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미국 가톨릭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 등 낙태를 찬성하는 가톨릭 정치인들을 성찬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바티칸이 미국 주교회의(USCCB) 앞으로 우려와 권고가 담긴 서한을 보냈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바티칸 신앙교리회 소속 루이스 F. 라다리아(Luis F. Ladaria) 추기경은 USCCB 호세 H. 고메즈(José H. Gomez) 대주교에게 관련 서한을 보냈고, 미 가톨릭 매체인 아메리카 매거진(America Magazine)이 이를 보도했다.

라다리아 추기경은 “낙태를 반대하는 정치인들과 전면적으로 교감을 거부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교회의 통합 유지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가 정책의 공식화는 주교들의 화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경우에만 주교단의 로마 방문(Ad Limina) 기간에 제안되었다”며 “이 정책이 지닌 논쟁적 성격을 감안할 때, 이 정책은 주교단과 미국 가톨릭 교회의 통합을 이루기보다 오히려 불화의 원인이 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낙태법, 안락사, 기타 도덕적 이슈 등을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교구 내에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입장의 본질과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라다리아 추기경은 “만약 정치인들 간의 대화에 이어 이 문제에 관한 문서의 초안을 작성한다면, 이 분야의 모든 회의 조항과 관련해 교황청의 특권과 교구 담당자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전제 조건을 준수하며, 이 문제에 대한 주교들의 진정한 합의를 드러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러한 진술이, 가톨릭 신자들의 온전한 책임을 요구하는 도덕적·사회적 가르침에 있어서 낙태와 안락사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문제라는 인상을 준다면,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가톨릭 주교회의는 오는 6월 전국회의를 통해 낙태를 찬성하는 가톨릭 정치인들의 성찬식 참석을 배제하는 권고안 검토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권고안이 승인되더라도 성찬 배제를 권고할 뿐이며, 지역 교구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자체적인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