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주교인 메간 로러 목사.
▲트랜스젠더 주교인 메간 로러. ⓒ유튜브 영상 캡쳐

미국 복음주의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ELCA)가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주교를 선출했다.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시에라 퍼시픽 시노드(Sierra Pacific Synod)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총회 마지막 날 투표를 통해 트랜스젠더 목회자인 메간 로러(Megan Rohrer) 목사를 주교로 선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로러 목사는 2006년 미국 복음주의루터교회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트랜스젠더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소재 그레이스복음주의루터교회를 이끌고 있다. 로러 목사는 오는 9월 11일 캘리포니아 월넛 크릭에 위치한 세인트매튜루터교회에서 지역 총회 감독으로 공식 취임한다.

로러 목사는 평소에도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He, She) 대신 그들(they)와 같은 중립적 용어를 공개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러 목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니케아의 첫 번째 공의회는 트랜스젠더 주교들의 지도적 역할을 제한하려고 했다”며 “시에라 퍼시픽 시노드가 이 문제를 비롯해 BIPOC(흑인, 토착민, 유색인종) 및 LGBTQ 목회자들이 직면한 다른 장애물들을 거두기 시작한 데 대해 감사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워싱턴 D. C.에 본부를 둔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종교 및 민주주의 연구소’ 제프 월튼(Jeff Walton) 소장은 니케아 공의회를 언급한 로러의 주장에 반대했다.월튼 소장은 “(니케아 공의회가) 트랜스젠더 성직자를 억압했다는 주장은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로러는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아마도 ‘내시가 스스로 거세하지 않았다면 사제가 될 수 있다’는 니케아 평의회 계율 1호(canon 1)를 인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러 주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자유주의적 성향의 주류 개신교단이 니케아 공의회 안에 있었던 부당함을 해체하기 시작한 데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며 “로러 목사가 ‘더 많은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영지주의자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항상 선포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복음주의루터교회는 미국에서 가장 큰 루터파 교단임에도, 신학과 정치에 있어서 진보적인 입장 때문에 많은 회원교회들이 탈퇴하고 있다. 2009년 교단이 공개적으로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허용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하자, 수백 교회가 항의 표시로 탈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