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자기방어가 심한 아이들이 있다. 타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거부 행동을 하는 아동이다. 어린 시기에는 타인의 의견에 따르는 편이다. 그렇지만 내면에서 반발심이 일어나는 것은 자기방어가 강함을 의미한다.

자기방어 상태를 방치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 행동을 보이기에,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자기방어가 심한 아동은 예민한 반응의 아동, 불만이 많은 아동, 분노를 표출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자기방어가 심한 아동은 다음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내면이 허약한 결과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 것 같아도, 내면에서는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의심하는 태도가 이미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의심의 태도는 아동에게 정신적으로 자주성과 독립성에 문제를 노출하는 것이다.

아동의 독립성 약화는 의뢰심의 강화를 의미한다. 혼자 독립하는 자세나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태도가 아니라, 내적으로 강하지 못하여 의뢰심을 보이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먼저 어느 정도를 의심이라 할 수 있는지, 이른바 의심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품만 해도 150여 종류 이상인데, 몇 종류의 음식을 못 먹는다 해서 의심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의심으로 문제가 되는 상태는 아동이 성장하는데 식품의 편재로 몸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이다.

반면 부모들 중에는 의심의 정도가 아닌데도 자신의 기준에 의해 지나치게 아동을 억지로 섭취하도록 함으로써, 아동을 귀찮게 하여 오히려 식욕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음식 섭취 형태를 넘어, 심리적 측면을 고려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의심은 심리학적으로 아동의 응석, 그리고 부모의 응석받이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싫다고 하면 얼마든지 다른 것을 주고, 좋아하는 간식을 듬뿍 주는 등, 도무지 식생활에 절제를 보이지 않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은 먹으려야 먹을 수 없는 전쟁 때나, 시설 기관 같은 곳에서 성장하는 아동에게는 거의 의심이 없다는 점과 매우 비교되는 측면이다.

2. 불안정한 정서 상태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은 불안정한 정서를 갖고 있다. 이들의 의심은 불안정한 정서를 드러내는 행동이다.

의심은 아동의 병리적 증상에서 이해된다.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은 정서발달에 문제를 보이는 것이다. 정서가 원만하게 발달하면 반항심이 해소되는 과정을 거친다.

반항심(反抗-心)이란 다른 사람이나 기존의 권위 따위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려는 마음이다. 이 반항심은 자신의 의견이나 심리에 충돌하거나 저항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기준에 부합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못마땅해 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서 발달 미숙은 정신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를 상정한다.

이런 상태에서 아동은 자신의 주장을 더 내세우는 태도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동이 자신이 바라는 것을 부모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여 다르게 반응하는 경우이다.

이런 아동의 경우 대개 아직 나이에 따른 적절한 발달을 이루지 못해 애기의 티를 벗지 못했기 때문에, 생활의 질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일단 충족돼야 하고, 부모의 의견에 따르는 일을 자신이 거부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덜 성숙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이렇다 할 반항의 의지는 없는 채, 말만 듣지 않는 편이다. 발달의 미숙성은 대개 열등감이 뿌리에 자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피해의식이 많은 상태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은 피해의식이 많은 상태로 보아야 한다. 피해의식은 매우 주관성이 높은 경향에서 이해된다.

자신의 기준에서 보면,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부모가 하라는 대로 따라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정신분석에서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는 개념이다. 이 피해자의 개념에 대해 프로이트의 슈레버에 대한 사례와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다.

슈레버가 경험한 굴욕적인 신체 경험은 박해받음과 연관되고 있다. 물론 그의 신체적 모욕은 신(神)에 의해 경험한 굴욕인지 혹은 아버지의 엄격하고 냉혹한 훈련으로 인해 경험한 굴욕인지를 말하고 있지 않다.

다만 슈레버의 사고 체계에서 아버지가 미친 듯이 행하는 잔인하고 가학적인 하나의 육체적 고통은 자녀들을 훈련하기 위해 계획됐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이것은 슈레버가 자신을 스스로를 박해를 받고 있는 피해자로 자처하는 모습이다. 다시 말하면 주변의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자신을 스스로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원리에서 부모는 자신을 박해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볼 때, 자기방어가 강한 아동은 어떠한 형태로든 그들의 자존감이나 자율성이 항상 공격을 받고 있으며, 스스로 여지없이 피해자로서 위협을 받는다는 생각이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아동과 부모 관계라면 부모는 박해자로, 아동은 박해받는 대상이라는 도식이 나온다. 물론 여기에는 힘의 우월에 따라 약자와 강자로 보일 수 있는 조건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산출한다. 다시 말해 강자는 박해자로, 약자는 박해받는 자로 여겨진다.

김충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4. 정리

자기방어가 심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