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2021년 4월 셋째 주
“우리 함께 꽃밭 여행자가 되어요”

‘사막에 숲이 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방송작가이자 독립프로덕션 허브넷 대표인 이미애 작가가 쓴 책입니다. 죽음의 사막에 나무를 심어 생명의 숲으로 만든 인위쩐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2006년 식목일, KBS1TV ‘수요기획’에서 ‘숲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인위쩐이라는 여인이 1985년 바이완샹과 결혼하였는데, 인위쩐의 아버지는 죽음의 땅, 중국의 마오우쓰 사막에 그녀를 내려놓고 가 버렸습니다.

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사막이라 돌아가는 길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남편 바이완샹의 순한 눈을 보고 차마 떠날 수 없어서 정착을 하게 됩니다.

대신 그녀는 바이완샹에게 사막을 사람 사는 곳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친척이 준 양 한 마리를 팔아 나무 600그루를 사서 심기 시작합니다.

정말 누가 보면 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묵묵히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고, 어느덧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 사막 1,400만 평을 온갖 나무와 채소가 자라는 믿을 수 없는 생명과 기적의 땅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미애 작가가 인워쩐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아 직접 책을 쓰고 다큐멘터리로 방송 제작까지 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인위쩐도 대단하지만 이걸 연구해서 책으로 엮고 다큐로 제작까지 한 이미애 작가도 참 대단한 분이시죠.

저는 이 책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어 송구한 마음과 기대감이 겹쳐, 단숨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문장 하나 하나가 그림처럼 펼쳐졌고, 인위쩐의 이야기가 제 앞에 영화처럼 한 장면 한 장면 펼쳐졌습니다.

저 역시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라는 시집을 낸 적이 있는데, 그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의 시가 있습니다.

“꽃밭을 여행했으면 사막으로 가라 / 사막을 다녀왔으면 다시 꽃밭으로 가라 / 꽃밭의 향기를 사막에 날리고 / 사막의 침묵을 꽃밭에 퍼뜨리라 / 꽃밭에는 사막의 별이 뜨고 / 사막에는 꽃밭의 꽃잎이 날리리니.”

소강석 2021년 4월 셋째 주
▲개나리를 바라보는 소강석 목사.
그런데 저도 예장 합동 총회장,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가 되어 공교회와 공적 사역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쁘기만 하였지 아무 흔적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만 같아 허전함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높은 탑을 쌓든지 넓은 도로를 내든지 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일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한국교회와 민족의 광야에 꽃씨를 심고 나무를 심는 사역을 해 왔습니다.

어쩌다 고향에 가면 어린 시절에는 거의 벌거숭이 산이었지만, 지금은 울창한 무덤산이 된 것을 보며 느끼는 일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벌거숭이산에 식목일마다 나무를 심었는데 그때 심은 나무가 지금은 울창한 숲을 이루었거든요.

저 역시 인위쩐처럼 오늘도 사막에 나무를 심고 꽃씨를 심고 있습니다. 총회장, 한교총 대표회장이 끝나도 저는 계속 이 일을 할 것입니다.

십수 년 전부터, 이슬람, 동성애, 종교인과세 문제를 대처하고, 한국교회 연합과 생태계 보호사역을 위해서 눈물로 씨를 뿌려왔습니다.

저는 이념적 세계관을 가지고 공적 사역을 해 온 것이 아니라 순수한 신앙적 가치와 신념을 가지고 이런 일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이 정도라도 한국교회를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보호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 위무를 받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한국교회 예배 회복을 위해 애간장이 타도록 전면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성가대 회복을 비롯하여 좀 더 온전한 예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던 중, 제4차 대유행이 오고 있어 또 다시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의 정신으로 사막에 꽃씨를 뿌릴 것입니다.

저의 시처럼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가 되어 방역에 힘쓰고 안전한 예배운동을 위해 앞장설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가 되어 꽃씨를 뿌리면, 코로나19와 반달리즘이 쓸고 간 폐허 속에 예배 회복뿐 아니라 문화예술 모든 영역에 다시 새 풀이 돋고 꽃이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