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 고대 로마 제국 핍박 초대교회
▲바울이 로마에 쉽게 입성했더라면, 로마서는 쓰여질 수 있었을까? ⓒunsplash.com
세상에 맥도날드의 로고인 M자의 색깔이 뭔지 모르는 이가 존재할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중에서 맥도날드의 상징인 노란색 로고 대신, 파란색 로고가 걸린 유일한 매장이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 래드바이블에 따르면 해당 매장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세도나 타운에 위치해 있다. 이 맥도날드 지점은 황금색 M자 대신 청록색 M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해당 매장이 있는 세도나 타운(Sedona Town)은 레드 록 마운틴(Red Rock Mountains) 등 마을을 둘러싼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풍경을 매우 중시하는 세도나 타운에는 ‘건축물이 주변 자연 경관을 지나치게 침해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존재한다.

1993년, 맥도날드가 해당 위치에 지점을 열기로 계획한다. 그런데 그 지점 개장은 당시 세도나 마을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마을 관계자들이 맥도날드의 황금색 로고가 주변의 ‘붉은 사암’ 지형과 충돌하는 색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회사 역시 처음엔 마을 의회의 제의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맥도날드 로고인 M자는 전 세계 예외 없이 황금색이 아니던가! 그걸 단 한 곳만 청록색으로 바꾸라니, 있을 수 없는 제의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마을 의회와 협의 끝에 M 로고의 색을 자연과 더 잘 어울리는 청록색으로 결정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맥도날드 매장이 튀거나 돋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은 오히려 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특이한 색의 맥도날드 로고를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해당 매장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여행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 “맛은 일반 맥도날드와 같지만 그래도 색달랐다”, “로고가 파란색이어도 걱정하지 마라, 음식은 파란색이 아니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실제로 이 맥도날드의 모든 메뉴는 일반 맥도날드 매장과 동일하다. 그러나 청록색 로고와 함께 음료 컵의 프린팅 색과 빅맥 메뉴의 버거 상자 프린팅 색 또한 청록색인 것이 특징이다.

만일 맥도날드가 자사 고유의 특징인 황금색의 M자만을 고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세도나 마을 의회와 마찰을 빚어 결국은 그곳에 지점을 내는데 실패하고 말았을 것이고, 세계 유일의 청록색 로고를 보려고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짭짤한 수입 또한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도 바울
▲사도 바울 동상.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국경에 맞물려 위치해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역시 세계적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 중 한 곳으로 유명하다.

나이아가라 폭포하면 높이 176피트(53.6m)에서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의 모습과 함께 우렁찬 물소리가 그 특징이다.

지금까지 나는 가족과 함께 그곳을 10번 정도 방문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폭포가 보여주는 거대한 물줄기는 볼 때마다 장관 그 자체였다.

유학 시절 내가 사역하던 시카고 헤브론 교회의 친한 장로님으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어느 해 겨울, 한국에서 방문한 지인으로부터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요청받아, 10시간 이상 걸려서 차를 타고 도착했다 한다.

주차를 해놓고 폭포엘 도착했는데, 기대했던 폭포가 사라지고 없는 나이아가라가 눈앞에 펼쳐져,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 채 그 먼 길을 다시 돌아왔다 한다. 그때 모시고 간 지인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죄스러웠는지 모른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가 한 마디 했다. “장로님, 남들은 평생 한 번도 보지 못할 나이아가라를 보셨는데, 사진도 한 장 안 찍고 오셨단 말씀인지요?” 그랬더니 그분이 고개를 갸우뚱 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폭포가 얼어붙어서 물줄기가 내려오지 않는 폭포를 언제 다시 경험할 수 있겠어요? 물이 안 내려오고 꽁꽁 얼어붙어 버려서 실망하고 화가 나서 곧바로 돌아온 게 한스럽네요.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어요.”

로마서는 성경 66권 가운데서 가장 사랑받는 책 중 하나다. 이 로마서가 어떻게 기록됐는지 아는가? 로마서 1장 13절에 보면,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받은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로마에 가길 여러 번 시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번번이 길이 막혔다고 한다. 그때 바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하나님이 왜 이러실까?’라는 낙심과 실망감이 찾아들지 않았을까?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나? 위대한 작품 로마서가 탄생된 것이다. 만일 하나님이 바울이 원하는 바를 들어 주셔서 처음부터 수월하게 로마를 방문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모든 이들이 주목하고 사랑하는 불후의 명작 로마서는 기록되질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세상 만사가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살다 보면 내 뜻과 소신과 고집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행동해야 할까?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화를 내거나 포기해 버린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생각의 유연성을 가지고 융통성을 발휘하면, 의외로 예상치 못한 선한 결과를 경험하는 수가 생긴다.

신앙의 본질적인 사안에 관해서는 안 되겠지만, 비본질적인 사안들에 관해선 손해 보거나 양보하기를 주저하지 말라. 하나님께서 상상 못할 복으로 갚아 주실 줄을 믿으면서 말이다.

신성욱
▲신성욱 교수.
신성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고문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