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6일 고신포럼 주최 특별기도회에서 “견딜 수 없는 뜨거움으로 값비싼 향유를 깨뜨렸던 처음 신앙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송경호 기자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견딜 수 없는 뜨거움으로 값비싼 향유를 깨뜨렸던 처음 신앙으로 돌아가자”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6일 ‘코로나 극복과 고신교회 회복을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이 같이 전했다.

고신포럼(대표회장 김현구 목사, 공동회장 권오헌, 허성동 목사) 주최로 서울시민교회(권오헌 목사)에서 진행된 이 기도회에서는 고신 소속 100여 목회자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주님 곁에 서서(요 12장 1-8절)’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 목사는 주님을 위해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을 비판한 가룟 유다를 두고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가룟 유다의 편을 들었을 것”이라며 세 가지 교훈을 전했다.

이 목사는 먼저 “첫 번째로 아무리 자기 생각이 옳아도 확신을 갖지 말고 주님께 질문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기도다. 하지만 우리는 내 생각을 확정짓고 이것을 이뤄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내 생각에 이걸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게 주님의 정신과도 맞는 것 같다 해도, 주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어야 한다”며 “확정된 생각으로 주님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물어야 한다. 목회자일수록, 안수받은 지 오래될수록, 관록이 깊어지고 교회가 커질수록, 어처구니 없는 자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목사는 두 번째로 “주의 종으로서 영적인 깊이를 구해야 한다”며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만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주님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영적인 깊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분당우리교회 개척 19년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것들만 떠오른다. 잘못 판단하고 잘못 생각했던 것들, 성도들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결정했다면 교회에 더 유익이었을 텐데 하는 것들이 떠오른다”며 “부인할 수 없는 영적 약함이다. 생각도 판단도 얕다. 주님께 멀리 보는 눈을 달라고 통찰력을 달라고 구하고 또 구한다. 우리 약함을 고백하고 주님의 깊은 안목으로 덧입혀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세 번째로 “내 만족을 위함이 아니라 주님의 만족을 위한 목회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29개 분립 개척 목회자들에게 제일 강력히 하는 말이 ‘우리의 필요에 의해 교회를 세우는 게 아니다. 목회는 나 좋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나의 행복을 위해, 나를 따르는 이가 많고 나의 건강 상태가 좋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 되시는 주님께 유익한 것인가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는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날 때마다 주님께 유익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기도드린다”고 했다.

“야구가 9회까지인 이유… 슈퍼스타만으론 안 돼”

고신포럼 코로나 극복과 고신교회 회복을 위한 특별기도회
▲이날 참석한 목회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 이 목사는 ‘연합’을 강조했다. 그는 “본문에서 또 하나의 포인트는, 마르다는 일을 하고 문둥병자 시몬은 집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각자 자기의 할 수 있는 것으로 조화를 이뤄 예수를 위해 잔치했다”며 “분립 개척 목회자들에게 두 가지 구호를 말한다. 꿈으로 목회하고 팀으로 사역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왜 요즘 같은 스피드 시대에 야구는 9회까지 하는가. 투수 1명이 아무리 잘 던져도 6, 7회가 되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어 그 다음 투수들이 이어가야 한다. 그게 야구의 정신”이라며 “한국교회가 살아나려면 슈퍼스타 한 사람이 설치고 다니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한국교회가 힘들고 미자립교회가 많은데 너 한 사람 잘되는 것이 옳으냐’고 질책하셨다. 그래서 29개 교회에 배턴 터치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우승에 대한 목표만 있으면 승리투수가 되는 것에 고집 피우지 않는다. ‘예수를 위해 잔치할새’ 이 한 가지 목표로 서로 하모니를 이뤄 달려나가는 교단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 목사는 가룟 유다와 같이 한국교회에 불협화음을 내는 두 가지로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마리아가 지극히 비싼 향유를 부을 수 있었던 것과 고침받은 나병환자 시몬이 집을 내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은혜에 대한 뜨거운 감격과 감사 때문”이라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마음으로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계산할 시간조차 없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단한 일을 하셨다는 인사를 요즘 듣는다. 그래서 지금이 제 생애 가장 위험한 때라 생각한다”며 “칭찬받고, 교회가 커지고, 돈 만질 일이 점점 많아지고, 사람이 모일 때가 가장 큰 위기다. 우리를 어떤 은혜로 살려 주셨는지, 우리가 어떤 다짐으로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는지, 깨뜨려 드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터질 듯한 처음 마음을 달라고 주님께 부르짖자”고 말했다.

권오헌 목사(서울시민교회)
▲고신포럼 공동회장 권오헌 목사(서울시민교회)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편 공동회장 권오헌 목사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이 시대 세속주의, 인본주의라는 거대한 바이러스가 교회를 흔들고 있다”며 “세상 풍조에 저항할 면역력을 가진 성도들을 일으켜야 한다. 하나님의 능력만이 시대의 바이러스에서 우리를 지킬 면역력이 되신다. 오늘 저희가 가난한 심령으로 부르짖는 기도를 들으실 줄 믿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특별기도회에서는 신성현 목사가 ‘고신교단과 제71회기 총회를 위하여’, 황신기 목사가 ‘코로나 극복, 백신, 치료제 개발, 방역 관련자들을 위하여’, 정일권 목사가 ‘전국 교회, 교단, 교단 지도자들을 위하여’, 김희종 목사가 ‘고신교회, 각 기관과 35개 노회를 위하여’, 김재현 장로가 ‘나라와 민족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김승렬 장로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역할을 위하여’를 각각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는 신수인 목사(직전총회장)의 사회로 우신권 장로(장로부총회장), 김철봉 목사(전임총회장), 이영한 목사(사무총장), 강영진 목사, 김희종 목사(회록서기) 등이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