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
▲세례 요한.
본문: 요한복음 3장 28절

세례 요한이 자신에 대해 밝히는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로 몰려가는 현실입니다. 옛날에 비하면 세례 요한의 상황이 형편없게 되었습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많이 허탈해 하는 상황입니다.

그때 세례 요한은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힙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예전에 밝혔던 자신의 정체성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미묘한 신경전이 작용하는 현장입니다. 이 배경을 중심으로 ‘요한의 자기 정체성’이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내가 말한 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고 한 것을 증언할 자는 너희니라(요 3:28)”.

1. 자기 인식이 선행된 사람
진리에 근거하여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선행된 세례 요한입니다. 세례 요한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을 “그리스도의 메신저이다, 사신(使臣)이다, 먼저 보냄을 받은 사람이다”, 심지어 “들러리”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무대의 중앙에 오르신 현실을 목도하게 됩니다. 이 현실에 직면하면서, 인간적으로는 조금 흔들렸을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무대의 중심인물이 아닙니다. 무대의 들러리로 전락한 현장입니다.

사람은 상대적으로 비교당할 때 힘이 듭니다. 상대적 비교를 할 때, 자신이 비교우위를 점할 때는 우쭐해집니다. 그런데 비교를 당할 때는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껴집니다. 상대방과 비교되면서 당연히 자신이 가진 권리나 자격을 빼앗긴 듯한 느낌입니다. 자신은 실제로 잃은 것이 없지만, 무엇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푸시고 계십니다. 그러면 세례 요한의 세례와 그리스도의 세례 중에서, 누구의 세례가 더 권위가 있는가 논쟁이 됩니다. 아마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만 해도 우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과 너무나 다릅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그리스도에게 세례를 받으러 몰려갑니다. 그런데도 세례 요한은 자기 인식이 분명했기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 그리스도일 수 없는 사람
절대로 그리스도 아닌 존재입니다.

본문에서 세례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자기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라는 말은 분명한 자기 존재 선언입니다.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은 존재의 한계를 알고 있습니다. 자신은 ‘여기까지’임을 알고 행동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의 한계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입니다.

정체성이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일입니다. 자신의 한계성과 자신의 특성을 아는 일입니다.

대개 청소년기에 형성되는 정체성은 평생 동안 작용합니다. 정체성이 왜 중요합니까?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만큼, 삶을 이해하고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인간관계도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도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정립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대단한 존재인 줄 착각하는 ‘자기 팽창’의 사람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대단한 존재로 부풀린 사람입니다. 풍선에 바람이 들어간 것처럼 위험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겸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자신의 잣대로 평가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편견으로 심하게 비판하거나 정죄하기까지 합니다. 무서운 죄를 짓는 일입니다.

자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대단한 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은 제자들의 충동적인 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정체성을 분명히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3. 그리스도를 선전하는 사람
그리스도의 PR맨입니다.

본문에서 세례 요한은 자신의 정체를 분명히 합니다. 자신은 그리스도의 메신저라고 합니다. 그리스도를 PR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는 세례 요한이 그리스도를 PR하는 사람에 초점을 모아봅니다.

PR은 Public Relation,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자기 PR 시대라고 합니다. 자기를 PR할 때는 우스갯소리로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린 것은 알린다”입니다. 그런데 말이 바뀌었습니다. “피 터지게 자신을 알린다”입니다.

대학원이나 박사과정의 면접시험에서 “1분에 자신을 PR해 보라!”고 합니다. 그 짧은 순간 자신을 PR해야 합니다. 그 PR 효과가 상당히 큽니다. 순간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기 때문입니다.

PR에는 세 가지 원리가 있습니다. 진실, 간단명료, 그리고 적절한 표현입니다. 검증이 가능한 진실이어야 하고, 복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표현되어야 합니다.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를 PR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선전하는 사람으로서 그 사명을 잘 감당했습니다. 자신은 주체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PR하는 사람이라고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충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4. 정리

우리는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알게 모르게 그리스도를 PR하면서 살아갑니다. 살아가는 동안에 세례 요한처럼 주님을 잘 PR해서 놀라운 복을 받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 자신의 존재를 잘 인식하고 살게 하소서. 그리스도인 것처럼 행세하지 않고 살게 하소서. 그리스도를 잘 PR하면서 살게 하소서. 세례 요한처럼 자기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반드시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