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깃발
▲프랑스 국기. ⓒUnsplash/Anthony Choren
프랑스 교육부는 ‘성중립적’ 언어 표현이 프랑스어 학습 과정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며, 남성형과 여성형을 함께 표시하는 가운뎃점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교육부는 20일(이하 현지시각) 전국의 학교에 성중립 철자법인 가운뎃점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법령을 보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어 명사는 성과 수를 구분하며 일반적으로 남성 명사에 특정 어미를 붙여 여성형으로 만든다. 그러나 성중립 언어인 가운뎃점은 남성형과 여성형을 함께 표기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프랑스어 남성형 어미는 일반적으로 명사에 더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다섯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를 포함해 ‘친구들’이라고 표현할 때 ‘친구’의 남성형(ami)에 복수형 어미인 ’s’를 붙여 ‘amis’로 사용한다. 그러나 가운뎃점을 포함한 단어는 ’ami·es’로 사용한다.

교육부는 가운뎃점을 사용하면 특히 어린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동안 혼란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법령에서 “소위 ‘포괄적’ 글쓰기는 피해야 한다. 특히 가운뎃점을 사용해 남성형과 여성형을 함께 표기하는 단어의 형태는 지양한다”며 “이러한 글쓰기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 이러한 유형의 글을 사용하면 내용을 구두로 필사할 수 없기 때문에, 소리를 내어 읽기도 어렵고 결과적으로 학습이 어려워진다. 특히 어린이에게 그렇다”고 밝혔다.

장 미셀 블랑케르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현지 매체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가운뎃점 사용은 문제”라며 “단어 중간에 점을 찍는 것은 언어를 가르치는 데 장벽이 된다”고 했다.

이 같은 교육부의 방침에 현지 최고 권위를 가진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도 “성별 포함 언어가 프랑스어 실천과 이해에 해롭다”며 동의했다.

그러나 프랑스 교사 연합단체 일각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퇴보’라고 비판했다. 성별을 포함하는 가운뎃점 사용의 금지는 프랑스어의 패배를 의미하며, 전 세계적으로 영어의 지배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완전히 배우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나탈리 엘리마스 중점교육 담당 수석은 최근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포괄적 글쓰기의 확산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사 헤게모니적 위치를 차지한 영어는 확실히, 그리고 아마도 영원히 프랑스어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어에서 성별 중립적 언어는 중간점을 포함하지 않는다. 대신 영어권 국가에서는 남성으로 식별되는 여성을 포함하기 위해 ‘임신 가능한 사람’ 또는 ‘출산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등, 신체의 성을 모호하게 표현한 ‘트랜스젠더 친화적 용어’를 채택하고 있다고 C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