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는 선진국 중심의 종교 이탈 경향, 한국도
종교의 소멸, 도덕이나 윤리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
장수사회 생사관 위에 성립된 종교 가능성이 ‘관건’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사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사

시마다 히로미 | 김성순 역 | 역사산책 | 415쪽 | 22,000원

“종교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태어났으며, 인류는 종교를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여겨왔다. 종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각각의 사회에서 세계관의 기반이 되는 역할을 해왔다. 도덕과 윤리의 근간에는 종교가 있었다. 종교의 소멸은 도덕이나 윤리의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사>는 <기독교로 읽는 세계사>와 비슷한 시기 나온 같은 출판사의 책이며,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책은 기독교(개신교) 외에 유대교와 천주교, 이슬람교와 불교, 힌두교와 브라만교, 유교와 도교 등 동서양 주요 종교의 기원과 발전, 전파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인 저자인 만큼, 마지막 장에서 ‘무종교이지만 종교적인’ 일본 특유의 ‘습합된 신토와 불교’를 따로 기술하고 있다.

터키 성 소피아 성당
▲터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 작년 ‘이슬람 사원화’ 논란이 일었다. ⓒ크투 DB
아무래도 세계 최대 종교인 만큼, 기독교가 가장 분량이 많다. 다음으로 이슬람교, 기독교의 뿌리가 된 유대교, 불교 순으로 분량이 배치됐다.

주요 내용은 △신과 인간의 관계는 어떻게 묘사되어 있는가(유대교) △마리아는 어떤 존재인가(기독교) △어떤 근거에서 타종교에 칼날을 겨누는가(이슬람교) △몽골제국은 어떻게 서쪽으로 나아갔는가(동서 종교의 만남) △현세의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브라만교) △교의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불교) △인도 불교는 어떻게 소멸되었는가(힌두교) △유교와 도교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는가(중국의 제종교)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어떻게 확장되었는가(동남아시아) 등이다.

중동과 서양의 일신교, 동양의 다신교 또는 자연신교의 구도 사이에서, 두 종교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던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와 마니교에 대해 ‘동양과 서양의 종교 세계에 깊숙이 침투하여 커다란 영향을 준 이란의 종교’라는 문구로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 종교의 ‘과거’를 훑은 후, 맺음말에서 종교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 세계에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종교 이탈 경향이 생겨나고, 종교 소멸로 이야기되는 방향으로까지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한국의 최근 사례도 거론하고 있다.

인도 힌두교 성지
▲인도 힌두교 바드리나트 신전 모습. ⓒNaresh Balakrishnan
“이는 전후에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달성한 한국에서도 발생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유교의 힘이 강하고, 불교는 유교에 압박을 당했다. 따라서 민중이 구제를 바랄 때 불교는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 공백을 복음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가 메우는 형태가 되었으며, 기독교가 크게 발전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급격한 경제성장이 멈추고 저성장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기독교가 신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수도 서울에만 집중되는 사태가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가 고속성장을 하지 않게 되면서 그러한 사태도 진정되었다. 이에 따라 기독교가 신자를 늘릴 상황이 안 된 것이다.”

“한국에서 기독교도는 인구 전체의 30%까지 증가했지만, 현재는 그다지 증가하지 않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이탈의 경향이 생겨날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평균수명이 늘고 사회환경이 정비되면서 사람들이 현세의 행복을 추구하게 됐고, 내세에의 관심이 희박해졌다고 진단한다. 모든 면에서, 생존에 급급해야 하는 사회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일본 신사참배 우상숭배
▲신도를 믿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livejapan.com
실제로 최근 한국갤럽 설문 결과에 의하면, 20·30대 사이에서는 ‘탈종교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취업과 주택 걱정과 함께, 90-100세까지 버틸 수 있는 경제력을 일찍부터 완성하기 위해, 주식과 코인 등 ‘투자’에 온 관심에 쏠려 있다.

이러한 ‘생사관의 전환’ 속에서도, 저자는 종교의 역할이 있다고 밝힌다. “우리는 아직 장수사회의 생사관에 익숙해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장수사회 생사관 위에 성립된 종교는 있을 수 있는가.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종교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