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정 목사 “교권주의, 물질주의, 세대주의, 성별주의 극복”
김학중 목사 “지난 100년,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 따라와”
“NCCK, 100년간 우리 사회 아픔 치료와 갈등 극복에 앞장”

NCCK 100주년 기념사업
▲10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회 기자회견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희헌·황영태·이홍정·김학중·김돈회 목사. ⓒNCCK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 100주년 기념사업 발표 기자회견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NCCK는 오는 2024년 100주년을 맞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회 위원장 김학중 목사(꿈의교회), 부위원장 황영태 목사(예장 통합, 안동교회), 김희헌 목사(기장, 향린교회), 김돈회 사제(성공회, 인천 나눔의집), 그리고 총무 이홍정 목사가 참여했다. 사회는 김태현 NCCK 연구개발·협력국장이 맡았다.

이홍정 목사는 “1989년 한기총이라는 정부 주도의 연합단체가 생긴 이후, 작금에 이르기까지 교계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100년간 변치 않는 정체성을 추구해 왔다. 우리는 세계 교회 선교와 일치 운동의 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창립된 ‘최초 에큐메니칼 협의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세계 기독교의 주요 전통들을 대변하는 교단들과 세계 학생/평신도 에큐메니칼 운동과 국제 에큐메니칼 문서/방송선교를 대표하는 전통 있는 기관들이 각 전통이 지닌 세계적 협의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선교 일치를 도모하는 ‘에큐메니칼 협의체’ △‘정의롭고 참여적이며 지속 가능한 사회(Just, Participatory and Sustainable Society)’ 건설을 위해 국내외 종교시민사회와 협력하며 활동하는 한국교회 유일의 ‘에큐메니칼 협의체’ △교단의 대소나 회원 개인의 직급, 성별, 연령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참여하는 협의회적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운영되는 ‘에큐메니칼 협의체’ 등 네 가지 정체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교권주의, 물질주의, 세대주의, 성별주의, 수와 힘에 의한 불평등을 극복한 의사결정과정을 수행하고, 진보-보수 프레임을 넘어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한다”며 “이러한 전통을 위해 교단 및 기관 회원 확장을 지극히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장 김학중 목사는 “100년의 역사를 걸어온 NCCK와 그 주체로 이 자리에 선 것은 하나님의 은총이다.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왔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때로는 반대와 오해를 경험하면서도, 이 땅에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묵묵하고 꿋꿋하게 발걸음을 옮겨왔다. 그래서 우리 발자국은 한국 사회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마다 가장 낮고 그늘진 곳에 찍혀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 목사는 “한국 사회는 지난 100년간 천지개벽의 소용돌이를 연거푸 경험했다. 외세 침략과 민족 상잔의 비극, 근대화와 민주화를 지나오면서 안타깝게도 수많은 갈등과 분열이 일어났다”며 “이념과 사상, 지역과 계층, 체제와 성별은 물론이고, 사분오열하는 우리 사회의 자리마다 통한의 아픔이 있었다. 이 아픔의 자리에서 NCCK는 치료의 역할을 감당하며 갈등과 분열에 저항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100주년 기념사업은 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발자국을 다시 찾아 발굴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시에 다시금 우리가 발을 포개고 그 자취를 따라 새로운 100년의 발자국을 만드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한국교회 전통을 계승하고 하나님 나라를 향해 새롭게 도약하는 한국 기독교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중 목사는 “위원장으로서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100년을 향한 한국교회 전체의 축제이자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에게도 부족함이 많이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에 감사한 일도 너무 많다. 기념사업은 지난 역사와 유산을 발굴하면서, 통찰과 반성과 감사를 나눌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속에서 새로운 100년을 위해 토론하면서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NCCK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장 김학중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은 총무 이홍정 목사. ⓒNCCK
특히 100주년위원회는 한국교회의 다양한 전통과 인사들이 고루 참여하는 100주년 기념사업 ‘플랫폼’을 구축, 보수와 진보의 만남의 장을 형성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에 대해 김학중 목사는 “과거 역사 속에서 ‘크리스챤아카데미’ 등 진보와 보수의 만남 토론의 장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교회 안에서도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각자의 프레임 속에 있을 뿐 만남의 장이 없었다”며 “누군가 손을 내밀고 제안을 해야 하는데, 먼저 제안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어떻게 하면 대화를 통해 한국교회가 적이 아니라 하나라는 화해와 일치를 만들 것인지, 과감하게 누구든 주제를 내놓고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요청드리겠다”며 “앞으로 하나하나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홍정 목사는 “저희를 뺀 나머지 교계 연합기관들은 상층 지도부의 회의나 만남으로 의견을 정리해 지역교회나 현장의 목소리들이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라며 “에큐메니칼 대화 플랫폼은 현장성과 지역교회성이 충분히 담보되고, 개개인의 삶이 살아 움직이는 지역의 삶의 자리가 에큐메니즘을 꽃피우도록 동기부여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0주년 주요 사업은 ①교회 협력·참여 ②대중 홍보 ③연구·출판, 사료실·전시실 설치 등으로 분류된다. 교회 협력·참여 사업으로는 △역사적 의미 깊은 기독교 100대 방문지와 100대 인물 선정 △역사순례 프로그램 개발 및 네트워크화, 가이드 시스템 개발 및 지자체 관광사업과 연계 △‘한국교회의 날’ 2024년 이후 매년 시행 등이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종교적·사회적 역할이 가치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추진하는 대중 홍보 사업으로는 △브랜드화를 위한 엠블럼 △소책자 개발 △쉽고 편한 언어로 에큐메니칼 신학과 운동 소개 통로 확보 △다큐멘터리 제작 △온라인 전시회와 음악회 등을 기획했다.

또 연구·출판, 사료실·전시실 설치 사업은 △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20권 출판(이미 10권 발간) △NCCK 100년사 집필 △학술심포지엄(2019년부터 매년 진행 중)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고백 백서 출간 △아카이브 구축 △사료실 및 전시실 설치 등을 진행한다.

100주년을 3년 남겨둔 2021년 올해는 △4월: 앰블럼 발표 △5월: 플랫폼 구축 착수, 100대 인물과 방문지 선정위원회 조직 △6월: 기독교사회운동사 다큐멘터리 제작 방송사 섭외 △7월: 3차 학술심포지엄(주제: 냉전과 한국기독교) △8월: 코로나 상황 따라 시범 역사 순례 △10월: 자료집 11-13권 출간 △12월: 기독교 민주화운동 구술 녹취 사업 2차년도 완료, 기독교 사회봉사 사료 수집 1차년도 완료 등을 실시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권주의, 물질주의, 세대주의, 성별주의 극복’을 내세운 NCCK의 100주년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위원회 구성 및 기자회견 참석자 등이 평소 그들이 비판하던 교계 단체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