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총리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ITV 보도화면 캡쳐
최근 웨스트민스터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가 “하나님을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편 말씀을 인용해 답했다. 그는 과거 이혼 경력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존슨 총리는 ITV 로버트 페스턴(Robert Peston) 기자가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자 “전 이러한 깊은 문제를 토론하지 않는다. 물론 당신과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페스턴 기자가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경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하자, 존슨 총리는 시편 14편을 인용해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님이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최근 “영국 최초의 가톨릭 총리(재임 중)로서 그의 신앙 문제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며 “왜냐하면 존슨은 가톨릭 신자로서 영국성공회 주교 명단을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보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총리가 그렇게 할 경우, 퇴임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후, 로버트 버클랜드(Robert Buckland) 대법관이 대신 여왕에게 새로운 주교 명단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수상 관저의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유태인 또는 무슬림 총리는 주교를 지명할 수 있지만, 가톨릭교인 총리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규칙은 ‘놀라울 정도로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5월 29일 웨스트민스터성당에서 열린 비공개 결혼식에서 시몬즈(33)와 결혼했다. 정치운동가이자 환경보호론자인 그녀는 존슨(56) 총리의 3번째 부인으로, 슬하에 2020년 4월 태어난 웰프레드를 두고 있다.

뉴스위크는 이 비밀스러운 결혼식과 관련, “작년 이 부부의 아들에게 세례를 주었던 다니엘 험프리스 가톨릭 신부가 주례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존슨의 다혼과 혼외자 출산은 가톨릭교회의 결혼관과 반대되는 것으로 많은 논란이 됐다.

로마가톨릭교회는 과거 결혼이 로마가톨릭교회 밖에서 한 것이라면 이혼한 이들의 재혼을 허용한다. 존슨 총리와 알레그라 모스틴-오웬, 마리나 휠러와의 결혼은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았지만, 캐리 시몬즈(Carrie Symonds)와 세 번째 결혼을 하기 전 영국성공회 교인으로서 두 번 결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의 기독교 신앙과 천주교로의 개종에 대해, 토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총리의 몸에는 종교적인 뼈대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존슨의 증조부 알리 케말(Ali Kemal)은 터키계 무슬림 언론인이자 정치인이었으나, 아타튀르크를 지지하는 폭도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면서 “그는 영국을 잘 알고 있었고,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영국이 콘스탄티노플을 4년간 점령했을 때 그들과 협력했다”고 전했다.

과거 존슨 총리는 BBC 방송에 출연해, 어릴 때 쿠란 전체를 다 외운 증조부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또 자신도 학생 때 경전 지식 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존슨은 킹 제임스 바이블 트러스트(King James Bible Trust)의 성경 읽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이사야 11장을 낭독했다. 그는 “킹 제임스 버전 성경은 영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했다.

워링턴 팬케스에 위치한 조셉 교회의 마크 드류(Mark Drew) 신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혼을 겪고 있는 가톨릭 부부들에게, 교회에서 재혼할 수 없다고 말해주어야 한다”며 “옳든지 그르든지, 그들은 교회가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여긴다. 이번 결정이 교회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심어 줄까 봐 두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