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섹스대학교
▲영국 에섹스대학교 전경. ⓒ에섹스대학교
영국의 한 대학교가 성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밝힌 교수 2명에게 캠퍼스 행사에서의 연설을 금지했다가 논란을 빚자 공개 사과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에섹스대학교의 조 피닉스(Jo Phoenix) 교수는 지난 2019년 12월 캠퍼스 행사에 초대받아 트랜스젠더의 권리와 사법제도에 관해 연설을 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트랜스젠더 혐오자’였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학교 측은 초대를 철회했다.

로사 프리드먼(Rosa Freedman) 교수는 2020년 1월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 참여 요청을 받았으나, 학교 측은 성 정체성에 대한 그녀의 견해 때문에 정식 초청장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쿠아 레르노프 법정 변호사의 독립적인 검토에 따라, 대학 측은 이 여성들에 대한 대우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최종 보고서는 대학의 조치가 불필요하고 불균형적이라며, 두 명의 학자가 불법적인 발언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의사결정적 실패의 맥락에서 초청 철회는 피닉스 교수의 표현의 자유권 침해 및 대학에 적용된 법적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피닉스 교수를 초청에서 제외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로 한 결정도 불법이었다. 피닉스 교수가 괴롭힘이나 다른 종류의 불법적인 연설에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정은 불필요하고 불균형적이었다”고 했다.

특히 대학이 피닉스 교수에 대한 위협이 담긴 전단지를 조사하지 않은 사실을 비판했다. 이 전단은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으며, 적절한 징계 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먼 교수에 대해 보고서는 “그녀를 패널에서 제외시킬 필요는 없었다. 토론 주제가 성 정체성과 관계 없기 때문에, 그녀가 성 정체성에 대해 불법적인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또 “설사 논의가 있었다 할지라도 그녀가 불법적 괴롭힘이나 혐오 발언 또는 기타 불법적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부문 평등 의무에 따른 대학의 의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성 정체성에 대해 다른 이들이 동의하지 않는 인물이 캠퍼스에 있다고 해서, 대학 측이 차별을 없애고 좋은 관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앤서니 포스터(Anthony Forster) 부총장은 “보고서는 ‘심각한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실수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터 부총장은 “이 검토 보고서는 법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를 펼칠 수 있도록 대학에 주어진 특별한 책임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학을 대표해, 저는 피닉스 교수와 프리드먼 교수에게 각각 공개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도전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포용하는 환경을 제공해야겠다고 다시 다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