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들에 실체 알리고 절박함 표현 위해 삭발
다양한 가족은 핑계, 동성결혼 합법화 위한 출발점
원성웅 목사 “인권 포장해, 하나님 말씀 정면 무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길원평
▲삭발 후 참석자들이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이대웅 기자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길원평 교수가 또 다시 ‘삭발’로 맞섰다.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과 건강가정기본법개정안반대전국단체네트워크(건반넷) 주최로 21일 오전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린 ‘건강가정기본법(이하 건가법) 개정안 반대 긴급 기자회견’에서다. 특히 이날 동반연 운영위원장인 길원평 교수가 삭발식을 가졌다.

자연대 교수(부산대 물리학과) 출신인 길원평 교수(동반연 운영위원장)는 15년 가까이 친동성애 법률 통과 저지에 앞장서 왔다. 그는 지난 2020년 12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와 낙태법 개정을 위한 1인시위 첫 주자로 나선 바 있다.

앞선 지난 2019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성애 반대와 관련해 한동대와 숭실대에 권고 결정을 하자 제양규 교수(한동대)와 함께 삭발했고, 2018년 7월 법무부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에 반대해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과 삭발하고 4주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텐트 농성을 벌였다.

삭발 후 길원평 교수는 “모든 국민들에게 건가법의 실체를 알리고, 절박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삭발을 감행했다”며 “사실 동성애 합법화를 대다수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히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길 교수는 “전국에서 여론을 일으켜 주시면 좋겠다. 정치인들은 여론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말하지 않는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 부족하지만 계기를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했다. 건전한 윤리를 품은 전국 많은 분들이 함께해 달라”고 전했다.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원성웅 목사(진평연 상임대표)는 레위기 18장 22절을 낭독하면서 “모세오경은 기독교뿐 아니라 유대교와 이슬람교도 공유하는 보편적 율법”이라며 “일부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전체적 맥락을 보면 남색하는 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원 목사는 “동성애를 가증하다고 하셨다. 미워한다는 것보다 강한 표현이다. 혐오표현을 쓰지 말라는데, 가증한 행위는 가증하다고 해야 한다”며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하나님 말씀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위이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잣대를 무슨 권위로 뒤집는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길원평
▲길원평 교수가 삭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길원평 교수는 앞서 취지에 대해 “지난 6월 건가법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져 거의 통과될 뻔했다”며 “8월 중순 국회에서 다시 상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대로 가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수많은 언론들이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개정안 통과를 주장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길 교수는 “개정안 내용을 정확히 알면 찬성할 사람이 있겠는가. 개정안이 겉으로는 다양한 가족 등을 핑계로 대지만, 실상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출발점”이라며 “가족의 정의를 없애고, 이성뿐 아니라 동성 간 비혼동거도 허용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남자 며느리와 여자 사위를 얻는 걸 좋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건가법 개정안이 그런 법인 줄 모르고 있기에, 법안의 심각성과 긴박성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도 만들고, 길에서 전단지도 나눠고, 현수막도 게시하는 등 적극적이고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용감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조우경 대표(다음세대를위한학부모연합)는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 구성 요소가 가정이고, 가정은 서로를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남성과 여성의 아름다운 연합이 결혼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 국가가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어디까지 관여할 것인지 명확한 한계도 없이, 가족이라는 기본적 개념부터 깨뜨리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려니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동성간 성행위가 주요 감염 경로로 알려진 HIV 감염과 AIDS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지 않고 있는 교육 현장의 현실은 무책임하게도 우리 자녀 세대들을 더욱 동성애와 동성혼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거와 동성혼까지 허용할 수 있는 법을 만든다는 것은 다음 세대 청소년들의 생명권에 대한 책임과 의무마저 저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건강한 가정을 무너뜨리고 OECD 국가들 중 출산율 최하위와 낙태율 1위인 대한민국의 존폐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수진 대표(전국학부모단체연합)는 “길 교수님과 건가법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해, 잘려진 머리카락을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겠다”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