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펜 남자 잉크 종이 연필 손 손가락 블루 셔츠 책상 쓰다 사업 사무실 writing write 글 김도인
신학은 구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신학교 다니면서 설교 구성에 대한 말을 들은 적 없다. 오로지 성경 해석만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구성은 신학교 졸업 후 유진 L. 로우리(Eugene L. Lowry)의 『이야기식 설교 구성』을 통해 처음 알게 되고 그런가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구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게 된 것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인문학책을 읽는 과정에서 구성이 중요성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어느 날, 마치 하늘이 처음 열리는 날처럼 구성의 가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 뒤 설교에서 구성에 신경을 썼다. 당시 책을 통해 배운 것은 설교를 잘하는 설교자들은 이미 설교를 구성에 근거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설교, 구성으로 맛을 내라

설교는 신학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만나야 한다. 인문학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글의 구성, 즉 설교의 구성이 어느 정도 중요한지 인지한다. 그 이유는 설교는 문학 작품과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설교에서도 구성은 신학 영역이 아니라 인문학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신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성경 해석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교인들은 성경 해석에 못지않게 설교 구성을 중요시한다. 그 이유는 구성이 좋은 설교가 잘 들리기 때문이다.

성경 해석에 신경 쓰는 설교자는 설교가 설명 중심이다. 하지만 구성에 신경 쓰는 설교자는 설교가 논증 중심이다. 이는 구성에 어느 정도 다른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구성으로 라이크(Like)를 명중시켜라

구성은 마법과 같다. 어떤 구성이냐에 따라 설교를 듣고 싶어하거나, 설교를 듣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교인이 좋아하도록 설교를 구성해야 한다.

영화 예고편은 누구나 보고자 한다. 한 편의 영화를 집약해서 구성해주기 때문이다. 영화의 재미와 스릴, 그리고 그 다음이 너무 궁금해서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해주는 것이 예고편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화를 관람하느냐의 여부가 영화의 예고편을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은 『에디톨로지』에서 이런 말을 한다. “창조는 편집이다.”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창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능, 드라마, 영화 등은 제작한 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편집이다. 그 이유는 편집 구성에 따라 재미, 감동, 시청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설교도 설교를 만들 때, 설교 구성에 진력해야 한다. 구성이 어떤 설교냐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구성에 따라 듣고 싶은 설교가 되기도 하고, 들어도 그만 듣지 않아도 그만인 설교가 된다.

설교를 구성할 때, 두 가지의 ‘원함’을 담아야 한다. ‘하나님의 원함’, ‘교인들의 원함’이 그것이다. 설교자는 이 두 원함이 설교 안에 담기게끔 구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의 원함은 바른 해석에 있다

바른 해석은 교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도록 도와준다. 교인들의 원함은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 영적 만족을 얻는데 있다. 교인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것, 그들이 마음과 영혼이 마음에 들기를 원한다.

하나님의 원함과 교인의 원함을 만족시켜 주려는 신경 쓸 곳이 설교 구성이다.

이화여대 교수인 최재천 등이 쓴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인 김경일은 코로나19 이후에 고객은 원트(Want)가 아니라 라이크(Like)로 행복의 척도가 바뀐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라이크’가 만족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교인들은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마음이 만족하길 원한다. 따라서 설교자는 교인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교의 구성을 통해 ‘라이크’로 느끼도록 해야 한다.

교인은 마음에 들고 만족할 때, 자신이 하나님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설교자는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

설교에서 사용되는 구성요소는?

설교에는 많은 구성요소가 사용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많은 요소를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구성요소가 많으면 낯설게 설교하는 데에는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설교자가 설교에 사용할 수 있는 구성요소는 아래와 같다.

·도입하기(가능하면 낯설게 도입하기)
·본문의 역사적 배경 설명하기
·Why로 질문하기
·What으로 질문하기
·How로 질문하기
·개념 활용하기
개념 활용에는 두 가지가 있다. 유사한 개념과 반대 개념이다.
·본문과 연결하기
·하나님의 나타난 사랑 발견하기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것을 발견하기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하기
·제목 잡게 된 동기(이유) 쓰기
·현실과 연결하기
·예수의 비유법 중 한 단어 사용하기
·예수의 비유법 중 두 단어 사용하기
·영적 연결
·자기와의 연결
·전문가 견해(인용)
·명문장 사용
·책 인용
·단어 혹은 구절 설명과 주석
·적용
·등장인물 마음을 연결하기
·제목을 마음으로 읽어내기
·하나님의 마음과 의도 찾아내기
·결론(마무리)

설교자들은 위의 구성요소를 설교에서 슬기롭게 사용해야 한다.

이 구성을 설교에 잘 녹아들게 하려면, 구성 사용에 대한 많은 연습이 필수적이다. 또한, 연습을 통해 점점 그 역량을 넓혀서 많은 구성요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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