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마을
앞의 글에 이어 요네자와 번의 우에스기 요잔의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18세 나이에 피폐하여진 요네자와 번에 번주로 부임케 된 요잔은 가마를 타고 부임하는 중에 가마 안의 자기 앞자리에 놓인 화로를 보았습니다.

불은 꺼지고 재만 남은 화로를 보면서, 자신의 처지와 불 꺼진 화로의 신세가 같구나 하는 비감에 젖어들었습니다.

그때 부젓가락으로 재를 뒤집다가, 화로 밑바닥에 살아 있는 불씨 하나를 보고는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희생하고 앞장서서 낙심하였는 백성들 사이에서 희망의 불꽃을 피워내는 불씨가 되자’는 영감입니다.

마침 화로 곁에 숯이 놓여 있었습니다. 숯을 불씨 위에 얹고는 후후 하고 바람을 일으키니 불씨가 살아나 숯에 번지게 되고 활활 타오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가마를 메고 가던 신하들이 가마 안에서 젊은 번주가 후후 하는 소리를 내자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번주님 무얼 하십니까? 왜 후후 하는 소리가 납니까?” 하고 물은즉 우에스기 요잔이 밖을 향하여 “가마를 세우라” 하였습니다.

가마가 서고 땅바닥에 앉히니 번주가 숯불이 피어오르는 화로를 들고 나왔습니다.

번주는 주위 신하들이 모이게 한 후에 말하였습니다. “내가 낙심된 마음으로 가마 안에서 가다가 내 앞에 놓인 불 꺼진 화로를 보았다. 화로의 식은 재를 뒤지다 불씨를 찾았다. 불씨를 본 순간 내 마음에 떠오르기를 내가 이 번에서 하나의 불씨가 되어 낙심한 번민들에게 희망의 불을 일으켜 나가는 불씨가 되겠노라 결심케 되었다.

자네들, 내가 앞장서서 희생하고 헌신하고 땀 흘려 일할 테니 여러분들도 나와 뜻을 같이 하여 허물어져 가는 번을 일으키세.”

이 말을 들은 신하들에게 깊은 감동이 임하고 희망이 솟아오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