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 ⓒ톰랜토스인권위 웹사이트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주최한 ‘한반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청문회가 15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진행됐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청문회에서는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지적받았던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는 미국 내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Gordon G. Chang) 변호사와 이인호 전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 존 시프턴(John Sifton)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국장,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북한자유연합 대표,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Jessica Lee) 선임연구원, 전수미 인권 변호사(화해평화연대 이사장)가 나섰다. 이 밖에도 영 김 연방하원의원(공화당) 등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해, 미국의 동맹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은 “이 청문회는 한국의 언론,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청문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랐고, 인권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대북전단금지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법안으로, 전단 살포 등의 행위로 납북 합의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면서 “풍선을 통해 북한에 성경이나 K팝, K드라마 등을 USB에 담아 북한에 보내는 것을 금지한 것이고, 난 이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크게 우려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에 집중된 과도한 권력과 거대 여당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시각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학대하고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크리스 의원은 “남북한의 대화는 반드시 북한의 인권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 김여정의 비판으로 한국의 자유북한운동연합(박상학 대표) 등의 단체들을 압박했다”면서 “세계는 공산주의의 길을 따르든지 자유민주주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 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문화적 강국인 한국은 반드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민주당 측 공동의장인 제임스 맥거번 하원 의원은 한국 국회가 다시 법안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과거 한반도와 관련 인권 청문회는 북한이 대상이었지만, 한국이 대상이 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의원은 “민주주의의 이점은 (잘못된) 법을 개정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다는 것”이라면서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이후 제기된 국제적 논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그 동안 대응해 온 것을 안다. 개인적으로 한국 국회가 그 법안을 개정하기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증언자로 나선 고든 창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현재 자유민주주의 개념 자체가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2개의 국가(남한과 북한)를 통일하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와 민주주의 법칙을 제한하고 있다. 이 정부는 급속히 북한과 중국의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든 창은 “문재인 정권과 여당 민주당은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고 했다. 다행히도 이는 실패했으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는 보다 북한화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스스로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르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필연적으로 포함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증언자로 나선 수잔 숄티 대표는 “우리는 김정은 정권에 의해 전례 없는 반인도적 범죄와 엄청난 인권침해가 자행됐고 진행 중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는 역사의 한 시대에 이르렀다”면서 “그러나 이 비극에 앞장서서 한국 국민들의 인권을 옹호해야 할 한국 정부는 그 대신 침묵을 지켰고, 훨씬 더 심각한 것은 그 폭정에 시달리는 주민보다는 김정일 정권을 돕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이 대북전단을 비판하는 이유와 관련,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어둠 속에 가둬 외부 세계와 단절시키는 것이 체제의 생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이 대북 풍선이나, 국경지대 방송 등의 대북 정보 흐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