ‘선한 목자’ 그림을 보여주면서, “기독교인들이 카타콤에서 예배를 드린 것은 로마인들이 죽은 자의 영역만큼은 함부로 무기를 들고 들어오지 않는, 예를 갖추어야 하는 공간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준다.

이런 목동의 모습은 ‘선한 목자’상이라 부르는데, 죽음 뒤 천국으로 인도해주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인지 카타콤 미술에서 자주 발견된다고 한다.

성모와 아기 예수를 그린 ‘산타 트리니타의 마에스타(1280-1290년경)’를 소개하면서는 “천사들의 호위를 받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전체적으로 천사들에 비해 더 크게 그려져 있다. 중요도에 따라 그 크기를 정한 탓이다. 신성을 가진 존재인 예수가 비록 아기라 하여도, 어른의 얼굴로 그려진 것 역시 당시에는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산타 트리니타 마에스타
▲조반니 치마부에의 ‘산타 트리니타 마에스타’. 중세 화가들은 사실성을 포기하는 대신, 화려한 색감으로 분위기를 값지게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조각상 ‘피에타’와 유명한 ‘아담의 창조’가 그려져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 카라바조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장-프랑수아 밀레의 ‘만종’ 등도 만날 수 있다.

<연표로 보는 서양 미술사>는 출판사의 ‘연표 시리즈’ 첫 책이다. 현암사는 이후 과학과 철학, 문학과 음악 등 각 분야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 알기 쉽게 보여줄 계획이다.

저자 김영숙 작가는 고려대학교 서반아어문학과를 졸업한 후 주한 칠레 대사관과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취미로 좋아한 그림에 대한 관심이 점점 깊어져, 늦깎이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미술사를 공부했고, 활발한 강연과 함께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미술책』,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 『미술관에서 읽는 세계사』, 『미술관에서 읽는 서양 미술사』, 『피렌체 예술 산책』, 『그림 수다』, 『빈센트 반 고흐』(전2권), 『클로드 모네』 등 미술과 여행 관련, 다수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