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원장 “팬데믹은 하나님의 카이로스의 경고”
심상법 교수 “방역 적극 준수해 이웃 생명 지켜야”
최승근 교수 “예배, 미디어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
김재성 교수 “거룩한 진실 사모, 성도들 열망 돼야”

기독교학술원 35회 영성학술포럼
▲35회 학술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법 교수, 김윤희 총장, 김형락 교수, 김영한 원장, 최승근 교수, 김재성 교수, 이승구 교수. ⓒ학술원
‘팬데믹 이후 한국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35회 영성학술포럼 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해당 주제로 ‘신구약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심상법 교수(총신대), ‘예배학적 측면에서 본 한국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최승근 교수(웨스트민스터대)가, ‘개혁교회 전통에서 본 한국교회 역할과 책임’을 김재성 교수(국제신대 전 부총장)가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김윤희 총장(횃불트리니티대), 김형락 교수(서울신대),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각각 맡았다.

◈교회 존재의 ‘카이로스’

이날 예배 후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대표)는 “코로나19는 우연한 질병으로 도래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풍요라는 우상에 빠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경고와 시련으로 받아야 한다”며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을 하나의 선교 기회로 파악하고, 인간 역사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카이로스의 경고로 받아야 한다. 코로나를 하나님의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 자는 바로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인 교회”라고 밝혔다.

김영한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를 자기 구원만이 아닌, 타자와 이웃을 위한 존재로 부르셨다.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는 코로나 블루에 걸려 불확실한 하루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해야 한다”며 “초기 선교사들처럼 코로나에 감염된 확진자들, 사회적 약자와 이들의 가족을 위해 자원봉사 및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개인 및 단체로 기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법 안에서 세상의 법을 준수하고 공적 제도와 세상 권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면서 공경과 사랑과 존중의 미덕을 실천해야 한다(벧전 2:12-14)”며 “일부 교회는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명령을 따르는 것은 신사참배 행위라며 거부하는데, 이는 공적 질서를 거부하는 것으로 공교회가 가질 태도가 아니다. 교회는 사회 기관으로서 국가 방역 규칙을 적극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1년 이상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면서 예배와 전도와 선교에 있어 큰 어려움을 당했고, 문재인 정부는 교회에 대해 공중보건과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매우 이기적인 집단이자 전염의 근원이라도 되는 듯 공격을 가했다”며 “교회 연합단체는 한 목소리로 헌법이 보장한 신앙의 자유가 정치적 억압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팬데믹의 절망적 상황에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반석이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을 통해 지속적으로 깊이 묵상해야 한다”며 “우리는 내면의 깊이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 침잠은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 관계로 새로움을 입은 것(엡 6:10-11)이다. 살아계시는 하니님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우리를 지탱하게 하고 미래의 희망을 보게 하는 현재적 능력”이라고 전했다.

김영한 박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말하지만, 코로나19 대재앙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하다”며 “교회는 팬데믹으로 충격과 혼란에 빠진 인류 사회를 향해, 자연환경에 대한 윤리적·생태학적 책임과 청지기적 관리, 지구촌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와 섭리를 전할 사명이 있다”고 끝맺었다.

◈성경신학적 관점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발표한 심상법 교수는 “코로나가 무엇인가(what)? 왜 일어났는가(why)?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how)? 등의 질문들은 의학적 질문이면서, 신앙적·신학적 질문도 된다”며 “N. T. 라이트나 월터 브루그만 등 신학자들의 답변을 정리하자면, 코로나라는 질병(전염병)과 재난(팬데믹) 혹은 재앙을 만난 교회는 이것이 단순한 자연·생태적 재해라기보다 ‘언약의 시행방식’에 비춰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고 소개했다.

심상법 교수는 “우리는 죄와 탐욕에 대하여 회개할 뿐 아니라, 두려움과 슬픔, 상실감과 외로움, 불확실성(불안)과 좌절과 분노에 빠진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위로하고, 그들을 복음으로 인도하며 이 모든 사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며 “확실히 코로나 위기는 신앙적·도덕적 자기 성찰의 시간이면서 복음전파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통해 대응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변함없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 위에 굳게 서서 살아가는 신자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시며 우리 믿음의 창시자며 온전케 하시는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지속적으로 묵상하고 바라볼 때 ‘현재적 소망’가운데 있게 되며, 코로나의 역경 속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가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십자가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 흥미로운 점은 성령님의 역사하심(능력)과 탄식하심이 재난의 절박한 상황에서 역설적 모습으로 함께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면서도, 현재에 대해서는 탄식(신음)하기 때문에 우리의 소망은 보다 실제적이고도 진솔한 소망이 된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공동체 내에서 서로 깊이 공감(롬 12:15)하면서 보다 진정성 있는 위로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고 전했다.

또 “베드로전서는 교회가 비록 적대 세상 가운데 나그네들(거류민들?)로 비방과 배척을 당하지만, 불신 세상에서 교회가 가진 참된 소망(1:3-12)과 독특한 신분(2:1-10)이 무엇인지 재확인해 볼 것을 권면한다”며 “교회는 불법과 악행을 하는 집단이 아니라, 세상의 법을 준수하고 인간의 모든 제도와 세상 권위에 순종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변호하라고 권면한다(2:13-15)”고 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세상 속 신자들을 항한 베드로의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대한 이 권면을 기억한다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비록 불신 세상으로부터 애매하게(?) 비방과 욕과 배척을 당하더라도 국가적 방역규칙을 적극 준수함으로써 이웃의 생명과 안전과 평화(질서)에 기여해야 한다”며 “특히 노약자들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사랑으로 보살핌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배학적 관점

‘미디어로서의 교회, 리터지로서의 예배’라는 제목으로 예배학적 관점을 전한 최승근 교수는 “‘어떤 예배가 하나님을 만나도록 돕는가?’라는 한 예배신학자(콘스탄스 체리)의 질문은 오늘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질문이라 생각한다”며 “대면 예배냐, 온라인 예배냐의 문제로 혼란스러워하는 우리에게, 먼저 예배의 본질과 목적에 집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함을 말해주는 까닭”이라고 운을 뗐다.

최승근 교수는 “우리는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여’ 만날 수 없고, 어떤 매개체 즉 ‘미디어’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결국 예배는 어떤 미디어를 통한 하나님과 우리의 만남”이라며 “교회는 처음부터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예배에서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는 어느 때보다 온라인 예배에 관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온라인 예배에 부정적 견해들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는데, 그동안의 ‘대면 예배’가 썩 괜찮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과연 그러했을까? 대면 예배에서도 회중이 온라인처럼 일방적으로 ‘보는’ 관객이었다면, 편하다는 이유로 온라인 예배를 더 선호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하나님이 이 땅에서 선택하셨던 가장 위대하고, 하나님을 온전하게 드러냈던 미디어는 예수 그리스도이셨다. 그 예수의 승천 후 선택하신 미디어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며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배에서 하나님의 미디어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머리로만 배우지 않고, 하나님 나라 메시지를 체화하는 법을 배웠다. 예배는 하나님의 미디어로서의 삶을 실천(practice)할 수 있도록 미리 실습하고 연습(practice)하는 ‘리허설’이었다. 그리고 리터지(liturgy)였다”고 했다.

최 교수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미디어로서,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방식으로 실천하면서 하나님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했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이를 절실히 경험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미디어로 회복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이 일은 리터지로서의 예배, 수행 경험의 예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교수는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가 함께 모여 ‘리터지’를 할 때,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서로에게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예배는 단순히 무언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나를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리터지’라는 의미”라며 “교회의 예배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만나 그들 한 사람이 하나님의 미디어가 되도록 훈련받고, 하나님의 미디어로서 실습하는 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교회 전통 관점

‘개혁주의 전통에서 본 한국교회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발표한 김재성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이 흑사병에 맞서서 용감하게 대처했던 경험들과 교훈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14-16세기 흑사병은 치명적이어서,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할 정도였다. 루터는 1527년 흑사병이 유행하자, 집을 임시병원으로 내놓고 감염 환자들을 돌봤다. 그는 처절한 주검들을 통해 따뜻한 안목을 갖추게 됐고, 소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면서 영적 준비를 도왔다”고 말했다.

김재성 교수는 “츠빙글리는 1519년 1월 1일에 취리히의 사제로 부임했는데, 그해 8월에 흑사병이 도시를 강타했다. 그는 흑사병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철저히 인정했다”며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경외와 신뢰가 견고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살아남은 후, 그는 종교개혁을 추진하는 일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칼빈이 스위스 제네바에 다시 돌아온 후인 1542년, 극심한 흑사병이 돌았다. 칼빈은 앞장서 병자들을 심방하고, 집사들도 환자들을 돌아보는 일에 헌신했다”며 “고난과 재해를 체험한 칼빈은 인간의 악행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를 정의롭고 유익한 일이라고 풀이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게으른 관찰자가 아니시며, 열쇠를 쥐고 모든 계획을 실행하신다고 역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의 환란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진행됨을 인정하고 올바로 받아들이는 자들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을까”라며 “경건한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평안이 주어진다. 인생의 삶을 위협하는 무수한 상황들과 죽음의 위기들 속에서도,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가짜 부흥, 가짜 복음’을 정리하고 ‘참된 부흥’에 매진해야 한다. 과거처럼 외형적 급성장을 도모하는 일은 완전히 탈피해야 한다”며 “교회는 세상에 있는 것들로는 만족함이 없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롬 8:6). 말씀을 제시하여 어두운 마음에 빛을 주는 곳이 바로 교회”라고 이야기했다.

김재성 교수는 “진정한 교회 부흥을 주도하는 목회자들을 살펴본 바,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이 하시는 사역을 확고히 추구했던 분들은 청교도들이었다”며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면서도, 정치적 탄압에 목숨을 잃으면서도, 청교도들은 ‘거룩한 진실’을 사모했다. 이것은 오늘날 모든 한국교회 성도들의 열망이 돼야 하고, 후대를 이어가는 성도들에게 뜨거운 감동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선 경건회에서는 오성종 교수(전 칼빈대 신대원장) 사회로 ‘한국교회를 위하여(안광춘 목사)’, ‘한국사회를 위하여(김신웅 목사)’, ‘북한과 코로나 문제를 위하여(백상욱 목사)’ 기도했으며, 김송수 목사(동석교회)가 ‘구원의 길(마 16:16)’을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발표회는 종합토론 후 사무총장 박봉규 목사의 광고와 이영엽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