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님께 영광, 기득권 내려 놓고 포용적 마인드로
실수와 범과 있어도 용납, 한국교회 세움과 공적 사역을
능력 있고 출중한 지도자들, 끌어내리기보다 세워 줘야

부활절 연합예배 해단식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15일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해단식을 겸한 감사예배에서 대회장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는 ‘한국교회 연합기관, 하나될 수 없을까?(엡 4:1-6)’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는 민족의 독립과 건국, 근현대사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정신적·사상적 기초였다”며 “그러나 한국교회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성장주의·물량주의에 편승해 종교적 이너서클과 카르텔을 형성하다 연못 안에 갇혀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소 목사는 “그럼에도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과도한 교권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분열을 거듭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는 등 지금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였다”며 “한국교회는 코로나 사태를 맞았을 때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초기 대응에 실패해 예배가 셧다운되고 초토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저는 대응기구와 자율 방역을 주장했다.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현장예배를 축소하고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며 정부의 간섭 대신 최소한 행정지원만 받도록 선제 대응을 하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한국교회는 일치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정부에 예배의 주도권을 제한받음으로써 한국교회 전체가 피해를 봤다”고 회고했다.

또 “특히 코로나 재확산 후 국민 여론이 교회와 연관시켜 부정적 이미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 ‘원 리더십’을 행사하고 ‘원 메시지’를 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동시에 코로나를 빌미로 정부가 지나치게 교회 예배를 제재한 것도 문제가 있다. 다른 팬데믹에 대비해 80개 이상 발의된 개정법안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또 다른 팬데믹이 올 때 교회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에는 교회 연합기관 통합의 문제에 대해 △교권 제일주의 △교단 우선(이기)주의 △공교회 의식 없는 개교회주의 △독선적 신념으로 우리만의 이너서클 형성 등 4가지로 지적했다.

한국교회의 당면 문제에 대해서는 △순수한 복음적 열정의 쇠퇴로 인한 패배주의 △이념적 갈등으로 인한 교회 분열 △반기독교 운동에 대한 적절한 대책 부재 등을 꼽았다.

소강석 튤립 주일
▲소강석 목사. 
그러면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 방안’에 대해 “한국교회는 중도와 보수 교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라며 “그러므로 중도와 보수 교단만 하나 되면 거의 실질적으로 하나 된 것과 다름 없다”고 전했다.

먼저 ‘솔라 데오 글로리아(오직 하나님께 영광)’의 신앙’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 교회, 우리 교단, 우리 연합기관이 다 중요하지만, 오직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높여야 한다”며 “세례 요한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고 했듯, 교회 통합을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솔라 데오 글로리아’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결국 교계가 분열하는 것은 기득권 싸움 때문 아닌가. 통합을 위해서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내가 바보이고 못나서가 아니라, 주님의 이름으로 내려놓는 것이다. 한국교회 공익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희망했다.

셋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적 마인드도 가져야 한다’. 그는 “나만 옳은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자”며 “각 개인의 스타일과 성향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단이나 그리스도와 상관없는 일이라면 모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라면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넷째로 ‘성령 안에서 모든 겸손과 온유와 오래참음과 사랑 가운데 용납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엡 4:2-3)’고 했다. 소 목사는 “교회 안에서도 주로 감정 때문에 싸운다. 교계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하나 되려면 용납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실수하고 현저한 범과를 저질렀더라도, 공개 회개하고 사과하면 하나 되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섯째는 ‘한국교회 세움과 공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교회도 존재 의미가 있지만, 개교회가 연합된 공교회의 의미는 더욱 크다”며 “천주교에서는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 한 ‘보편적 공교회’가 있지만, 개신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모든 성도들의 집합체를 보편적이고 연합된 하나의 공교회라고 한다. 공적 사역의 마인드를 가진다면, 통합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섯째,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그는 “한국교회는 리더십을 키우는 대신, 지도자에게 흠집과 상처를 내고 끌어내리는 병리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제부터 능력 있고 출중하고 위대한 지도자는 세워줘야 한다. 그런 은사와 탁월한 지도력이 있는 사람이 한국교회를 끌고 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상시에는 그만한 능력이 있는 지도자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섬길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일곱째로 ‘현실적으로 단계별 통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는 “한국교회는 팬데믹 상황을 맞아 동질집단보다 수많은 이질집단이 많이 생겼다. SNS에서 얼마나 많은 비방과 험담, 편가르기와 분열 그룹들이 많았는가”라며 “이제 이런 집단들은 전부 해체되고, 서로 격려하고 세워주는 플랫폼을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연합기관 간에도 상호 비방을 금지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며 하나 됨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통합 공론화- 협의체 구성- 가시화- 각 연합기관 임시총회- 통합 선포 및 감사예배- 대사회·대정부 원 리더십 회복 등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여덟째, 통합 후 아름다운 ‘통통통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그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프레임의 중요성을 간과해 왔다. 현대 사회는 프레임 전쟁이므로, 반기독교 세력의 프레임에 말려들면 안 된다”며 “앞으로는 그들의 실체를 바로 알고, 프레임 대결에 능수능란한 전략가들을 세워, 반기독교 세력이 부정적 프레임을 걸어오면 오히려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강석 목사는 “연합기관 통합만이 모든 해결점은 아니다. 통합 이후 다시 내적 각성운동, 영적 부흥운동을 일으켜야 하고, 마침내 한국교회의 크리스텐덤(전성기)을 회복해야 한다”며 “연합기관이 통합됐더라도 기득권과 주도권 싸움이 되풀이된다면, 하나 됨은 전혀 의미 없어질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되살아난다면, 연합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다툼과 주도권 싸움의 에너지를 이제 사회 통합과 국민 통합, 대한민국 통합, 그리고 피흘림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동시에 국민들이 바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나아가 크리스천 가운데 국가 리더가 나오도록 하는 일에도 주력해야 한다. 그렇게 복음한국, 선교한국, 통일한국의 마스터 플랜을 그려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