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S교회
▲제보자가 오히려 죄책감을 고백하는 방송 장면. ⓒSBS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1266회에서 19일 밤 S교회에서 탈출한 이들의 제보를 토대로, 최 목사의 실체를 폭로했다. 반지하에서 출발한 S교회는 현재 공주와 제주 등 전국 5곳에 소재하고 있다고 한다.

S교회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교회에 들어가 10-20년 간 지옥 같은 삶을 살다 가까스로 탈출한 이들의 제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교회’라고 소개됐지만, 제보에 의한 방송 내용에 따르면 보통의 교회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집단이었다.

제작진을 대신해 MC 김상중 배우는 “한 달 전 제보를 받고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며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교회에서 태어났다는 일의 수위가 끔찍하고 비상식적”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 목사를 만나기 위해 공주와 제주의 처소를 찾아갔지만, 신도들의 제지로 들어갈 수 없었다. 신도들은 “교회는 굉장히 자율적이고, 강제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S교회
▲방송 장면. ⓒSBS
제보에 따르면 S교회는 10세도 안 된 아이들에게 강제로 노동을 시켰다. 아이들은 당시 삶을 돌아보면서 “너무 힘들고 죽고싶을 만큼 끔찍했다”며 “탈출하고 싶었고, 누군가 나와 고생하는 친구들을 구출해 줬으면 하고 많이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보한 피해자들은 총 7명으로, 과거 자신들의 피해사실 외에 아직 그곳에 아이들이 있고 그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한 제보자는 “7살 때 여름 제주도 금능에서 집회가 참석한 부모님이 집회 참여 후 집을 정리하고 회사도 그만두고 차에 짐을 싣고 (교회로) 들어갔다”며 “부흥회 인도자는 30년 전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던 중 살아난 최OO 목사”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주변 이웃은 교회 신도들이 모여 살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역 광장에 모여 찬송가를 부른다. 흉흉한 소문도 있지만 선행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S교회
▲방송 장면. ⓒSBS
다른 제보자는 “성인 신도와 2인 1조가 되어 전도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하루 7시간 동안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쳐야 했다”, “9살 때 갓난아기를 돌보라고 했고, 집회를 위해 100명분 밥을 다 지으라고 했다”고 각각 전했다.

또 “고된 노동도 주어졌다. 공사장 심부름부터 시작해 어느 순간 삽질을 하고 있었고, 10살 되면 야간작업도 하고 어른들과 같이 했다. 성전도 지어 올렸다. 다치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제보자들은 “지시를 어기면 거침없이 폭행이 이어졌다. 30대부터 시작했다. 엉덩이도 아프고 부르튼 상처에 약을 바르고 나니가 더 아팠다. 폭력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금식이었다. 때리면서 굶기는데, 안 미친 게 다행이었다. 말을 안 들으면 3-5일씩 아무것도 먹이지 않았다. 금식할 때도 노동을 해야 했다”고 했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할 수 없었고, TV도 볼 수 없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그렇게 보고 배우고 훈련받다 보니 원래 그게 세상인 줄 알았다”며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도망칠 생각도 못했다. 가장 힘든 건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기댈 곳도 희망도 없었다. 부모님도 예전처럼 껴안으려 하면 반응이 차가워졌다. 부모와 분리돼 제주 S교회로 보내져 본격적으로 수익 사업에 보내졌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들은 “교회와 농장 부지는 신도들 공동 명의인 곳도 있지만, 목사가 신분증을 다 갖고 있어서 목사 땅인 것과 같았다”며 “감옥 같았다. 또래 친구들처럼 학교 다니면서 자유롭게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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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장면. ⓒSBS
그러나 S교회 신도들은 “교회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최 목사 주머니로 들어간 것도 사실이 아니고, 아이들이 당한 체벌은 혹시 때렸다면 때려서라도 가르치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건우 씨(가명)는 신도들이 “전라도 장수에서 전도를 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났다”고 한 데서 희망을 품고, 그때부터 탈출을 위해 철저하게 계획했다. 예배 시간마다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 천 원씩 모았고, 가방은 몰래 전날 빼놓은 뒤 새벽 4시에 다 잠든 걸 확인하고 조용히 빠져나와 탈출에 성공했다.

10년 전 탈출한 은우 씨(가명)는 동생을 데려고 나갈 자신이 없어 혼자 나와야 했다. 그는 “동생이 소리도 못 내고 엄청 울더라. 도망가면서 보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서럽게 울던 동생 얼굴이 아직도 어른거린다. 벌 받을까봐 아직도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도망친 제보자들은 오히려 죄책감에 짓눌려 살았다고 한다. 이들은 “지금도 문득 떠오르는 그때 기억에 여전히 깊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며 “그래서 세상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누군가와 교류하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부모들 입장은 달랐다. 건우 씨 부모는 “그런 일이 있다면 부모를 원망해야지, 교회를 원망해선 안 된다. 그게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 은혜받은 자로서 할 일이 아니다. 괴롭고 슬프다”며 “7살 때 스스로 학교 안 가고 사명자로 살겠다고 했다. 싫다고 표현한 적이 없었다. 그랬다면 다르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모는 “아무런 내색도 없다가 이러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된다. 뭐가 무섭다는 것인가”라며 “‘원산폭격’을 하는 것도 한두 번 봤지만, 벌이 아니라 일깨우는 훈육 차원이지 미워서 통제하려고 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S교회
▲방송 장면. ⓒSBS
최 목사는 ‘순종’을 가장 강조한다고 한다. 제보자들은 “갑자기 옷을 다 벗으라고 해서 다 벗었더니, 너는 이제 신뢰할 거라고 하더라”며 “사람들이 다 있는 데서 젊은 여신도에게 탈의를 지시하기도 했다. ‘순종 테스트’라는 명목 아래 젊은 여신도들을 성추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쪽 눈을 세게 누르는 ‘눈 안수기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 제보자는 “안수를 받고 기절한 적도 있다”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마귀가 빠져나가는 거라고 했다. 며칠 동안 토를 하는데, 마귀가 나오는 거라고 하더라”고 실토했다.

이와 관련, 최 목사가 지난 2000년 암 진단을 받고 기도했던 곳은 이단으로 규정된 ‘할렐루야 기도원’이었다고 한다. 1992년 10월 28일 다미선교회 휴거 소동 당시, 최 목사는 휴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집단 아동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김태경 원광대 교수는 “부모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그런 면에서 첫째 가해자는 부모이고, 둘째 가해자는 거기 있으면서 묵인하고 동조하고 결탁한 모든 사람이고, 핵심 가해자는 그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영애 숙명여대 교수도 “아동에게는 기본적으로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 4가지를 보장하라고 하는데, 이 모두에 위반되는 행동”이라며 “제보가 맞다면 철저한 아동 인권 유린 현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