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우 목사
▲윤정우 목사(한국교회언론회 이사, 부기총 이사·서기, (합동) 동부산노회장, 연제중부교회 담임).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화가 있도다. 그들의 조상들이 거짓 선지자들에게 이와같이 하였느니라”[누가복음 6:26] 주님의 이 말씀은 열 두 제자들을 택하신 후 그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6:20) 직설적으로는 거짓 선지자들을 책망하신 말씀이며 제자 된 너희들은 그러한 자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즉, 너희가 나의 메신저(Messenger)로서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는다면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라는 뜻이다. 물론 주님의 이 말씀은 도덕적 윤리적 품성으로서의 칭찬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주의 종으로서의 사역, 특히 말씀 증거와 가르침의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다. 오늘날 주의 종들에게 적용해야 할 준엄한 말씀이다.

주님의 메신저가 모든 이에게 칭찬받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듣기 싫은 말은 입 밖에 내지 말아야 가능한 것이다. 즉 죄인이나 의인이나 불의한 자 선한 자 누구에게나 듣기 좋은 메시지만 전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적 속성으로는 보수 우파들이나 종북 좌파들이나 모두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는 말을 골라서 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곧 인간의 비난과 대적을 의식하여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한 말씀, 하나님의 통치와 섭리하에서 급변하는 시국 상황에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전혀 무관한 말씀만을 전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 유가 바로 이스라엘과 유다 말기의 거짓 선지자들이었다. 그들은 나라가 망해 가는데도, 하나님께서 이미 바벨론에다 넘기기로 작정하셨음에도 사랑의 하나님, 평강의 하나님만을 전하였다(렘 6:13~15). 듣기 좋은 말만 외쳤던 것이었다. 그런 거짓 선지자들이 당시에 하나님을 떠나 회개를 거절하는 눈멀고 귀 먼 백성들로부터 칭찬과 지지를 받았었다. 반면에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과 같은 참된 선지자들의 경고와 회개의 외침에는 반기를 들고 배척하였다. 결국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놓치게 하였고 예루살렘과 함께 처절한 심판을 받았다.

이 말씀 앞에 작금의 우리나라와 한국교회 강단의 모습이 Overlap되는 것은 나만의 기우인가? 지난 4.15총선으로 국회까지 장악한 이 정권은 이제 거침없이 종북 숭중(崇中)의 길을 가고 있다. 북한과의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로 치닫고 있다. 정치 경제 국방 외교 교육 종교 사회제도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자유 대한민국의 근간을 주인인 국민들에게 설계도 조차 보여주지 않고 요란한 굉음을 내며 거침없이 개조하고 있다. 공수처법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4법 등을 거친 방법으로 통과시킨 정부 여당은 여세를 몰아 낙태법, 동성애 합법, 소수차별 금지법과 같은 선량한 국민들을 타락과 부패로 부추기는 악법들을 제정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다. 마지막은 헌법 개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는 걸림돌이요 장애물일 뿐이다. 이것은 기독교 입장에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방역을 앞세운 정권으로부터 소위 ’비대면 예배‘를 강요당하여왔고 급기야 교회 폐쇄법까지 제정하여 갖은 수모와 억압을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예배뿐만 아니라 교회의 본질과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교회는 지금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으며 무너져가고 있다.

주님의 몸된 교회와 나라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기독교계와 교회의 강단에는 여기에 대하여 말이 없다. 여러 기독교 TV 채널과 라디오에는 연일 내로라하는 목사들의 설교가 이어지지만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같은 메세지가 없다. 여전히 태평성대의 평화와 축복과 고난이 유익이란 노래만을 하고 있다. 온통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을 설교만 난무하고 있다. 오히려 정상적인 예배와 교회의 회복을 주장하는 소수의 목사들은 안팎으로 비난과 압제를 당하고 있다.

유다왕국이 패망으로 치달을 때 하나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보여주시고 입을 열어 먹게 하신 두루마리의 안팎에는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들만 기록되어 있었다.(겔2:10) 거기엔 평화와 축복의 말이 없었다. 나라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먹인 그 말씀을 패역한 백성들에게 가감 없이 전하라 하셨다. 그리고 그 전함의 의무와 책임을 보냄을 받은 에스겔에게 묻겠노라고 준엄하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오늘 이와같은 시대에 나라와 교회의 시대적 파수꾼들로 세움을 받은 주의 종들에게 주님은 무슨 말씀을 전하라고 하실까? 애가와 회개의 외침일까? 평화와 사랑과 축복의 말씀일까?

오늘 우리 목사들은 주의 종이요 시대의 파수꾼들로 세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세상 만국을 친히 통치하시는 주인 되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주인이 원하시는 그 말씀을 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상황에 합당한 말씀을 전해야 하지 않는가? 칭찬이 아니라 비난과 핍박과 고난을 받을지라도 말이다.

주님은 지금 당신의 메신저가 된 목사들에게 이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이다. “너희 나라 자유 대한민국이 패망으로 치닫고, 나의 몸된 교회가 속절없이 허물어져 가고, 내게 올려지는 얘배와 나의 영광이 이토록 훼방을 당하고 있는 이와 같은 때에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너희에게 화가 있도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