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회복 멀어 보일 때 우리가 할 일은, 우는 것뿐
오늘 왜 모였나? 우리 먼저, 강단에 엎드려 울어야
선진들의 눈물과 땀과 희생 기억하며 눈물 흘리자

58회 목장기도회
▲기도회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 제58회 목사장로기도회가 5월 31일 오후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2박 3일간 일정을 개막했다. 기도회가 개막한 5월 31일은 지난해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이었다.

‘울게 하소서(요엘 2:17)!’라는 주제로 전국 목회자와 장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새에덴교회는 모든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차량에 탑승한 채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만 입장하게 했다.

오후 3시 개회예배에서는 서기 김한성 목사(성산교회) 사회로 부총회장 송병원 장로)의 기도, 정창수 목사(산돌교회)의 성경봉독, 새에덴 솔리스트 앙상블의 찬양 후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울게 하소서(요엘 2:17)!’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소강석 목사는 “우리 교단은 WCC 가입 문제로 갈등할 때, 오직 순혈적 보수신학 하나 지키고자 분리의 아픔을 겪었다. 교단의 적통성과 법통성이 우리에게 있었지만, 선진들은 허허벌판 황무지로 나와야 했다”며 “그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교단을 일구었다. 전국의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기도의 제물을 바쳐 총신대와 총회회관을 세워 오늘날 한국 장자교단뿐 아니라 세계 최대 장로교단을 이뤘다”고 운을 뗐다.

소 목사는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교단이 희생과 헌신의 역사를 잊어버리고, 기도와 영성 운동보다는 정치가 앞서고 교조적인 교단이 되어갔다”며 “그 결과 교권 싸움을 하고, 서로 비난하고 정죄하게 됐다. 처음 사랑과 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에서 말라기 1장 10절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했다. 혹시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 한국과 세계 교회가 비난을 받고 문이 닫히고 예배가 초토화된 것은 예배의 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라며 “코로나 팬데믹의 끝이 보이지 않고, 예배 회복의 길이 멀어 보일 때 우리가 할 일은 우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58회 목장기도회
▲소강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소강석 목사는 “언제 다시 변형 바이러스가 찾아와 교회 문이 닫힐지 모른다. 저는 지난 주 총리님께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을 수도 있었지만 예배 회복을 위해 솔선수범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으니, 예배의 문을 더 열어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늘 우리가 왜 모였나? 울기 위해서다. 우리가 먼저, 강단에 엎드려 울어야 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원근각처에서 모인 우리가 눈물의 제단을 쌓자. 하나님의 제단에 우리의 눈물을 제물로 바치자. 눈물을 금처럼, 사막에 강을 내고 광야에 물을 내듯 엎드려 울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혹시 우리 잘못은 아닐까 하고 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목장기도회가 교회와 교단과 나라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시간 되길 바란다. 교단 선진들의 눈물과 땀과 희생을 기억하자”며 “교단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울어야 한다. 장자 교단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금처럼 눈물을 쏟아내자”고 덧붙였다.

설교 후 ‘눈물로 기도하는 목사, 장로들로 다시 세워지게 하소서(장창수 목사)’, ‘전국 목사장로기도회가 잘 성료되게 하소서(류명렬 목사)’, ‘예배 회복의 기폭제가 되는 목사장로기도회가 되게 하소서(윤영민 목사)’, ‘이 나라와 민족을 긍휼히 여기소서(강대호 장로)’ 특별기도했다.

이후 제105회 총회 결의에 의한 훈장과 총회장상 시상이 이어졌다. 총회 사상 처음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故 박형룡·명신홍·박종삼·조동진 박사, 정규오·이영수·서기행·홍정이 목사, 백남조 장로, 51인신앙동지회, 전국실업인신앙동지회, 승동교회 등이 공로훈장을 수상했다.

58회 목장기도회
▲증경총회장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축사를 전한 증경총회장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는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적극적인가 소극적인가, 헌신적인가 이기적인가 등에 따라 그가 속한 교회와 사회와 국가가 놀랍게 변화되고 발전될 수 있다”며 “교단의 선진들과 선후배들이 훈장과 총회장상을 수상했다. 우리 교단이 오늘날까지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족적 덕분”이라고 전했다.

인사를 전한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기현 장로(대암교회)는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온상인 것처럼 오해를 받고 부정적으로 인식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종교의 자유란 무엇이고 선교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이런 때에 전국의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모여 기도함으로써, 하나님께 간구하는 자리가 생겨 감사하다. 지킬 것은 지키되 흔들리지 않고 국회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예배는 경기남노회장의 환영인사, 총무 고영기 목사(상암월드교회)의 광고 후 증경총회장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이후 오창희 목사(흰돌교회)의 전체강의 ‘무엇을 위해 울 것인가?’,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의 저녁집회 설교 ‘나는 누구입니까(빌립보서 1:12-26)?’ 등이 이어진다.

둘째 날에는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가 설교하는 오전예배, 전 부총리 황우여 장로의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와 나라’ 강의, 이재훈 전도사(다건연세내과)의 ‘메디컬 처치’ 강의, 이희성 교수(총신대)와 김근수 총장(칼빈대)의 목사·장로강의, 갈라 콘서트 ‘불의 연대기’, 한기승 목사(광주중앙교회)의 저녁집회 ‘교회의 본질과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자(사도행전 2:1-4)’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김대훈 목사(초량교회)가 설교하는 오전예배, 주영찬 선교사(스톡홀름한인교회)의 강의 ‘유럽 교회의 흥망사’,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의 강의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후 부총회장 배광식 목사(대암교회)의 설교로 폐회예배가 열리며 마무리된다.

목사장로기도회는 매년 총회 임원과 노회별로 목사·장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적 성장과 교단 주요 현안에 대한 교육과 논의를 위해 회집하는 정규 행사로, 1964년 첫 개최 이후 지난 58년간 중단 없이 진행해 왔다. 이번 행사는 지자체인 경기도와 용인시의 긴밀한 협조 하에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기도회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노회별 참석 인원을 제한했고, 개인별 명찰을 착용하게 했으며, 출입시 발열체크기를 통과하도록 했다. 행사 기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 개인별 마스크와 손소독제, 개인별 발열체크기도 제공됐다. 의심증상 또는 건강상 문제 발생시 새에덴교회 메디컬센터에서 전문 의료진들에게 진료받도록 했다. 이날 사전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차에 탑승한 채 귀가 조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