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중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런던 주재 북한공사 출신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불을 지핀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태영호 의원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자면 통일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호응했다.

태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요새 통일부 존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러한 논란이 일어난 것은 통일부의 역할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우리 헌법적 요구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통일부에는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필요 공정인 북한 정권과의 대화와 협력, 교류를 추진해야 하는 부서와 북한 정권이 제일 싫어하는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어 나가는 부서가 비합리적으로 병존해 있다”며 “구체적으로 통일부 인도협력국 내에 북한인권과가 속해 있다. 인도협력국내에 북한 인권과를 두고 있는 것은 정부 그 어느 부서도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는 가해자인 북한 김정은 정권과 피해자인 북한 주민들 사이의 문제이며 이것은 정치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인도주의와 개발 협력 문제는 그 속성상 비정치적인 문제로 간주된다”며 “북한 정권과 경제협력과 교류 등 개발 문제,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주의적 문제를 협상하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실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경우 통일부의 상대는 북한 당 통일전선부인데 통일전선부에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부서 자체가 없다. 북한에서 외부세계와 인권 문제를 다루는 부서는 오직 외무성에만 있다”며 “북한은 남북 대화에서는 인권 문제 논의를 완강히 거부하면서도 유엔인권이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국가별정례인권검토제도(UPR) 등 인권대화에 참가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제기하는 인권 우려 사항들을 선택적으로 수용 혹은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유엔인권이사회 틀 내에서 북한의 UPR 심의에 참가하며, 북한도 우리 인권을 심의하는 UPR에 참가하고 있다. 이렇게 남과 북이 유일하게 상대방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장소가 바로 유엔이며 우리의 경우 외교부가 주관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 정부 구조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다자적 공간에서 북한과의 인권 문제 논의가 가능한 외교부, 북한인권 유린 상황들을 조사하고 기록으로 남김 수 있는 법무부가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에서 입도 뻥긋 못하는 통일부가 북한인권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통일부에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좀 터보라고 독촉하는데 통일부가 어떻게 북한인권 문제를 꺼내겠는가”라며 “따라서 통일부 업무 중 북한인권 업무를 포함하여 통일부의 성격과 맞지 않는 업무는 과감히 다른 부처에 이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차기 정부는 북한 당국과 평화유지를 위한 대화와 협력, 교류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외적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정부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며 “그것이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을 위해, 통일과정을 앞당기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