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종교시설에 방역 관련 자율성 부여
종교시설, 철저하게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마스크 벗지 않는 교회 예배, 제2그룹 돼야

김회재
▲김회재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원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여수을)이 “대면 예배 전면금지는 종교 자유의 본질을 침해한다”며 합리적 방역지침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했다.

기자회견문에서 김회재 의원은 “과학과 형평성에 기반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은 최선의 방역”이라며 “종교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국민이 공감하도록,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방역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코로나로 인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혼돈의 시간을 겪고 있다. 각국은 코로나가 재확산될 때마다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우며 대응해 왔고, 백신의 빠른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정부의 발빠른 대처와 국민들의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 의료진의 피나는 노력으로 K-방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의 등장과 4차 대유행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맞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형평성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책으로 마련해,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그리하여 현재 코로나 장기화와 다른 유행병과 같은 재난이 닥치더라도, 국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만이 최선의 방역”이라고 밝혔다.

김회재 의원은 “하지만 교회, 성당, 사찰 등의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2,118만 명의 국민들에게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대면예배를 전면 금지하는 정부 지침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종교 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현재 시행되는 방역당국의 다중이용시설 방역지침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군은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유흥주점이 포함된 제1그룹, 식당·카페·목욕탕·노래연습장 등이 포함된 제2그룹, 영화관·공연장·학원·결혼식장·마트 등이 포함된 제3그룹”이라며 “종교시설의 경우 별도의 지침을 마련하곤 있지만, 거리두기 4단계에서 모든 예배를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상황은 유흥주점 및 콜라텍이 포함된 1그룹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제2그룹의 식당, 카페 등은 음식물 섭취를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들이지만, 종교시설은 예배 참석자 모두 정면을 향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감염 위험이 현저히 낮다”며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예배 중 확진자는 거의 없었으며, 대면 예배 자체가 감염위험도가 높은 행위는 아니다’라고 브리핑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신천지를 포함한 종교시설의 집단 감염률을 근거로 교회 위험도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해 2그룹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코로나 초기 대유행은 신천지로 인해 촉발됐다. 사교 집단이고 대법원에서 반사회적 집단으로 판결한 신천지를 교회와 함께 종교시설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신천지를 포함한 종교시설 집단 감염률은 전체 집단감염인 3만 3,947명의 34%인 1만 1,005명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를 제외하면 5,791명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회재 의원은 “정부는 종교시설을 감염 위험도가 가장 낮고 예배 현장 상황과 비슷한 영화관 및 공연장과 같은 제3그룹에 편입시키거나, 그에 준하는 별도의 지침을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며 “현재 방침대로라면, 한 번에 1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도 20명 안팎 인원만 예배할 수 있는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대면 예배는 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최근 스페인에서 예배와 비슷한 환경인 대규모 콘서트장에서 5천 명 참여자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외부에서 감염된 케이스를 제외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결국, 예배 시설에서 마스크를 잘 쓰고 환기만 잘하면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이 과학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독일의 경우 1.5m 거리만 유지하면 예배가 가능하도록 하여, 합리적 판단 하에 종교의 자유를 강력히 보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연방대법원이 국가의 실내 예배 금지 조치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이 침해되지 않도록 정부는 방역의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 국민들이 대면 예배를 포함한 최소한의 종교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역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종교시설에 방역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종교시설은 그에 따른 철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율성에 대한 책임으로 방역지침을 위반할 시 자체 시설 폐쇄를 실시하거나, 대면 예배 인원에 한해 마스크를 2개 착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더욱 철저히 방역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2,000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역지침 마련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를 코로나와 같은 미래 위기에 대한 준비”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