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드러내려 하지 않고는 숨긴 것이 없고 나타내려 하지 않고는 감추인 것이 없느니라 예수께서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마가복음 4:22, 38-39)”.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인 것도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메시아의 비밀 사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상에 등불이신 예수님은 당분간 자신이 ‘메시아’임을 감추셨지만, 결국 언젠가는 다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자신이 메시아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십자가와 부활, 또한 복음 전도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질 것임도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실 때, 제자들은 거친 풍랑으로 두려움에서 떨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무시는 스승을 깨웁니다. 그리고 원망을 합니다. 자신들이 지금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신에 찬 목소리로,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웁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신과 원망으로 다가오는 제자들을 향해 꾸짖으십니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인데, 왜 너희는 나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원망하느냐?” 예수님께서는 분명 하나님의 아들로서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 모든 피조물을 지배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심을 나타내시며, 제자들에게는 예수님 자신이 확실한 ‘메시아’임을 믿게 하는 귀중한 사건입니다.

바람과 거센 풍랑으로 제자들은 험한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제자들은 “선생님 저희가 다 죽게 되었는데 저희에게는 관심이 없습니까?”라고 불평했습니다. 거센 돌풍을 만나 물이 배에 거의 차올라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의 모습은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순조롭고 편안함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과 실패, 좌절과 시련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만나던 중,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겁에 잔뜩 질려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며, 주님께서는 걱정도 안 되시느냐고 불만에 찬 목소리로 원망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깨어 일어나셔서 바람을 향해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잠잠하라 고요하라” 명령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향해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라고 나무라시며 “어찌하여 믿음이 없느냐”라고 호통을 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분명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케 하시는 능력을 가지신 분입니다.

거친 풍랑 속에 제자들은 거친 돌풍과 물이 배 안에 가득찰 것이 두렵고 떨렸습니다. 그래서 배 안에서 주무시던 예수님을 그만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흉흉한 바다와 풍랑, 거친 바람에만 몰두하다, 자신들을 구원해 주실 그리스도를 마지막에서야 부르며 찾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곧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고 하셨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겪게 되는 인생의 위기, 온갖 위험과 좌절, 고통과 시련 중에도 주님께서는 늘 함께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시는 예수님은 바로 우리 곁에 항상 계심에도 불구하고, 지금 눈앞에서 전개되는 상황만 바라보며 두려워하는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의 삶이 두려움과 혼돈 속에 고통당하는 주 원인은 불신과 근심 걱정 때문입니다. 내 안에 예수님이 계시고 그 분의 능력을 믿고 신뢰하는 믿음이 있어야 하지만, 내 삶의 주인이심을 믿지 못하는 의심 때문에 걱정과 근심이 늘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음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어리석음보다,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우리 모든 시련과 근심 걱정을 물리칠 수 있는 분이 오직 예수님 한 분뿐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는 것만이 처음 믿었던 사랑의 마음이 아닐까요?

그리고 믿는 신앙인들은 두려움 없이 용기로 나아가며,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는 신실한 믿음과 풍성한 사랑과 은혜로 가득 부어주시는 분이심을 굳게 믿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풍랑을 만난 제자들처럼, 교회 안에서도 많은 고통과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주님이 계시지 않는 교회는 늘 거친 바람과 풍랑이 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함께하는 교회는 거친 풍랑과 바람을 잠재워 주실 분이 늘 계심을 온전히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교회입니다.

주님이 계시지 않는 교회는 어려움이 닥칠 때 주님께 기도하며 찬송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찾아다니거나 인맥을 통해 해결해 보려는 얄팍한 술수를 사용하곤 합니다. 교회로서의 사명을 망각하고,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모임으로 전락해 주님께서 당부하신 복음 전파의 걸림돌이 되어, 교회 내 화목을 깰 뿐입니다.

주님께서 타신 배 안에는 노약자와 고아와 과부, 그리고 가난하고 고통 받고, 억눌린 자들과 병석에서 신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앙인들이라면 그 분들을 포용하고 사랑으로 품어야 합니다. 특히 배 안에서는 공명정대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곳을 향해, 선장이신 주님의 뜻대로 항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옷자락만 만져도 내 병이 나을 것을 굳게 믿은 혈루증 여인처럼, 우리 신앙인들은 확신에 찬 믿음과 용기로 배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가득 부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배 안에서 고통 속에서 땀 흘리고 수고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은혜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그들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바다가 잠잠해지고 풍랑이 사라지는 기적을 체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근심과 걱정, 불만을 감춘다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걱정과 근심 그리고 불만들을 주님께 토해내야 합니다. 그것들은 아무 쓸모 없는 찌꺼기일 뿐입니다. 감춘다 해서 감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비밀 없이 다 드러난다는 사실을 제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황들을 속일 수는 있지만, 다가오는 심판대 앞에서는 머리털 하나까지 다 드러난다고 하신 주님 말씀과, 난 너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는 그 말씀이 나오기 전에, 주님께 다 토해내는 귀한 기회의 시간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