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며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이 청문회에 대해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등 “한반도의 표현의 자유를 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VOA는 “미 정치권이 청문회 등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내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미국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장은 지난 12월 영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북한 문제에 관한 의원협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미국인들은 끊임없이 수정헌법 제1조에 관해 말하며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동식 저장장치인 USB를 통해 외부 정보를 북한에 보내는 활동을 막고 처벌하는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이 미 정부와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하 바 있다.

VOA는 “미국이 지난 230년 전 1791년 채택한 수정헌법 제1조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이고 우월적 지위로 표현된 자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방해하거나 언론,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막는 어떠한 법 제정도 엄격히 금지하는 것으로, 미국인들은 수정헌법 1~10조를 담은 권리장전을 건국 정신 등 국가 정체성과 직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2월 국무부를 방문해 가진 연설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 등 미국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 가치에 뿌리를 둔 외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를 수호하고 기회와 보편적 권리를 옹호하며, 법치를 존중하고 모든 이들을 존엄하게 대우하는 가치가 미국 외교 정책의 근간이라는 설명이다.

표현의 자유는 또 유엔총회가 1948년 채택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세계인권선언 19조에 명시된 것으로 ‘모든 사람은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남북한이 모두 서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9조 역시 모든 이들은 간섭없이 자신의 의견을 지닐 권리가 있고,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연례 국가별 인권보고서 중 한국 부문에서 한국 정부가 표현과 발언의 자유를 제한하는 예로 대북전단금지법 논란을 가장 먼저 자세히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러한 대북 정보 유입과 표현의 자유를 막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한국 내 인권 활동가들과 야당은 물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까지 시정을 촉구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VOA는 “전문가들은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수십 년째 모두 막으며 정보를 전면 통제하고 최근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처벌을 더욱 강화한 북한 정권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