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서울 락스퍼 인권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박선영 동국대 교수 겸 물망초 이사장. ⓒ물망초
자유, 정의, 인권을 기치로 내건 ‘제1회 서울 락스퍼 영화제’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명보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됐다.

‘자유를 꿈꾸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번 영화제는 서울 락스퍼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겸 물망초 이사장, 이하 락스퍼조직위원회)가 주최, ㈜명보아트시네마(대표 허은도)가 주관, 이장호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시민과 소통하는 영화제를 목표로 재미있고 대중적인 해외 인권영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조망했다.

락스퍼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21세기는 가치 중심의 시대”라며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중 갈등도 사실은 ‘갈등’이 아니라, 자유와 인권, 정의라고 하는 가치를 다방면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21세기적 몸부림이다. 이런 시대에 자유와 인권, 정의를 기치로 한 락스퍼영화제가 기획, 개막되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했다.

락스퍼영화제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탁월한 능력과 판단으로 놀라운 콘텐츠들을 확보해 영화의 진면목을 사랑하는 한국 팬들에게 공개하게 되기까지 허은도 프로그래머의 노력을 치하하고, 정말 자랑스럽고 모두가 공감하고 공분하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가 있기 되기를 기도한다”며 “영화제를 위해 준비한 많은 것들을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보여드리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선영 오세훈 지성호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선영 조직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지성호 국회의원. ⓒ물망초
개막작은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사건을 다룬 일본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였다. 이 영화는 13살 어린 나이에 일본에서 납북돼 납북피해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과정과 송환을 다룬 영화다. “메구미에 대한 맹세”는 일본에서도 현재까지 3개월간 상영 중이며, 다음 달 유엔에서 미국, 호주, 유럽연합, 일본 공동주최로 진행되는 온라인 납북자 심포지엄 개최에도 많은 영항을 끼친 인권영화다.

둘째날인 6월 5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나치의 박해를 받는 추기경이 이유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혀 고문과 수모를 겪는 영국 영화 ‘죄수(The Prisoner)’가 상영됐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물망초 전쟁범죄조사위원회(위원장 차동길 단국대 교수)가 특별인권세미나 ‘한·일 양국 기억 속의 납북자’를 개최, 일본의 영화감독과 교수, 한국의 납북피해자의 토론이 있었다. ‘메구미를 위한 맹세’를 만든 노부시 쇼 영화감독과 아라키 가즈히로 교수가 영상증언을 통해 일본 납북자의 실태와 해결 전망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측에서는 6·25전쟁 중 부친의 강제 납북에 대해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서 지난 2021년 3월 25일 (목),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최병희 씨가 참석, 납북 가족으로 살아오며 겪은 아픈 사연을 증언했다. 오후 4시에는 6·25전쟁 중에 터키군인들이 막사 안에서 고아 아이를 장병들이 키우다 정전협정과 함께 터키로 떠났던 장병이 45년 동안 끈질기게 찾아 60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만나는 실화를 다룬 터키영화 ‘아일라(Ayla)’가, 오후 6시 30분에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낙태 등으로 큰 관심을 끌었던 미국영화 ‘언플랜드’가 상영됐다.

제66주년 현충일이기도 한 영화제 마지막 날 오전 10시 30분에는 북한을 다룬 영화로 시작했다. 러시아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가 그것. 이어서 오후 12시 20분부터는 스탈린시대에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대학살을 담은 캐나다 영화 ‘홀로도모르’, 오후 2시 20분에는 스탈린과 최초로 인터뷰를 한 전설적인 가레스 존스의 모습을 담은 2019년에 만들어진 폴란드 영화 ‘미스터 존스’가 상영됐다.

이어서 탈북여성들로만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의 폐막공연 후에는 김정남 암살사건을 다룬 미국 다큐 ‘암살자들’이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주최측은 “미국에서는 개봉했지만 이 정권 하에서는 결코 수입하지 않을 영화 ‘암살자들’, 이번 락스퍼영화제에서 전격 공개됐다”며 “호국보훈의 달, 6월을 시작하며 세계 각국의 인권영화 8편을 통해 부침이 심한 이 나라에도 하루 빨리 참다운 자유, 정의, 인권이 자리잡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