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WEA 연구위, 총회장 소강석 목사
▲합동 WEA연구위원회가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본 ‘WEA와의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공청회를 8일 서울 강남구 합동 총회회관에서 개최했다.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뒷줄은 왼쪽부터 정승원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와 문병호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 ⓒ송경호 기자
예장 합동(총회장 소강석 목사)이 WEA(세계복음연맹)와의 교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소강석 총회장이 과열 양상을 우려하며 균형적 판단을 요청했다.

합동 WEA연구위가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본 ‘WEA와의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공청회를 8일 서울 강남구 합동 총회회관에서 개최했다. 합동은 2019년 제104회 총회에서 “WEA와의 교류를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제105회 총회에서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WEA연구위를 발족했고, 3차례의 공청회를 계획해 이날 첫 번째로 진행했다.

공청회에 앞서 설교한 소 목사는 “우리 교단은 1959년 분리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오로지 보수·개혁주의 신학을 지키기 위해 허허벌판 황무지 광야에서 총신대라는 꽃을 피웠다”며 “믿음의 선진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 했던 것을 우리도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교회를 세우고 반기독교 악법을 막기 위해선 공조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순수한 신앙을 지켜야 한다”며 “하지만 공청회는 신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음을 모으기 위함이지, 격론하고 다투고 싸우기 위함은 아니다. 서로를 정죄하고 지나치게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양교회사에서 비잔틴 동로마 교회가 어떻게 멸망했는지 아는가. 교리와 고백이 다르다고 해서 지나치게 격론을 하며 공격했다. 서방교회가 동방교회를 도와주지 않아 지금 터키 땅은 99.9%가 이슬람화되어 버렸다”며 “서로 정죄하는 일은 지양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트렌드에 치우친 부분이 있다면 원칙으로 돌아가자. 마음을 모으는 시간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반기독교 악법 막기 위해 타 교단과도 연합
신학적 교류는 하지 않고 정체성 지켜 왔다

소 목사는 공청회 말미 다시 나서 “WEA가 신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면 의심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호적으로 연착륙하며 결정하자는 분들의 의견은, 제가 한교총에서 연합사역을 하는 것처럼 하나님나라를 세우고 선교하며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저는 타 교단과 활동하면서 신학적으로 교류를 하진 않았다.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지켜왔다”며 “하지만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반기독교 악법을 막는 것은 저희 교단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신학적으로 교류하지 않으면서도 한국교회를 지키는 사례는 많다”고 했다.

한편 발제자로 나선 정승원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는 “WEA는 교단이 아니라 연합기구다. 연합기구는 신학적 정체성보다는 사역과 봉사 차원에서 마음이 맞는 교단, 기관, 학교 등으로 구성된다”며 “합동은 현재 WEA 회원이 아니며 가입한 적도 없다. 따라서 총회 차원에서 WEA와의 교류 단절 여부를 결의하는 것은 덕스럽지 않다”고 했다.

정 교수는 “(교류 금지 주장에는) WEA에 대한 추측성과 섣부른 판단이 있다”며 “우리보다 더 보수적이고 개혁주의 교단인 PCA(미국장로회)와 WRF(세계개혁주의협의회)도 WEA 멤버다. WEA 본부격인 사무실이 트리니티신학교 행정동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조금 더 거리를 두고 판단하자”고 했다.

반면 문병호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는 “그동안 WEA가 로마 가톨릭과 신학적 일치를 이루고 서로 연대해서 에큐메니칼 활동을 해 왔다. 이 점에 있어서는 WCC보다 더 노골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 교수는 “WEA는 복음이 결여된 복음화를 꾀했다. ‘교회의 일치’ 대신 ‘인류의 일치’를 거론했다”며 “이는 WCC의 에큐메니칼 신학과 로마 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회의 이후의 탈복음화 및 포용주의 및 다원주의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