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가지 각 장면에 흥미로운 이미지 곁들여
뉴스처럼 구성, 2천 년 기독교 역사 이야기
역사 제대로 알면, 걸어온 길·걸어갈 길 보여

교회사를 관통한 결정적 장면

교회사를 관통한 결정적 장면

김재욱 | 하온 | 184쪽 | 13,000원

도서출판 하온의 신간 《교회사를 관통한 결정적 장면》은 신약 시대 교회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건을 74개로 선별하고, 각 사건을 마치 하나의 뉴스처럼 간단하게 볼 수 있도록 한 컷의 이미지 자료와 짧은 글, 댓글로 구성한 책이다. 인문학부터 음악·미술까지, 요즘 출판계에서 유행하는 ‘1일 1페이지’ 교양서를 보는 듯 하다.

로마의 기독교 탄압, 콘스탄티누스의 종교통합, 교회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면벌부, 루터와 칼빈 등 천재적 종교개혁가들의 삶과 신학, 이스라엘의 고대와 근현대 역사 등 교회사에서 포인트가 될 만한 내용을 담았다. 고대 교회사(1-590년), 중세 교회사(590-1517년), 종교개혁사(1517-1648년), 근현대와 이스라엘 역사(1648-현재) 등 4장으로 이루어졌다.

책을 펼쳤을 때 글과 그림이 하나로 묶여 있어 볼거리를 더하며, 양면 두 페이지에 한 사건씩 편집돼 차례대로 읽으면 예수님 승천 이후부터 시작되는 교회사의 큰 흐름이 잡힌다.

기존 교회사 서적들이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져 성도들과 학생, 아이들에게 교회사를 설명하기 애매했던 교회학교 교사나 교육부 리더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다음은 이 책을 집필한 김재욱 작가와의 일문일답.

-이제까지 집필한 기독교 저서가 40권이 넘는데, 교회사 책을 집필한 계기와 과정은.

“많은 책을 쓰다 보니 그 속에 교회사에 관련한 지식들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고, 운영하던 블로그에도 교회 역사 관련 내용들이 있었다. 그 내용들을 뽑아 시대별로 뼈대처럼 세운 다음, 살을 채우듯이 자료조사를 통해 사건들을 나열했다.

교회사는 너무 방대해서 세세하게 다루면 굉장히 많은 사건들이 있는데, 그 중 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최대한 소개했다. 74개 주제를 다뤘지만 그 안에 무수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맨 뒤 부록에는 그간 자료 조사 중 수집한 교회사 인물들의 위트 넘치는 에피소드 몇 편과 색인도 수록했다. 이미지들은 오래된 명화들이나 사진, 삽화 등을 사용했다.”

-책이 뉴스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독자들이 신문을 들춰 보는 것처럼 편안하게 접하도록 하고 싶었다. 나는 작가이지만, 신문사에서 기사 삽화를 그리는 삽화가이기도 하다. 매일 접하는 기사와 삽화처럼 2천 년 동안의 역사를 나열하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제목도 어느 정도 보도문 제목처럼 되어 있고, 본문도 보도 느낌으로 썼다. 자투리 소식이나 사건에 대한 감상을 마치 독자가 뉴스 사이트에 쓴 것처럼 댓글로 구성해 흥미를 더했다.

출판사 측에서 구성 의도를 잘 표현해 주어, 책이 완성도 있게 잘 나온 것 같다.”

김재욱 사랑은 다큐다
▲김재욱 작가. ⓒ박민호

-내용 면에서 다른 교회사 책들에 비해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출판사 서평에서 보듯 이 책은 편집되지 않은 역사를 다루고 있고, 특정 신학이나 어느 교단의 사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애썼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콘스탄티누스의 밀라노 칙령이 기독교에 부정적인 변곡점을 가져온 것이나 가톨릭의 비성경적 교리와 이교적 풍습들을 다뤘다. 이것이 어떤 세력에도 굴하지 않고 성경과 순수성을 사수해 온 초기 교회 성도들의 신약교회 사관이다.

종교개혁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다뤘으며, 교회사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사건보다 기독교에 영향을 준 이슬람 교리나 진화론의 등장, 공산주의와 나치즘도 짚었고, 이단의 태동, 이스라엘의 독립과 역사도 언급했다.

세계사를 다 다룰 순 없지만 좀 더 넓은 시각에서 기독교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제목 그대로 ‘교회사를 관통한 결정적 장면’들이다.”

-역사란, 교회사란 무엇이며, 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용비어천가>처럼 이긴 자가 스스로를 미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듣기 좋은 이야기보다는 객관적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야 과거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정확한 역사만이 밝은 미래를 여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역사 속 모든 문제는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주인공이 될 때 그 길에서 틀어지며, 한 번 잘못 나간 일은 바로잡기가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신실한 사람들을 매 순간 사용하셔서 역사를 이어 가시고,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보여주시며 절망한 인류에게 살길을 친히 열어오셨다.

역사를 제대로 알면 성도들과 교회가 걸어온 길이 보이고, 걸어갈 길이 보인다. 마지막 때의 역사도 바로 성경이 말씀한 대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재림도 이제 역사의 한 대목이 될 테니까.

머리말에 쓴 것처럼 이 책을 통해 모든 역사(歷史)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역사(役事)가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교회사를 관통한 결정적 장면
▲책 속 한 장면. 양면에 한쪽은 이미지, 한쪽은 간략한 소개를 하고 있다.

책은 저자마다 다른 인생관과 세계관, 역사관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역사 지식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교단이나 기존 지식에 따라 약간의 이견이 존재하는 것이 교회사인데, 이 책은 기존 교회사에서 다루는 것들과 의외의 사실들을 함께 다룸으로써, 기독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독서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다. 기독교의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은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는 책이면서도 깨알 같은 정보들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다.

코로나 집콕 시대, 그리고 휴가철에 남녀노소 크리스천 누구라도 일독하면 좋을 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