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리’에 합당한 올바른 배움과 훈련 필요
단점보단 장점, 질그릇보다는 그 안에 담긴 보배
훈육과 학교 성적보단, ‘정서적 만족감’ 채워줘야

부모 면허
부모 면허

박인경 | 규장 | 280쪽 | 15,000원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부모 자신’이다. 부모가 소유한 것(having)과 해줄 수 있는 것(doing)은 부모 자신(being)만큼 중요하지 않다.”

윤여정 씨는 ‘꽃보다 누나’에서 “나도 67세가 처음이야”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어록’이 됐다. 사랑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많은 청춘 남녀들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처음이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치밀하고 체계적인 준비 없이 부모가 된다. 어쩌면 결혼식 준비하는 시간과 정성만큼도 투자하지 못한 채 부랴부랴 ‘어쩌다 부모’가 되고 있다. 태어나면 이미 늦다. 24시간 돌봐야 하는 갓난아기 때부터 전쟁 같은 일상이 시작되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사실, ‘부모 됨’을 가르쳐주는 곳도 거의 없다.

저자는 “부모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부모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의 자리’에 합당한 올바른 배움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란 하나님께서 한 인간을 키우는 막강한 힘과 큰 권위를 주신 것이기에 그 힘을 바르게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는 것이 책 제목인 ‘부모 면허’의 의미다.

교사 출신으로 캠퍼스 사역을 거쳐 담임목사 사모로 지내다 사별 후 코칭을 배우기 시작해 ‘부모학교’를 개설한 저자가 3학기 과정의 주요 내용을 책에 담았다.

부모 교육은 크게 ‘부모 자신을 교육하는’ 것과 ‘자녀를 기르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으로 나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전자이다. “부모는 자녀를 교육하기 전에 또는 적어도 자녀를 교육할 때, 자신이 먼저 배워야 한다.”

1장에서는 ‘자녀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질그릇보다는 그 안에 담긴 보배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주신 사명과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 부모는 기도하며 자녀를 감시가 아닌 관찰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잘 알 것 같지만, 사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의 눈에 자녀가 한심하고 부족해 보이는 순간이야말로 주님이 그 자녀를 귀히 여기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순간이다. 자녀를 바라보는 눈길에 주님의 귀히 여기심이 흘러갈 때, 그들은 비로소 살아난다.”

자녀의 장점을 발견했다면, ‘강점’으로 구현해내야 한다. 남들보다 경쟁해서 더 잘하라는 뜻이 아니라, 여러 면들 중 좋은 점과 잘하는 부분을 발견해 인정하고 알아주라는 것이다. 단점이 걱정돼 자주 지적하면 ‘마이너스 에너지’를 주지만, 장점을 발견하고 전달해 주면 ‘플러스 에너지’를 준다. 그 장점은 반드시 공부와 연결짓기보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훈육과 학교 성적도 중요하지만, 자녀의 ‘정서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강력한 면역력과 뼈와 근육을 형성해 주는 ‘초유’와도 같다. 정서적 만족감을 통해 자녀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성격부터 인간관계, 학업성적, 리더십, 하나님을 믿는 믿음까지 근본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모 면허
▲저자 박인경 코치. ⓒ규장
‘평균’에 대한 집착도 버려야 한다. ‘국평오(국민 평균은 5등급의 줄임말)’라는 신조어도 있지만, 평균으로 줄 세우는 교육을 받을수록 피폐해지고 정체성을 잃어가며, 신앙생활을 할 만한 시간조차 갖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자녀가 개개인성을 회복해 ‘진정한 자신’으로 살 수 있도록, 부모가 평균에 가려져 있는 자녀들의 참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녀에게 약점이 보인다면, 이를 고치라고 닥달하기보다 그 약점이 동반하고 있는 ‘장점’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부모의 믿음이자, 하나님의 관점이다.

저자의 큰딸은 중학생 때부터 학교 숙제를 잘 안 해갔다고 한다. 미루고 미루다 밤에 졸면서 하기 일쑤였고, 아침에 대강 할 때도 많았다. 심지어 학교에 가서 친구들 숙제를 베끼거나, 숙제를 했음에도 벌 서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숙제해간 것을 숨기기도 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느 날 기도 중에 ‘저 아이는 분명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물이니 장점을 한 번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딸에게서 웬만해서는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배짱’이 보였고,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뜨였다. 순간 집중력도 대단했고, 마음의 여유가 있으며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였다.

엄마와 다를 뿐, 그것은 분명 탁월한 장점이었다. 약점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에서 장점을 발견하자, 아이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래 당당한 아이였지만 더 당당해졌고, 밝아졌고, 행복해 보였다. 아이의 자존감과 책임감도 함께 올라간 것은 물론.

“우리 아이들의 약점은 부모가 고쳐서 없애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약점 뒤에 숨어 있는 자녀의 장점을 발견하고 표현해 주는 부모를 보면서, 자녀는 ‘내가 괜찮구나’, ‘내가 꽤 멋진 데가 있었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장점을 알게 되고, 당당해지고, 약점을 고쳐보고도 싶은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칭찬할 때도 잘한 일만 칭찬하기보단, 존재 자체를 알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행동만 칭찬하다 보면, 자녀는 ‘더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내면을 향한 더듬이 대신,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모든 더듬이가 바깥으로 향해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 “자녀는 부모가 얻어야 할 영혼”임을 기억해야 한다. 자녀의 영혼 안에 하나님을 심고 가꾸며 부모인 나에게 임하신 하나님을 부모의 삶과 이야기로 전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부모는 가정을 ‘작은 교회’로 여기고, 자신이 자녀라는 ‘한 영혼’을 책임지는 ‘영적 리더’임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복음이 건너가는 다리’이다. 자녀들이 부모를 보면서 ‘부모의 하나님을 알고 싶고, 그 하나님을 나도 만나고 싶다’는 거룩한 열정이 생겨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으면,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만큼 부모와의 좋은 관계가 하나님과 복음을 만나는 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먼저 배워야 한다.

저자는 이 외에도 상담심리와 코칭,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통해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자세와 의사소통 방법 등을 코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