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두레마을
▲동두천 두레마을.
수안보 온천은 산이 많은 충북에서도 첩첩이 뻗어있는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내다보노라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어지는 산들을 보며 일제 감옥에서 41세로 숨을 거둔 이육사의 유고 시 광야를 읊조립니다.

광야(曠野)
-이육사(李陸史)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스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노아 부르게 하리라

우리 겨레는 이육사가 꿈에도 부르짖었던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