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관계-경시형 아이들이 있다.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아동이다. 아동의 관계-경시는 스스로의 성격적인 문제일 수 있고, 주변의 환경적인 측면도 있다.

관계-경시형의 아동은 어떤 원인이나 조건을 따지기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적응의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할 이유이다.

관계-경시형 아동은 관계를 무시하는 아동, 관계의 폭이 좁은 아동, 폐쇄적인 성격의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관계-경시형의 아동은 다음 심리적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자존감이 낮은 상태

관계-경시형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은 상태로 보아야 한다. 자존감이 낮으면 친구와 접촉하기를 꺼려 하고 함께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들의 자존감 약화를 생각해야 한다. 자존감 약화는 양육의 방법론에서 드러나는 차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를 양육할 때 능동적으로 양육하는가 하면, 수동적으로 양육하기 때문이다. 능동적으로 양육하는 부모의 아동은 스스로 하려는 자립성이 강화된다. 그렇지만 수동적으로 양육하는 경우에는 부모에게 의존도가 발달하므로 자존감이 약화된다.

물론 이런 수동적인 아이의 경우를 두고 부모는 걱정을 끼치지 않는 ‘말 잘 듣는 아이’로 생각될 수 있다. 이는 자존감 약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아이의 능동성을 살리는 일에 신경을 기울어야 한다.

그런 부모들은 대개 일방적이거나 주입식으로 양육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부모의 성화로 이것도 가르치고 저것도 외우게 하는 등 열을 올려, 일방적으로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어린이끼리 놀고 접촉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경험과 실제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해야 어린이들 스스로 친구들의 사회로 들어갈 수 있도록 훈련하는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2. 의사소통 문제

관계-경시형 아이들은 의사소통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의사소통이 원만하면 아무하고도 쉽게 말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사람들의 대인관계 형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다. 아동은 하루에 90% 이상을 말하고, 듣고, 쓰고 등의 의사소통을 하며 생활한다.

의사소통은 ‘자극에 대한 차별적인 반응’, ‘상징을 통한 정보, 아이디어, 정서 등을 전송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처신할 방향을 잡고 변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여러 가지 사건들을 조직화하고 변별하는 창의적 활동’ 등으로 정의된다.

의사소통 능력을 보그너와 켈리(M. Bochner & J. Kelly)는 ‘목표를 형성하고 달성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협동할 수 있는 능력, 상황과 환경적 변화에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 했다.

로빈(D. Rubin)은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포함하는 일단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의 참여가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의사소통에 대해 관계-경시형의 아동은 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사소통 능력이란 ‘행동적이며 장기적 성향인 대인관계 능력이고, 이 의사소통 능력이 개인의 성격에 따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점에서다.

3. 부정적인 관계의 결과

관계-경시형의 아이들은 부정적인 관계 경험을 겪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정적 친구관계의 경험 때문이다. 부정적 친구관계 경험이란 대개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계되는 것으로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친구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으로는 가족 관계에서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부모관계를 들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 과정에서 부모나 타인과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면, 고립된 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 부모에 매달리고 의존하려는 아이의 행동은 부모로부터 거부당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은 좌절 경험이 많으면 아동은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철수된다. 그것은 훗날 친구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을 경험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하여 이런 아동은 혼자만의 세계 속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이 훗날 관계-경시형 아동으로 발전하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경시형의 아동은 불행한 친구관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아동은 생활하면서 많은 친구를 대하게 된다. 어린 시절 만나는 유치원생, 동네아이, 이웃집의 친구,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 등 다양하다.

그런 가운데 불행한 관계-경험을 한 것이다. 물건이나 돈을 뺏긴 경험이다. 발달 시기에서 불행한 친구관계의 경험을 가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친구 관계에 대해서는 역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관계-경험을 확대하면, 부모나 가족의 불행한 관계를 목격했을 경우도 해당된다. 과거 굳게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심한 배신감을 경험한 경우 등이다.

그렇게 되면 아동은 인간 자체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하게 된다. 그리하여 훗날 친구관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친구관계를 경시하거나 단절하는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

4. 정리

관계-경시형의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