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맥’”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채영삼 교수 “성경 해석에서 가장 절실한 덕목, ‘겸손함과 듣기’”

철저한 듣기와 치열한 대화, 진실한 응답의 반복 일어나야
내 자신이 고집하는 ‘문맥’ 깨어져나가고 저자의 문맥으로
겸손함과 듣기 없는 부지런함, 자기 폐쇄적 해석 이어질 뿐

▲최근 발굴된 성경 구약 사본 조각 모습. ⓒIAA, Shai Halevi

▲최근 발굴된 성경 구약 사본 조각 모습. ⓒIAA, Shai Halevi
최근 ‘성경 해석’에 대한 토론이 활발한 가운데, 채영삼 교수(백석대)가 ‘문맥, 문맥, 문맥’이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채영삼 교수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문맥(文脈)’일 것이다. 해석하고자 하는 그 본문이 속해 있는 전후 문맥, 전체 문맥”이라며 “만일 본문의 저자가 ‘A-B-C-D’를 말했는데 A의 의미를 알고 싶으면, 그 A가 ‘A-B-C-D’라는 문맥의 연결고리 안에서 어떤 의미인지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만일 A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있어 ‘B-C-D’라는 고리를 끊고 다른 어떤 문맥, 종종 해석자 자신의…, 예컨대 ‘가-나-다-라’라는 문맥 안에 A를 집어넣으면 어떻게 되는가”라며 “원래 본문인 A를 해석하는데 ‘A-나-다-라’ 식으로 읽으면 어떻게 되는가? 그런 것은 어떤 의도이든 좋게 말하면 ‘오독(misreading)’이요 나쁘게 말하면 ‘무례한 읽기’다. 그 본문을 이야기한 저자의 ‘전체 문맥’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모든 오해, 가짜뉴스, 나쁜 뉴스는 이런 식으로 발생한다. 어떤 사람이 1시간 동안 여러 말을 했는데 그 중에 한두 마디만 달랑 떼어, 그것을 ‘전혀 다른 문맥’ 안에 집어넣어 전달하면 어찌되는가”라며 “그래서 성경을 해석할 때, 그 본문이 ‘속해 있는 전후 문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 전후 문맥뿐 아니라 그 전후 문맥이 속해 있는 책 전체, 나아가 그 책이 속해 있는 정경 모음집, 더 나아가 신약이면 신약, 구약이면 구약, 그리고 성경 전체의 문맥이 중요한 것”이라며 “결국 한 분 하나님께서 구약과 신약을 통해 일관되게 말씀하신 것이 성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신학이 중요하게 되고, 그 성경신학에 기초한 조직신학 교리들이 성경해석의 뼈대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영삼 교수는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게 하라’는 말도 이런 맥락과 다르지 않다”며 “어떤 사람이 어떤 말을 했다 하자. 그러면 그 말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 자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성경 해석의 경우는 그래서 성경 전체의 문맥과 그 성경을 기록하신 성령의 도우심이 결정적이 된다”며 “저자의 의도가 ‘문맥’으로 보존돼 있을 뿐 아니라, 저자이신 성령께서 친히 조명하여 그 말씀을 깨닫게 하셔야 제대로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채 교수는 “‘문맥’은 그래서 저자의 의도를 보존하는 장치이다. 누구도, 그 문맥 자체가 결정해 놓은 틀을 벗어나서는 저자가 의도한 바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그것은 ‘오독’이기도 하지만, ‘무례’한 일이다. 저자의 말을 ‘충분히 듣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것이 ‘자본주의적, 번영신학적’ 성경읽기이든 ‘이데올로기 비평, 퀴어 비평적’ 성경읽기이든, 원래 A라는 본문을 ‘A-나-다-라’로 읽든지 ‘A-1-2-3’으로 읽든지, 결과는 마찬가지”라며 “저자의 ‘말’을 내가 ‘내 문맥’ 안에 떼어 가져다 붙여놓고 읽는 성급함과 자기중심성에 갇혀버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영삼 교수.

▲채영삼 교수.
채영삼 교수는 “그래서 성경 ‘해석’에서 있어서 가장 절실한 덕목은 ‘겸손함과 듣기’”라며 “‘부지런함’도 필요하지만, 본문 앞에서 ‘자기 자신의 문맥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겸손함과 그 ‘자신의 문맥’ 자체가 깨어져 나가고 새롭게 구성되기까지를 허용하는 ‘집요한 듣기’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 교수는 “그러한 ‘철저한 듣기와 치열한 대화, 그리고 진실한 응답’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며 “내 자신이 고집하는 ‘문맥’이 깨어져 나가고, ‘저자 자신의 문맥 안으로’ 들어가는 ‘해석학적 만남’이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는 성경을 대하면서 그런 ‘겸손함’과 ‘철저한 듣기’가 없는 ‘부지런함’이란, 전속력으로 잘 달리지만 고속도로를 역주행 하는 차와 같다고 할 수 있다”며 “그것이 일정 부분 명민하고 무언가 시원케 하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계시의 말씀’을 보고도 그 말씀을 하신 분이 아니라 결국 막다른 길의 끝에서 ‘자신의 얼굴’밖에 확인하지 못하는 자기 폐쇄적 해석이 되고 말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성경 해석의 결과는 하나님 자신과 그분의 나라가 드러내는 것이어야지, 자기 자신의 형상과 그런 자신의 비좁은 세계가 증거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것이 ‘이디아스(idias, 사적(私的)인, 어리석은)’, 즉 ‘자의적(벧후 1:19-21)’ 해석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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