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나도 묵묵부답, 혼자사는 삶 준비 결심했을 때 만나
40여년 독신주의로 살아온 남편, 갑작스럽게 마음 움직여
30대에 만났다면, 일주일 내 갈라섰을지도… 기다린 보람

기다리다 죽겠어요 이애경
기다리다 죽겠어요(개정판)

이애경 | 꼿꼿 | 240쪽 | 14,000원

“사실 이 책을 출간한 후 곧바로 결혼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가지려 한 생각이었다. 기다리자고 이 책에 써놓고선 나조차도 지키는 게 어려웠다. 그만큼 ‘기다림’은 힘들었다.”

<기다리다 죽겠어요>의 저자 ‘교회 언니’ 이애경 작가는 9년만의 개정판에서 시작부터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당시 책에서는 교회 내 성비(性比)가 여성만 존재하는 ‘아마조네스 왕국’이 떠오를 정도로 심각한데, 교회에서는 ‘믿는 사람과만 결혼하라’고 하면서 겪게 되는 여성 크리스천들의 ‘고충’을 적나라하게 기록했다.

저자는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짝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그와 결혼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의 선택이고, 설사 우리가 그 짝을 선택하지 못했더라도 저희가 선택할 다른 짝을 완벽한 계획 속에 ‘플랜B’로 예비해 두셨다고 전했다.

저자는 바로 그 짝을 만났을까? “(책을 낸 후)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도 여전히 하나님은 묵묵부답. 결국 ‘이제는 시간이 없다. 그만 소망하고 혼자 사는 삶을 준비하자’고 결심한 그때, 남편을 만났다. 기적이었다.”

저자가 만난 남편은 40여년을 독신주의로 살아온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하나님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움직이셨다고 한다. 저자가 9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그런 방식으로 만나게 하시는 거라면, 혼자가 아니라 동시에 급작스럽게 마음이 통하도록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이라고 예언(?)한 대로다.

이애경 기다리다 죽겠어요
▲기자 출신의 에세이스트 이애경 작가. ⓒ크투 DB
개정판에서 저자는 “(남편은)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사탄아 물러가라’며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은 계속 그의 마음을 만지셨고, 결국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결혼을 하겠다고 자신의 뜻을 굽혔다. 그렇게 하나님께 고백하고 난 뒤 첫번째 소개팅에서 나를 만났다. 소개팅 후 네 번째 만나던 날, 이 독신주의자는 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갑작스러웠기에, 저자는 ‘이 사람이 미쳤나’ 싶었단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떨리고 단호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사랑을 나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렇게 나를 사랑하기로 결단했다”고.

결국 만난지 5개월만에 결혼했고, 지금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신혼처럼 달콤하다고 한다. 이 부부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30대에 만났더라면, 결혼 후 일주일 내에 갈라섰을 거”라고. 그만큼 굉장히 다른 면이 많고 각자 캐릭터가 강하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잘 맞고 비슷한 점도 많다고 한다.

저자는 고백한다. “하나님은 정말 나를 잘 아시는군요. 나에게 가장 맞는 사람을 주셨어요. 오래도록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요.”

책에서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30-40대 여성들을 위로하면서, 이왕 기다리는 것 ‘제대로’ 기다리는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조언들은 곧바로 적용 가능하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버텨내면, 언젠가 미래에 결혼을 미루신 이유를 깨닫게 될 것이다. 눈으로 하나님을 보게 되는 그 때에.”

현재 제주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이 책은 제주를 기반으로 한 출판사 섬타임즈의 기독교 브랜드 ‘꼿꼿’에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