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외로움이 많은 아이들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일찍부터 또래관계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도 인간관계에 문제를 노출하기에,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외로움이 많은 아동은 관계기술이 부족한 아동, 표현기술이 부족한 아동, 자아가 위축된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외로움이 많은 아동은 다음 상태를 중심으로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1. 발달의 문제

아동의 발달 과정에서 불안정한 애착형성은 협조심에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상대방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은 마음 이론에 따른 것이다. 대개 4세 즈음부터 발휘되기 시작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가능한 것은 뇌의 특정 신경세포들 덕분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뇌에는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유사한 뇌반응이 관찰된다.

이때 작동되는 신경세포를 거울뉴런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거울 뉴런 덕분에 인간은 학습이 가능하고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은 뇌세포가 많아지고 그 연결망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이다. 거울 뉴런을 통해 주변을 학습하면서 많은 기억과 문제 해결능력 등이 뇌 속에 기록된다.

아이는 점차 가족 이외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배워 나가는데, 이때 중요한 대상은 비슷한 눈높이에서 함께 어울려 놀며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또래 친구들이다.

단독으로 혹은 평행으로 각자 즐기던 놀이가 점차 연합놀이와 협동놀이로 발전하고, 10대에 이르면 이런 놀이와 친구를 통한 뇌의 성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친구와 어울리며 어른들 몰래 나쁜 짓도 해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믿고 의지했던 친구에게 실망도 해봤다가 다시 화해도 하면서 서로를 동일시한다. 청소년기는 마치 친구가 내 몸인 것처럼 여길 수 있는 시기이다.

2. 편향된 정서교류의 문제

외로움이 많은 아동은 정서교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상대방과 원만한 정서교류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외로움이 많은 아동의 편향된 정서교류를 의미한다. 과도한 경쟁과 부모의 과잉보호 등으로 인해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줄 모르는 독불장군 같은 아동의 문제이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동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릴 줄 알도록 자라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입시 위주 정책이 그렇게 허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밖에 모르는 아동으로 자라는 것이다. 사회성을 갖춘 참된 인성을 가진 아동으로 키우지 못하는 우리의 고민이다.

게다가 정서교류의 편향은 아동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유발할 수 있다.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 놓일 경우, 자신의 두려움으로 생긴 부정적인 감정들을 생각하며,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는다.

외로움이 많은 아동은 부정적인 기대를 갖고 사회적 상황에 직면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반응을 비교적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부정적 생각과 불안을 멈출 수 있다.

3. 상황 적응의 훈련 문제

외로움이 많은 아동은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하다. 이런 것은 물론 결과론적이지만, 어쨌든 훈련의 결과이다. 영장류들도 무리와 함께 있을 때 안전함을 느낀다고 한다. 반면 의도치 않게 혼자 있게 됐을 때 위험하다고 느낀다.

이 고립감과 위협 인식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경계심을 고조시킨다. 고립감에서 비롯된 일련의 감정적 요동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무리를 찾도록, 즉 유대감을 원하도록 부추긴다. 심지어 현재에는 무리에서 멀어진다 해서 생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외로움은 사회적 유대감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이 이뤄지지 못할 때 찾아온다고 한다. 이 유대감은 유대의 양으로 판별할 수 없다.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사람도, 혼자서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외로움에 대한 저항력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오묘하게 조정된다. 일단 외로움을 느끼면 다른 사람의 정신 상태를 인식하는 능력(cognitive faculty)이 손상된다. 사회적 신호의 상호작용을 저해한다.

이로 인해 타인의 의도나 생각을 왜곡되게 받아들이게 된다. 유대감의 결핍으로 생긴 증상이 도리어 타인과의 유대감 생성에 방해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대학생은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걸려온 엄마의 전화가 기쁘다. 그러나 괜히 거슬리는 엄마의 말과 날선 나의 반응으로 인해 받을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으로 전화를 마치기 십상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부정적 되먹임인가. 이런 사례는 비단 엄마와의 통화뿐 아니라 흔하게 겪는 일이다. 결국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다시 확신을 해야 한다.

김충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4. 정리

외로움이 많은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