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 표지.
▲‘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 표지.
대규모 이슬람 이민이 바꿔 놓은 유럽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 책 ‘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유해석 저, 실레북스)이 나왔다.

그동안 유럽은 고급스럽고 자유로우며 역사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선진국의 이미지를 자랑해 왔다. 이뿐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먼저 겪고 있던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해 내는 듯이, 다문화주의 또한 꽃을 피우는 듯이 보였다.

그런 만큼 해외여행 후보지라면 단연 순위권에 들곤 했다. 그러나 문제가 없어 보이지는 않았다. 런던 한복판에서 의문의 테러가 발생해 56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으며, 늘 평화롭기만 할 것 같은 노르웨이에서 자국민에 의해 테러가 발생해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거나 아예 정착한 유럽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토로하는 자국의 문제점은 치안이었다. 그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절도와 소매치기가 빈번하며, 밤에는 너무 위험해서 아예 밖에 나갈 수 없는 처참함에 대해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독일, 프랑스 총리들이 이구동성으로 다문화주의의 실패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슬람법에 의한 ‘유럽인 출입금지’ 존재

바로 옆 나라의 사정도 신경써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내막을 알 수 없는데 하물며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들이 왜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우리는 그저 극소수의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라 추측했다. 이 책은 유럽의 무슬림에 대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측면이 아니라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유럽의 현실을 직접적이면서도 심각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30년 후 자국의 백인이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고 대신 무슬림이 다수 민족일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이유는 출산율에 있다. 한 때 우리나라 몇몇 언론들이 정부의 출산율 대책을 비판하며 예로 들었던 유럽의 성공 사례는, 사실 유럽 본토인들의 낮은 출산율과 이민 온 무슬림들의 높은 출산율이 만들어 낸 통계적 허상이었다. 무슬림들은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꾸란은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이민이 시작된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노동력 부족 때문이었다. 전쟁 후 재건을 위해 유럽은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는데 이 문제를 무슬림들의 대규모 이민으로 해결한 것이다. 당시 유럽인들은 무슬림들이 단기간 노동 계약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그들은 오히려 고국에 있던 부인 및 자식들을 불러들였다. 게다가 무슬림들이 주로 맡았던 단순하고 힘든 일자리는 아시아 등으로 산업이 이전하면서 없어졌고, 그들의 50% 내외는 실업자가 되었다. 이들을 먹여 살린 건 유럽의 수준 높은 사회보장제도였기에 그들은 더욱 유럽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의 밑바닥 계층을 이루었기에 이들은 자신들만이 살 수 있는 값싼 지역으로 몰려들었고, 이후 이 지역은 유럽인들이 통제할 수도 출입할 수도 없는 ‘유럽인 출입 금지 구역’이 되고 말았다. 이 지역에는 경찰을 비롯해 소방관, 심지어 응급 의료인들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치안이 열악했다. 그런데 더욱더 어이없는 사실은 이렇게 형성된 지역은 유럽의 법이 이슬람법인 ‘샤리아 법’에 의해 사실상 다스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지역에서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거나 밤에 돌아다니면 이슬람 자경단에 의해 협박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일이 폭발적으로 발생했다.

엄격한 이민 정책, 대규모 불법체류 양산
다문화주의 포용 정책으로 상황 더 악화

그렇다면 유럽 정치인들은 이런 사태를 왜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것일까? 물론 그들도 여러가지 정책을 펴긴 했었다. 무슬림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을 펴기도 했으며, 이민을 엄격히 통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난한 본국으로 돌아간 무슬림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으며, 엄격한 이민 제도는 불법 체류자를 대규모로 양산했다. 게다가 유럽은 치명적인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세계 2차 대전 등 유럽에서의 숱한 전쟁이 주로 민족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되었다는 자기 비판에 따라 어떤 범죄가 발생해도 범좌자의 국적이라든지 출신지 때문에 발생했다는 분석은 아주 위험하고 사회적 지탄을 받는 행위가 돼 있었던 것이다. 마치 벙어리 냉가슴 앓듯 유럽은 테러, 성범죄, 절도, 명예 살인, 근친결혼, 낙태가 버젓이 자국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 원인에 대해 사실대로 진실을 밝히길 꺼려했다.

어떻게든 무슬림들을 유럽사회에 포용하기 위해 다문화주의라는 기치를 내세웠으나 최초 이민 러시 이후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유럽과 무슬림은 물과 기름처럼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으며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상의 일들이 이를 테면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등에서 아주 비슷한 양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이 책은 매우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유럽 여행이 두려워지기도 하며, 유럽 사람들의 탈유럽 바람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동시에 얼마 전 제주도에서 발생한 예멘 난민 사태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가 진입, 전환, 정착이라는 3단계 중 2단계인 전환 단계에 와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을 반면교사 삼은 대책으로 몇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유럽이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누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또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고민 또한 동시에 시작될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의 현명한 대처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이슬람과 유럽 문명의 종말’은 △유럽의 이슬람 인구 성장 배경 △유럽 이슬람의 성장 원인 △서유럽과 북유럽의 이슬람 △유럽의 다문화주의 실패 선언의 배경 △유럽 이슬람 인구 증가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 △다문화 사회에서 이슬람에 대한 정부의 역할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작가 유해석 박사는 총신대 종교교육과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영국 웨일즈대학교 신학·이슬람 학부에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공부했다. 또 칼빈대학원에서 이슬람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OM/GMS 소속으로 이집트에서 사역을 시작하며 아랍어와 꾸란을 공부했으며, 1997년부터 영국 FIM 국제 대표로 사역했다. 현재는 총신대학교 교양교직과 전임으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해석 박사의 이슬람 칼럼’ , ‘이슬람이 오고 있다’, ‘토마스 목사전’, ‘높여주심’, ‘만화 이슬람’,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