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예수 부활은 계시요 확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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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수 부활, 하나님의 전능성의 계시인가?

사람들은 ‘부활’을 하나님의 전능성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구원과 연결지어, ‘죽은 자를 살리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것으로 귀결(歸結)한다.

그리고 그들이 인용하는 대표적인 예시 구절이 이것이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니(롬 10:9).”

이는 단지 “예수를 죽은 가운데서 살리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 얻는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그(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은 ‘하나님의 전능성’과 함께 ‘살림을 받은 예수’께 맞춰져 있다.

바로 앞의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라는 말씀과 연결지어 부연하면그 의미가 더욱 뚜렷해진다. 곧 ‘하나님이 죽은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를 주로 믿으면 구원받는다’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전능성’에 대한 믿음과 함께 ‘예수를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을 것을 요청받는다.

유사한 류의 믿음이 아브라함에게서도 발견된다. 성경은 아브라함이 독자(獨子) 이삭(Isaac)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한 이유를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것(히 11:19)”을 믿은 때문이라고 했다.

일견 그의 순종의 동기가 단지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전능성’을 믿은 때문인 것 같지만, 사실은 “네 자손이라 칭할 자(그리스도)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히 11;18)”는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스도 강림에 대한 믿음’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일을 결행하게 했다는 말이다. 만일 이삭이 살아나지 못하면 언약하신 그리스도가 못 오시기에 하나님이 반드시 죽은 이삭을 살리실 것이라 믿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저는 약속을 받은 자로되 그 독생자를 드렸느니라 저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저가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히 11:17-19).”

만일 우리의 신앙이 단지 ‘하나님의 전능성(The Omnipotence of God)’에만 기반한다면 ‘기적주의 신앙(faith of miraclism)’이나 ‘미신적 신앙(superstitious faith)’에 빠질 위험이 있다.

◈예수 부활, 예수 죽음의 계시

부활은 ‘부활주의자들(the Resurrectionists, ‘시체절도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의미를 가졌으나 여기선 부활에 올인하는 이들을 편의상 이렇게 호칭한다)’의 주장처럼, 그것 자체의 의미와 중요성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지나치게 ‘예수 부활’을 강조하므로, ‘그의 죽음’을 퇴색시켜 주객(主客)을 전도(顚倒)한다. 곧 ‘예수 부활’을 주(主)로, ‘예수 죽음’을 부차적(副次的)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 죽음이 간과된 ‘부활’ 그 자체로는 독자적인 개념을 구축하지 못한다. 그것은 오직 ‘예수의 죽음’ 위에 세워지고 그것에 복속된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에 더 주목하고 그것을 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주목하고 말하는 데는 덜 적극적이다. 물론 ‘예수 부활’이 갖다 주는 은혜가 크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동토에서 새싹이 움트는 것을 보면 우리 안에서 생명의 약동과 환호(歡呼)가 일듯, 죽음을 이긴 ‘예수 부활’은 절망에 빠진 자들에게 재기의 용기를 일으키며, 기대감에 들뜨게 한다.

‘예수 부활’을 통해 이런 고무(鼓舞)를 받는 것까지야 과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예수 부활’을 ‘그의 죽음’에서 분리시켜 그것만 똑 떼내어 심리적 위안거리로만 활용하는 것은 부활을 싸구려로 만들뿐더러, 그것의 기반인 ‘그의 죽음’까지 모독하는 것이 된다.

성경에 의하면, 역설적이게도 ‘예수 부활’은 ‘그의 죽음’을 증거한다. 도마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요 20:28)’이라고 고백한 것은, 그가 ‘예수 부활’의 목적과 의미를 정확하게 간파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

‘예수 부활’은 그에게 단순히 ‘죽음에서 살아나는 이적적 사건’이 아닌, ‘그의 죄를 위해 죽으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임을 나타내는 계시의 방편이었다.

역시 사도 바울에 있어서도 그것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롬 1:4)’시며, 그의 죽음이 우리를 의롭다하기 위한 대속적 죽음(롬 4:25)임을 선언하는 계시의 방편이었다.

◈예수 부활, 의롭다 함을 받았다는 확증

‘예수 부활’이 갖다 준 또 하나의 은혜는 ‘그의 대속적 죽음이 우리를 의롭게 했다’는 확증이다. 대표적인 근거 구절이 “예수는 우리 범죄함을 위하여 내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롬 4:25)”이다.

이 구절 역시 본의와는 다르게, ‘예수의 부활로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았다’는 의미로 자주 곡해됐다. 곧,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는 것은 ‘예수의 죽음’만으론 안 되고, ‘그의 부활’까지 더해져야 된다는 것으로 수납됐다.

그러나 이 말씀은 ‘예수 부활’이 칭의를 결정짓는 ‘원인적 조건(causative condition)’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의 부활을 통해 그가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확증과 함께 ‘그의 대속(代贖)의 죽음이 우리를 의롭게 했다’는 ‘결과론적인 확증(resultant confirmation)’을 준 것이다.

거꾸로 뒤집어서, 만약 예수님이 죽고 다시 살아나지 못해 우리가 의롭다 함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의 죽음이 ‘하나님 아들의 대속의 죽음’이 아닌 ‘죄인의 죽음’이고(그가 부활하지 못했음은 그가 죄인이라는 증거이다), 그런 죄인의 죽음으로는 우리 죄를 대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 부활’은 그것을 통해 먼저 그 자신이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그의 죽음’이 우리를 위한 ‘대속의 죽음’이었음을 증명했다. 나아가 그의 의로운 죽음과 연합된 우리도 예수님처럼 의롭다 함을 받았다고 확증해 주었다.

이처럼 ‘우리의 의로움’은 그의 ‘의로운 죽음’에 의존돼 있다. 이는 그의 ‘의로운 죽음’이 없었다면 ‘그의 부활’도 없었을 것이고, 그와 연합된 우리의 의로움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 부활’은 ‘그의 죽음의 의로움’과 ‘우리의 의로움’을 선언해 준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大憲章, 1215)’였다.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개혁신학포럼 대표,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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