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에 먹으로 '여룹바알'이라는 비문이 쓰여졌다.
▲도자기에 먹으로 ‘여룹바알’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Dafna Gazit/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사사기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희귀한 비문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발견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약 3100 년 된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의 비문이 발견됐는데, 이는 미디안을 상대로 승리했던 사사 기드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수석 고고학자인 요세프 가핑켈 교수와 자르 가노르 교수는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은 사사 기드온의 별명으로 성경에 기록돼 있다”며 “기드온은 바알의 제단을 헐고 아세라 목상을 베어 우상숭배에 맞서 싸운 자로 언급된다. 성경 전통에서 그는 농작물을 약탈하기 위해 요단을 건넜던 미디안 족속을 이기고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경에 따르면, 기드온은 300명의 작은 군대를 조직해 밤에 하롯샘 근처에서 미디안을 공격했다. 쉐펠라와 이스르엘 계곡 사이의 거리를 고려할 때, 이 비문은 성경 전통의 기드온이 아니라 또 다른 여룹바알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성경의 기드온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여쨌든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은 성경의 사사시대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문은 항아리에 잉크로 기록돼 있었으며, 고고학자들은 여룹바알이라는 인물이 이 물건을 개인적으로 소유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한편 고고학적 맥락에서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이 사사기 시대인 기원전 1100년경에 지층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의 기대가 크다고 CT는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사기 시대의 비문 이스라엘 고고학에서 극히 드물고 거의 유례가 없다. 과거에는 소수만이 발견되었으며, 관련 없는 여러 글자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알다시피 성경 전통이 현실을 반영하는지, 사사 시대와 다윗 시대의 역사적 기억에 충실한 것인지 상당한 논란이 있다”며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은 사사시대에만 성경에 나오지만, 지금은 고고학적 맥락에서 이 시대의 지층에서도 발견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