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교회 백성훈
▲백성훈 목사가 시무하는 이름없는교회.
시편 80편


우리는 고난을 당하고 실패했는데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무조건 성공해야만 칭찬을 듣고 인정도 받습니다. 실패한 사람도 동료에게 위로받을 수 있지만, 위로를 넘어 사랑해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이 실패했어도 사랑해 주십니다. 이 사랑은 인간의 사랑과 다릅니다. 인간의 사랑은 사랑을 주는 이의 마음 상태가 중요합니다. 상태가 좋으면 사랑해 주고 안 좋으면 사랑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그분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완전하시고 신실하시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약속을 더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인격도 성실과 신실함 그 자체이지만, 우리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을 것을 약속까지 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은 십자가의 고난 가운데 자신을 내어 주고 죽기까지 하며 확인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 5:8)”.

시편 80편은 이런 하나님의 사랑의 약속을 믿었던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2절에서 “에브라임과 베냐민과 므낫세 앞에서 주의 능력을 나타내사 우리를 구원하러 오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이 지파들은 모두 북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지파입니다.

때문에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고 예루살렘으로 피난을 온 사람들의 노래라고 여겨집니다. 그들은 비록 나라가 멸망했지만 하나님께 구원의 손길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4절에서는 오히려 언제까지 이 진노가 계속될지 하소연하면서, 속히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렇게 고난과 실패를 당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바로 원수의 조롱입니다.

이스라엘은 주변의 강대국 간의 이권 다툼에 휘말려 서로가 뺏으려고 했던 나라입니다. 그래서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의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승리했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누렸습니다.

더욱이 남유다를 바벨론에 가져가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더 기뻤을 것입니다. 이로써 앗수르는 더욱 강대한 국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앗수르는 멸망당한 이스라엘을 조롱했습니다. 여자들을 잡아가고 아이들을 죽였으며 남자들은 포로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런 멸망과 실패는 겉으로 보기에 완전히 끝나고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상황처럼 보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이라고 어떻게 상황을 역전시킬까 생각하며 낙심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고난과 실패도 어느 정도 이상 넘어가면,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만큼 큰 실패였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에 대해 ‘만군의 하나님이여(7절)’라는 표현을 쓰면서 아직도 신뢰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왜 그럴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처럼 참혹한 실패를 하였지만, 다시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도가 우리에게 허락된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성품과 약속이 있기에, 우리는 아무리 실패해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도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지라도 이 기도를 붙잡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약속을 구체적으로 찬양해야 합니다

시인은 이제 하나님이 그동안 이스라엘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말합니다. 시인이 이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을 가져옵니다. 이스라엘을 포도나무로 비유하며 하나님이 이 포도나무를 가나안 땅에 심으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가나안에 살고 있던 민족들을 모두 쫓아내시면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그 사랑으로 그 땅에 심어 주셨습니다. 그때의 포도나무는 한순간 사용되고 버려지는 나무가 아니라, 영원히 꺾이지 않고 버려지지 않는 나무로 심어졌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것을 심으셨나이다 주께서 그 앞서 가꾸셨으므로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 땅에 가득하며(시편 80:8-9)”.

여기서 ‘그 뿌리가 깊이 박혀서’라는 표현이, 시인이 붙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믿음입니다. 그렇게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계시고 역사하심을 믿는 믿음입니다.

비록 고난과 실패를 당하여 세상이 보기에는 다 끝난 것 같지만 하나님은 불가능한 것이 없는 분이기에, 그 약속을 기억하시고 다시 회복시키며 구원하실 것을 믿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와 처음으로 만난 것은 광야의 사막이었습니다. 사막에서 가장 힘들고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뜨거운 태양입니다. 그 태양 아래 아무런 그늘도 없이 걸어야 합니다. 이 사막은 여름에는 약 50도까지 올라갑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 광야를 지나는 고통이 너무 큽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 사막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가장 힘든 고통을 해결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그 구름기둥과 불기둥 아래에서 범죄했을 때, 하나님은 진노하시고 징계하셨습니다. 싯딤에서 음행한 사건과 시내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이 회개했을 때 다시 긍휼을 베푸시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모세가 깨버린 두 말씀의 돌판을 다시 허락하셨고, 음행 가운데 가해자를 처벌하고 회개했을 때 징계를 멈추셨습니다. 그렇게 인도하시고 결국 가나안 땅에 입성시키셨습니다.

시인은 그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때의 하나님 은혜를 다시 베풀어 달라고 간구합니다. 이 시인의 기도가 지금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지금 내가 고난과 실패 가운데 있다면 이제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이 내 인생을 끝까지 인도하실 것을 믿으십시오. 내게 보이는 시간은 지금 당하는 고난과 실패의 시간이지만, 하나님에게 보이는 시간은 이미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의 시간이요, 그 고난과 실패를 넘어 승리와 평안의 길로 걸어가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지금 기도하며 믿음으로 그 은혜를 구할 때 내게 보이던 시간은 사라지고, 하나님이 보시는 시간이 내게도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 시간을 바라보며 산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것입니다. 더 이상 고난과 실패로 끝나는 인생이 아닌, 이제 일어나 회복하고 승리할 시간으로 나아가는 영적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이름없는교회 백성훈
▲백성훈 목사.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시편의 위로>, <시편의 소망>, <팀사역의 원리> 저자