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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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법정을 개회할 때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21일 케네스 호이트 텍사스남부지방법원 연방 판사는 웨인 맥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카운티 제1구역 치안 판사에게 “법률이 규정하지 않은 목회자의 기도로 법정을 개회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호이트 판사는 원고인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과 익명의 현지 변호사의 손을 들어 줬다. 이 변호사는 법정에서 피고인 맥 판사가 목회자의 개회 기도로 법정을 여는 장면을 20번 이상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호이트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피고가 종교적 기도로 정기적인 재판 절차를 시작하는 피고인의 관행이 위헌이라고 선언한다”며 “피고가 이 법원의 선언문을 위반할 경우, 금지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맥 판사는 2014년 치안판사로서 자신의 사무실 내에 종교적 가치를 확립하고 기도로 법정을 시작하기로 공언한 바 있다. 이후 그는 몽고메리카운티의 검시관으로 활동하며, 법정에서 다양한 종교단체의 자원봉사 목회자가 개회기도를 하거나 성경의 짧은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사법 법정 사제 프로그램(Justice Court Chaplaincy Program)’을 정착시켰다.

법정 개방 전통을 따라 외부 사람들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으며, 기독교를 비롯한 수니파 무슬림, 불교 및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법정에서 짧은 서약과 함께 개회 기도를 허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2014년부터 법정 개회 기도가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국가가 국교를 정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교금지조항(Establishment Clause)’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017년과 2019년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9월 미 연방판사는 사건을 기각했다. 8개월 후 이들은 또 다른 소송을 제기, 올해 3월 25일 맥의 기도가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맥의 종교의 자유 권리를 옹호하는 법률대리인 ‘퍼스트 리버티 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스틴 버터필드 연구소 사무차장은 “맥 판사는 미국 대법원을 포함한 오랜 법정 개방 전통을 따르고 있다”며 “우리는 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 결정을 제5 순회 항소 법원에 항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맥의 사법 법정 사제 프로그램이 다양한 종교의 자원봉사자들에게 허용되었고, 맥이 이번 소송에서 법정에 출두할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올해 4월로 예정되었던 법원 심리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사실 심리 생략 판결로 대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