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 자화자찬, 미국 생각도 같을까?
평소 외교를 제대로 했다면 이런 말 나올까?
한·미·일, 안보·경제 공조 흔들리지 말아야

한미 정상회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중인 한미 정상. ⓒ백악관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결과에 대해 ‘통 큰 선물과 깜짝 선물의 사이에서: 역사적 성과인가, 역사적 과제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5월 24일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지난 달 일본 스가 총리는 점심을 굶으면서까지 1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이 7.4%, 2차는 3.4%에 불과하다. 그러니 백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 아닌가”라며 “따라서 현 정권과 여당이 자화자찬만 할 것이 아니다. 아직도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은 뒤로 하고 미국으로부터 깜짝 선물 받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일상(日常)으로 속히 돌아가지 못하는 속 아픈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동맹국으로부터 한 번 대접을 받았다는 일시적 안도감보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녕을 위한 철저한 국제관계의 준비와 내실 있고 진정성 있는 외교적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역사적 성과를 논하기에 앞서, 역사적 과제를 크게 남기게 됐다”고 전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통 큰 선물과 깜짝 선물의 사이에서
역사적 성과인가, 역사적 과제인가?

지난 21일 미국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채 1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는 시작점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정상회담에 통 큰 선물을 준비했다. 4대 기업이 약 44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를 약속하였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우리 국군 55만 명에게 맞힐 코로나 백신을 주기로 하고,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하였다. 이를 두고 ‘깜짝 선물’을 받았다고 정부와 여권에서는 호들갑이다.

그래서인가 여권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국격이 뿜뿜 느껴지는 정상 회담이었다’,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였다. 문 대통령도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SNS를 통해 자평하였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44조원 주고 물건 대신 어음만 받았다’,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기대 이하의 성적표였다’, 심지어 여권으로 구별되는 모 인사는 ‘바이든(미 대통령), 바람난 아내 대하듯 문(대통령) 맞았다’고 혹평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생명과 연계된 다량의 백신 확보였다. 지난 달 일본의 스가 총리는 점심을 굶으면서까지 1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었다. 또 미국 쪽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있기 전, 8천만 회분의 백신을 어느 나라에든지 나눠주겠다는 말도 흘렸었다.

아마도 이를 국민들은 기대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미국 쪽에서는 주한미군과 접촉하는 한국군에 대한 55만 회분의 백신을 준다고 한 것뿐이다.

물론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한다고 했지만, 이것은 지금 당장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 접종 1차가 7.4%, 2차는 3.4%에 불과하다. 그러니 백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 아닌가.

따라서 현 정권과 여당이 자화자찬만 할 것은 아니다. 아직도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은 뒤로 하고 미국으로부터 깜짝 선물 받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일상(日常)으로 속히 돌아가지 못하는 속 아픈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제72차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의 동맹과 안보에 대한 것을 공고히 한 것은 성과라고 본다. 한국만큼 공산주의에 의하여 혹독한 시련과 국가존망을 경험한 나라가 또 있을까?

우리는 6.25를 통하여 북한, 중공, 소련의 공산주의에 의하여 침략을 당한 나라이다. 또한 7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북한의 핵 위협, 중국의 패권·팽창주의, 러시아의 두 나라와 공조된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일, 세 나라의 안보·경제 공조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동맹과 우방의 도움 없이는 우리의 안보와 국방은 물론, 경제도 제대로 지켜낼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들어와서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국가 정상이 만날 때마다, 뭔가 경제적인 것을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한 정상 회담에서는 경제사절단이 15조원 투자+26조원 제품구매로, 2017년 11월 트럼프의 방한한 정상 회담에서는 19조원 투자+63조원 제물 구매의 패키지를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문재인 대통령 방미 회담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44조원의 투자 약속을 한 것이다. 물론 투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엄청난 투자와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우리나라에 마련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과 미국은 문화가 다를 수 있다. 이번에 두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을 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은 질문할 기자의 이름을 부르는데 반해, 한국 대통령은 ‘우리 여기자(女記者)는 왜 손 안드나요?’라고 하여 현장을 당황케 했다고 한다. 미국은 공개 석상에서 여성 우대하는 것을 오히려 ‘성차별주의’로 간주한다.

한국과 미국은 문화뿐 아니라 셈법도 다르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국익을 위한 참된 외교를 아는가? 우리나라의 외교는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 정부와 여당이 자화자찬하는 것처럼 미국의 생각도 같을까? 우리 정치가 평소 외교를 제대로 했다면 이 정도 가지고 ‘최고’ ‘최상’이라는 말이 나올까?

그 동안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동맹국으로부터 한번 대접을 받았다는 일시적 안도감보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녕을 위한 철저한 국제관계의 준비와 내실 있고 진정성 있는 외교적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역사적 성과를 논하기에 앞서, 역사적 과제를 크게 남기게 되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