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중동, 하마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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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가자지구에 기독교인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21일 무슬림 출신 기독교인이자 이스라엘 인권운동가인 라미 다바스(Rmai Dabbas)가 쓴 칼럼을 게재했다. 이 글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통치와 경제난으로 인해 기독교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2007년부터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테러단체들로 인해 기독교인이 감소해 왔으며, 오늘날에는 약 1천여 명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세 부류로 나뉘는데 고대부터 가자에 거주한 원주민 출신,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한 뒤 이주자, 그리고 해외에 있다가 1994년에 사망한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와 함께 온 이들이다.

25세의 칼릴 하산(Khalil Hassan)은 가자지구에서 태어나 줄곧 거주해 온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그는 4년 전 가족과 함께 이 지역을 떠나 요르단강 서안 지구로 이주했다.

그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주의 두 가지 이유는 ‘경제난’과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조장되는 기독교인 차별’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산은 “매년 초, 우리는 상황이 나아지고 품위 있게 살게 되기를 기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실업률, 취업 기회 부족, 지속적인 정전 등,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새로운 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보안상 익명을 요구한 46세의 가자지구 기독교인도 “이 곳은 더 이상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이민을 꿈꾸고 있다. 그는 “2006년 이후 우리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크리스마스에 서안지구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하마스 정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자지구의 상황에 대해 “팔레스타인과의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려움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자유와 품위 있는 삶을 찾아 유럽으로의 이민을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가자지구 그리스정교회 신부는 “경제 상황, 알파타-하마스 간 팔레스타인 분쟁, 하마스 정부의 박해 등이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이 이민을 생각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이는 곧 가자지구에 새로운 세대의 기독교인이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교회의 젊은이들과 가족들을 이 지구에 머물도록 설득했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예루살렘과 성소를 위한 기독교 이슬람 기구의 회원이자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신학교수인 한나 하다드(Hanna Haddad)는 가자지구의 기독교인 인구를 2%대로 추정했다.

하다드 교수는 “2005년 가자에 살았던 5,000명의 기독교인 중 1,000명만이 현재 남아 있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차례로 성지에서 기독교인의 거주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이 가자를 떠나게 된 데는 기독교인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킬 것을 요구하는 정부 당국의 압력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기독교 운동가는 일부 기독교인 가족이 이슬람 사회의 압력을 못 이겨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동가는 “무슬림과 기독교인 사이의 관계에는 큰 균열이 있으며, 특히 하마스 운동(단체) 일부는 기독교인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도록 압박한다”며 “일부 단체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사이에 폭동을 확산시키려고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9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가자지구의 한 교회를 폭파시키는 등, 몇 년 동안 살해되는 기독교인들이 꾸준히 발생했다. 2012년에는 가자지구의 일부 기독교 가정의 자녀들이 이슬람 운동가에게 ‘세뇌’ 시도를 당했으며, 아들의 친구들이 아들에게 ‘무슬림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