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보좌, 안수받는 전도사 요청으로 참석
목사안수식 이후, 목회자들 문제제기 나서
정연수 감독 “안수는 감독이 하는 것” 발언

이동환 목사안수 안수보좌
▲이동환 목사(앞줄 빨간색 동그라미)가 목사안수식에서 정모 전도사의 안수보좌에 참여한 모습. 지팡이 왼쪽이 정연수 감독. ⓒ유튜브
이동환 목사(경기연회 수원영광제일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제80회 중부연회(감독 정연수 목사) 목사안수식에서 안수를 받은 정모 전도사의 안수보좌로 참석해 교단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동환 목사는 ‘퀴어축제 동성애자 축복식’ 집례를 이유로 감리회 연회 재판에서 ‘정직 2년’ 판결을 받고 현재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항소 중이다.

감리회 목사안수식에서 안수보좌는 연회 소속과 관계없이 안수받는 목사후보자의 요청으로 참석하게 된다고 한다. 이날 정모 전도사는 이동환 목사 1인만 안수보좌로 참석시켰다.

이후 기타토의에서 김재탁 목사가 정직 상태의 목사가 안수보좌한 정모 목사의 정회원 허입에 대한 긴급 문제를 제기했다. 김 목사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

이동환 목사안수 안수보좌
▲(왼쪽부터) 정모 전도사가 이동환 목사와 안수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유튜브
이에 회원들의 의견을 묻자, 정모 목사가 속한 일산동지방회 이종범 감리사(굿모닝교회)가 참고 발언했다. 그는 “이동환 목사가 안수보좌를 한다기에, 잘못 하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오해될 수 있으니 다시 생각하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어릴 적부터 알았던 목사님이기 때문에 안수보좌를 요청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리사는 “그래서 개인적 문제이기에 더 이상 만류할 수 없었다. 다만 본인의 신앙은 이것에 전혀 동조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어려움도 감수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니 여기서 가부를 묻기보다 이후 정직 상태의 안수보좌가 가능한지, 본인이 그러한 신앙에 동조하는지 등을 연회에서 자격심사 등의 채널로 다루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했다.

이에 의장인 정연수 감독은 “안수받은 정 목사는 과정과 자격 심사를 다 통과했다. 안수는 감독이 주는 것이다. 보좌는 보좌일 뿐”이라며 “보좌에 따라 안수가 무효화되는 것이 아니다. 제가 안수했다. 이상으로 마치겠다”고 답하고 논의를 종결했다.

이후 해당 사실을 접한 감리교 목회자들의 반발으로 감리회 게시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온순 목사(원천교회)는 ‘정연수 감독님, 연회 때 무슨 일을 하신 것입니까?’라는 글에서 “일개 진급 중에 있는 전도사가 감리사의 권면을 무시할 정도라면 그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 전도사가 이동환 목사의 사건을 훤히 알고 있을텐데 그를 안수보좌에 초청한 것은 감리교회 전체를 조롱하고 기만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정연수 감독을 향해선 “감독의 지위를 이용해 마땅히 권면하고 바르게 치리해야 할 선을 넘어, 직무유기와 직권을 남용했다”며 “이동환 목사의 재판을 앞두고 판결을 굽게 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우려했다.

해당 연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김재탁 목사도 “안수는 감독이 하는 것인가? 정 전도사 안수를 감독님이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라며 “교리와장정이 필요없다고 하는 것이 ‘안수는 감독이 합니다’라는 말보다 더 솔직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동환 목사안수 안수보좌
▲이동환 목사가 안수보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고 있다. ⓒ유튜브
이후 정연수 감독은 자신의 SNS에서 ‘팩트체크’에 나서기도 했다. 이동환 목사의 안수보좌 참여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다.

정 감독은 “긴급제안이 들어온 후에야 이동환 목사가 안수 보좌에 참여한 것을 알게 됐다”며 “긴급제안이 있자 일산동지방 감리사님께서 문제가 있다면 자격심사위원회나 교역자특별조사위를 통해 이의 제기를 하는 것으로 하자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안수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선 “안수는 감독이 주는 것이기에 보좌 목사에 의해 안수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감독이 설명한 것은,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질의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중부연회 차원에서 이동환 목사에게 권면서를 발송할 것이다. 중부연회는 이 문제에 대해 연회본부에 정식으로 이의제기가 들어온다면, 정모 목사를 자격심사위원회에 회부하여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46명의 목사 안수자가 초대하는 3명의 안수 보좌 목회자, 150여명에 대한 내사를 일일히 조사하여 자격을 심사할 수 없다. 더군다나 동명이인이 감리교회 목사 중 3명이나 있는 상황”이라며 “단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한 해당지방 감리사께서 사전에 이 사안을 총무에게나 감독에게 설명했더라면, 일이 터지기 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기에 아쉽다”고 해명했다.

감리회 예문 안수례에 따르면 목사안수시 감독은 목사 2인 이상의 보좌를 받아 목사안수례를 집례하게 돼 있다. 또 교리와장정 재판법에는 정직 상태에는 목사와 해당 교회가 속한 연회에서 모든 권한이나 혜택이 상실된다. 그러나 타 연회에서의 활동에 대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아 해석상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